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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칼럼
  • [이대근 칼럼]한반도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는 순간 영상 컨텐츠
    한반도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는 순간

    우리는 지금, 한반도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피했거나 일상에 묻혀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그것이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상이란, 불편함도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마약 같은 것이다. 일상을 깨고 세상의 단면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사건, 특히 폭력적 사건이 없으면 일상에 가려진 본질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요즘 한반도는 상호 파괴를 장담하고 그것이 가능한 무기를 손에 쥐려는 폭력적 사건들로 가득하다. 이런 폭력 과잉이 일깨우는 것은 우리가 지금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에서 주인공 네오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가상현실을 벗어나 진짜 현실에 눈을 뜬다. 그때 그의 눈에 펼쳐진 풍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황량한 세상이었다. 우리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트럼프는 전략폭격기 B-1B 2대를 북한의 코앞에 들이밀며 도발할 테면 해보라는, 위험한 행동을 했다. 김정은이 좀 더 무모하다면 태평양에서 수소폭탄을 터뜨릴 수도 있다. 이게 우리가 가짜 평...

    2017.09.26 20:50

  • [이대근 칼럼]여섯 번의 실패로 충분하다 영상 컨텐츠
    여섯 번의 실패로 충분하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한반도는 순식간에 화약 냄새에 휩싸였다. 수소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항모강습단, 전략폭격기 같은 전쟁 이미지가 이 땅을 뒤덮고 있다. 차원이 다른 조치, 더 강력한 대응, 군사적 옵션, 자멸, 최고의 적의, 최강의 무기, 최악의 언어가 좁은 한반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러나 세상의 시선을 빼앗는 이런 소란과 불안에도 북핵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가려지지 않는다. 이 실패는 북핵 문제를 외면했던 오바마 때문만도 아니고, 남북관계를 단절한 이명박·박근혜 때문만도 아니다. 한·미 모두의 실패이자 트럼프·문재인 대통령 공조의 실패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한국은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책임을 전가했다. 대화 거론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면 트럼프도 해당된다. 그는 군사적 조치를 언급하는 사이사이 대화론을 불쑥 꺼내곤 했다. 진짜 대화를 했다면 다른 경로가 펼쳐졌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

    2017.09.05 21:01

  • [이대근 칼럼]문재인 100일에 읽은 링컨 영상 컨텐츠
    문재인 100일에 읽은 링컨

    3년 전 사다 놓고 밀쳐 둔 책을 이제야 읽었다. 도리스 컨스 굿윈의 이다. 4년 전에 상영한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의 원본이다. 아마 을 보고 나서 책을 샀던 것 같다. 느리고 게으른 독서였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즈음해 읽은 것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링컨은 문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를 뚜렷이 드러냈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인생 역정을 닮은 링컨을 좋아했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로 한정하면 문 대통령이 더 링컨을 닮았다. 링컨은, 남북대립에 노예 해방 문제로 정치가 극심하게 분열하는 상황에서 취임했다. 문 대통령 역시 여소야대에 불평등 심화, 보수정권 적폐, 외교 난맥의 산적한 과제를 안은 채 취임했다. 정치 경력이 일천한 변두리 변호사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미국인은 부적격자를 뽑았다고 걱정했다. 정치경험이 부족하고 선거전에서 자기 비전과 리더십을 각인시키지 못한 문 후보가 당선됐을 때도 많은 이들이 적임자인지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링컨이 미국 ...

    2017.08.15 20:53

  • [이대근 칼럼]그 많던 시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영상 컨텐츠
    그 많던 시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 주말 제주인권회의에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이 고민 하나를 털어놓았다. “촛불집회를 한 이후에도 시민들이 시민단체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시민단체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 시민단체를 후원하지도 않아요. 활동가는 더 이상 충원되지 않아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건 시민운동 차원을 넘어 한국 사회가 당면한 근본 문제다. 한국 사회에 시민이 없다. 지난해 겨울 광장의 시민을 생각하면 시민의 부재는 역설적이다. 시민단체 활동이 시민성을 판단할 유일한 척도는 아니지만, 광장을 떠난 시민이 연대하기보다 고립된 개인으로 돌아간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개인과 국가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향우회, 동문회, 친목회만 번성한다. 시민이 떠난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전문가다.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폐쇄 여부를 시민에게 맡긴다고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전문가를 찾는다. 탈원전 문제는 보통 시민이 알 수 없으므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중요한 문제일수록...

    2017.07.04 21:19

  • [이대근 칼럼]트럼프가 거부할 수 없는 터프한 제안을! 영상 컨텐츠
    트럼프가 거부할 수 없는 터프한 제안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1950년 11월30일 “핵무기 사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마 이 협박이 북핵 개발의 출발점이었을 것이다. 아니면 1956년 2월23일 북한이 소련의 드브나 핵연구소에 30여명의 연구원을 파견한 것이 핵개발의 기원일 수도 있다. 그 기원이 무엇이든 북한이 핵개발을 시작한 지 올해 60년이 넘는다. 이 60여년은 한마디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친, 핵 대장정의 시기였다. 때로는 경제붕괴 상황에 직면하고, 때로는 선제공격의 위험이 닥쳐도 중단 없이 행진한 시간이었다. 오랜 고립과 제재를 견디고, 온갖 난관을 헤쳐온 끝에 드디어 핵 보유국을 눈앞에 두고 있는 북한이다. 제재를 더 강화하거나 추가한다고 핵 국가의 꿈을 포기할 리 없다.지층처럼 켜켜이 쌓인 핵 문제들을 풀려면 단계적 접근법이 합리적이다. 북한과 외부세계가 상호 조치로 신뢰를 쌓아가며 원인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가는 방법이다. 과거 핵 합의 때 많이 해본 것이다. 그러나 ...

    2017.06.13 21:20

  • [이대근 칼럼]30년 만에 배달된 선물 영상 컨텐츠
    30년 만에 배달된 선물

    “한 잔 더 하시죠.” 방금 한 잔 했는데 또 재촉이다. 그는 이미 혀가 약간 꼬부라져 있었다.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마셔요, 술 마시는 기분 나지 않아요?” 요즘 뉴스를 보는 일이 즐겁다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가 흥을 돋운다고 한다. 뉴스에는 대통령이 참모들과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초등학생이 사인 받을 종이를 찾느라 가방을 뒤적이는 동안 키를 낮춰 기다려주는 대통령도, 5·18 때 아버지를 잃은 시민을 안고 위로해주는 대통령도 볼 수 있다.이런 일에도 시민들은 감동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말했듯이 “뭔가 특별한 일을 해서가” 아니다. 세월호·광주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고도 무표정한 지도자, 비정규직을 숫자로는 이해해도 결코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로봇 같은 지도자 대신 시민의 고통과 슬픔을 느낄 줄 아는 이가 거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된다.‘사람에게 쉬운 일은 로봇에게 어렵고, 로봇에게 쉬운 일은 사람에게 어렵다....

    2017.05.23 20:51

  • [이대근 칼럼]트럼프의 참을성에 건배! 영상 컨텐츠
    트럼프의 참을성에 건배!

    트럼프가 기어코 선제공격을 했다. 세계의 시선이 평양에 쏠린 사이 무방비의 서울을 때린 것이다. 오폭이 아니다. 워싱턴에서 좌표를 정확히 읽고 서울을 겨냥해 단추를 눌렀다. 10억달러짜리 사드 청구서라는 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서울은 벌집 쑤셔 놓은 모양이 됐다.중국도 공세 채비를 하고 있다. 신형 무기와 장비로 사드 배치에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요격 미사일로 성주의 사드 레이더를 파괴한다고 한다. 유사시 선제타격할 미사일은 실전 배치한 ASN-301. 러시아도 군사 대응을 공표했다. 여차하면 성주에 북·중·러 3국의 미사일이 우박처럼 쏟아질 판이다. 성주 참외밭은 동북아의 화약고로 변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드에서 북한 미사일 막는 방패라는 이름표를 떼야 한다. 주변 강대국의 화력을 한반도에 집중시키는, 미사일 유인 장치에 그런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다. 북핵 문제로 시달릴 만큼 시달린 한국인이다. 그런데 뭐가 모자라 사드까지 끌어안게 된 것일까? 우리는 ...

    2017.05.02 21:13

  • [이대근 칼럼]SF로부터 배우는 대선 영상 컨텐츠
    SF로부터 배우는 대선

    1938년 10월30일 미국에서의 일이다. CBS 라디오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뉴스를 내보냈다. “화성에서 가스가 폭발, 수소 구름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자가 천문학 교수와 인터뷰하며 위험성을 보도하는 사이 또 속보가 들어왔다. 강력한 지진이 감지됐는데 혜성 충돌 같다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긴 사람이 혜성이 떨어진 곳으로 몰려갔다고 했다. 그런데 거기서 외계인이 나와 사람을 공격했다. 외계인들은 뉴욕을 향해 이동했고, 군은 전투기를 동원했다. 사람들은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 긴급 뉴스는 조지 웰스의 과학소설 을 각색한 드라마 내용이다. 이 드라마를 들은 600만명 중 200만명이 외계인 침공을 사실로 믿었다. 이 중 많은 이들이 피난가거나 방공호로 대피했고 전화는 수시간 불통됐다. 드라마라는 사실을 몰랐던 이들이 드라마 속 군중처럼 행동한 것이다. 2017년 한국인이 각자도생의 정글 사회에서 무언가에 쫓기며 전쟁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 그건 엄연한 현실일...

    2017.04.11 21:20

  • [이대근 칼럼]죽어야 사는 정치 영상 컨텐츠
    죽어야 사는 정치

    한국의 보수정당은 경쟁하는 여러 당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연면히 계승되어 온 유일 패권주의 당이다. 내적 통합에 의한 공고한 결속력. 지지세력과의 긴밀한 유대감. 보수지식인·보수정치인·보수 언론 간의 확고한 일체성. 보수 전체의 이익을 수호하려는 결연한 의지. 불평등의 심화, 사회적 불만의 확산 같은 사회경제적 상황이 나빠져도 기성 체제가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이 같은 강점 때문이다. 보수당이 보수를 대변하고 지휘하는 정치사령부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한 결과다. 덕분에 한국 정치는 다른 세력에게 닫힌 공간이 되었다. 촛불혁명이 한 일 가운데 가장 놀라운 게 이 정치사령탑을 직격해 단번에 무너뜨린 것이다. 보수당은 더 이상 통합되어 있지 않다. 지식인·정치인·언론의 관계는 느슨해졌다. 지지층은 흩어졌다. 유력 후보의 부재라는 우연적 요인도 겹쳤다.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목격하는 장면이다. 왜 이런 전환기적 사건이 일어났는지 ...

    2017.02.28 20:32

  • [이대근 칼럼]두 남자의 위험한 탱고 영상 컨텐츠
    두 남자의 위험한 탱고

    북핵 문제는 상당 부분 북·미 간 문제다. 북·미 간 타협과 갈등으로 점철된 북핵 문제의 긴 역사가 잘 말해준다. 그런데도 오바마 정부는 북한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이 쉽게 끝낼 수 있다며 중국에 떠넘겼다. 그런데 그건 미국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미국은 선제타격으로 북한을 무릎 꿇릴 수도 있고, 대북 경제 지원으로 북한 태도를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모두 그게 전략적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오바마가 북핵 문제를 북·중 간의 문제로 바꿔치기하려 갖은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한 이유다.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문제를 직면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과 트럼프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김정은은 손을 뻗어 트럼프의 옷깃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단계에 있다고 발표하자 트럼프는 “그럴 일 없을 것”이라고 즉각 반응했다. 그리고 제임스 매티스 ...

    2017.02.0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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