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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근 칼럼]비핵화라는 이데올로기 영상 컨텐츠
    비핵화라는 이데올로기

    박정희가 미국의 한국 안보 공약을 신뢰하지 못해 자주국방을 선언했듯이 중국·소련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던 김일성도 ‘국방에서의 자주’를 추구했다. 게다가 김일성은 미국의 핵위협을 받았다. 작은 나라가 외부 도움 없이 강대국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고자 할 때 무엇이 가장 필요했을까. 핵무기다. 박정희가 원했던 것이기도 하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간혹 북한의 핵개발 과정을 김일성의 비핵 논리, 김정일의 핵 모호성, 김정은의 핵무장 강화라는, 지도자 개성의 차이에 따른 비연속선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60년은 핵을 위한 행진의 시기였다. 핵능력이 없을 때는 비핵을, 핵개발 초기에는 모호함을 내세울 때가 있었을 뿐이다.이렇게 60년 3대에 걸친 간난신고 끝에 온갖 대가를 지불하고 확보한 핵무기다. 그런데 이제 와서 포기하란다고 포기할 리 없다. 그것도 과거 핵정책 실패로 ‘핵 강국’ 북한의 등...

    2016.06.21 21:15

  • [이대근 칼럼]누가 반기문의 욕망을 키워주었나 영상 컨텐츠
    누가 반기문의 욕망을 키워주었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한 책을 검색해봤다. 과 같은 어린이용 책 목록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영어 연설문도 많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밑줄 그으며 학습해야 할 텍스트가 된 것이다. 간혹 성인용도 눈에 띈다. 그중 하나를 읽어보다 그만두었다. 독자를 초등학생 취급하는 영웅담이었다. 적어도 한국에서 그에 관해 책을 쓰는 방식은 오직 한 가지 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를 초인으로만 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랬던 그가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최악으로 평가받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위인전의 주인공으로 계속 남을 수도 있던 그가 대권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신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은 결과다. ‘포린폴리시’는 사무총장 후보 시절 미국 외교협회에서 문답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2010년 이렇게 썼다. “단조롭고 어색한 영어, 공허한 답변들은 나를 깊이 잠들게 했다. 후보 때의 낮은 기대를 감안하더라도 임기 3분의 2를 마친 지금 반은 최악이다.” ‘가디언’은 사무총장 되고 처음...

    2016.05.31 20:41

  • [이대근 칼럼]문재인 혁명을! 영상 컨텐츠
    문재인 혁명을!

    문재인의 당면 과제는 하나로 단순화할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그의 앞에 던져진 문제이기도 하기에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이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그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늘 따라다닌 문제, 바로 친노 넘어서기다. 그는 지난 대선을 노무현 정권의 대변자로 치렀다. 친노 공직 배제를 선언, 친노 거부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도 그런 자세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선거는 박정희 대 노무현의 구도가 되었고 그는 패배했다. 이후 정치 현안에서 물러나 있을 때도 노 전 대통령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만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으로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하자 회의록을 전면 공개하자는 제안으로 정국을 흔들었다. 그런 접근은 야당의 전열을 흩뜨려 놓았지만 그에게는 노 전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성완종 사건 때도 그랬다. 노 전 대통령의 성완종 사면이 사건의 원인이라는 박 대통령의 역공에 문재인은 “사면은 법무부...

    2016.05.10 17:31

  • [이대근 칼럼]안철수는 알고 있을까? 영상 컨텐츠
    안철수는 알고 있을까?

    새누리당은 총선 패배로 정신을 못 차리고, 더불어민주당은 뜻밖의 승리에 어리둥절하는 사이 국민의당이 연일 선수를 치고 있다. 마치 총선 결과를 다 예견하고 대비한 것 같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세월호 특별법 개정, 임시국회 제안 등 의제를 선점하며 정국을 주도할 기세로 내달린다. 제1당, 제2당의 고삐를 한 손에 틀어쥔 듯한 위세다. 드디어 안철수의 시대가 온 것일까? 대선 주자 지지율이 고공행진할 때, 거대 야당의 대표로 있을 때 안철수는 이러지 않았다.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부담스러워했고 자신이 속한 조직의 크기와 무게에 주눅 든 아이 같았다.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그가 당 안팎의 거센 야권 연대·단일화 압박을 돌파하더니 스스로 제시한 목표를 기어코 달성했다.창당 2개월 만의 반전은 안철수가 과거 거듭된 실패를 일거에 만회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그는 문재인의 코앞에 거대한 장벽을 세워 놓았다. 두 번째 정계 은퇴 약속을 지키지 못한 문재인이 ...

    2016.04.19 21:02

  • [이대근 칼럼]대체불가 한국정치 영상 컨텐츠
    대체불가 한국정치

    인간의 계획과 통제하에서 인간이 필요로 하는 일을 대신해주는 것을 약한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알파고가 좋은 예다. 반면 인간과 같은 자의식을 갖되 인간보다 더 똑똑해진 존재를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민주가 계획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약한 인공지능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는 짧은 시간 딥 러닝을 통해 자신에게 임무를 맡긴 존재를 넘어서고 있다. 스스로 세운 계획에 따라 더민주를 통제한다. 다 계산한 것처럼 한 수 한 수 두는 그의 행마에 모두 쩔쩔맨다. 당 정체성도 바꿀 기세다. 김종인이 당의 일을 하는 것인지, 당이 김종인의 일을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면, 당신은 지금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에 관한 한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김종인이 인공지능처럼 할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이 김종인처럼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쉬운 직업...

    2016.03.29 19:07

  • [이대근 칼럼] 박근혜는 콜레오네가 아니다 영상 컨텐츠
    박근혜는 콜레오네가 아니다

    영화 에서 돈 콜레오네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내 요구를 따르든가, 목숨을 내놓든가.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체제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도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일까?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갈 것”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이라는 말로 미루어 그렇게 믿는 것 같다. 북한 앞엔 핵 포기·정권 붕괴의 양자택일밖에 없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이런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콜레오네는 제안을 실현할 방법이 있었다. 박 대통령에게도 있을까? 민생 분야는 대북 제재에서 예외다. 중국은 정세판단에 따라 민생 분야를 확대할 수 있다. 북한의 시장화가 상당히 진척됐다. 소비재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대신 물가가 오른다. 살 여력이 없는 주민들은 고통을 겪을 것이다. 그래도 박근혜·김정은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주민들의 고통은 두 사람에게...

    2016.03.08 21:33

  • [이대근 칼럼] 샌더스에게 야당의 길을 묻다 영상 컨텐츠
    샌더스에게 야당의 길을 묻다

    시카고대학에 다닐 때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은 버니 샌더스는 도서관 지하 서고에 파묻혀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주로 제퍼슨, 링컨, 뎁스, 마르크스, 트로츠키, 프로이트의 책을 읽었다. 청년 사회주의 동맹 활동도 했다. 대학을 나와서는 반전 운동을 했다. 이른바 운동권이다. 그 때문에 1981년 벌링턴 시장에 당선됐을 때 “벌링턴 인민공화국이 탄생했다”고 떠들썩했다. 그래도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주의자를 자처한다. 그러나 한국의 야당 정치인은 웬만하면 운동권 경력을 내세우지 않는다. 누굴 운동권이라고 부르는 건 어느새 혐오 표현이 됐기 때문이다. 흑백논리, 배타성, 과격성은 물론 ‘싸가지’ 없는 태도도 운동권 문화로 간주된다. 야당은 운동권 낙인을 벗어나야 했고, 그 때문에 타협적으로 처신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돌아온 것은 운동권 탈피의 격려와 지지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한 무능 정당이라는 새로운 낙인이다. 구호는 외치되 실천하지 않고, 주장...

    2016.02.16 20:50

  • [이대근 칼럼] 박근혜 외교의 다섯 가지 특징 영상 컨텐츠
    박근혜 외교의 다섯 가지 특징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정부에 쏟아지는 중요한 질문 하나는 북핵 문제 해법이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 대답은 이렇다. “지금은 대북 제재에 집중할 시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4차 핵실험 때까지 비핵화 구상을 내놓은 적이 없다. 그는 통일이 북핵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다. 북한 붕괴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남들은 몰랐던 쉬운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그런데 그걸 북핵 정책이라고 공표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붕괴론에 기대 북핵 위험성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감내해야 한다. 그는 그럴 각오를 한 것 같다. 업무보고 자리에서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결국 통일”이라고 당당히 주장했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하지만 그 논리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그 하나가 붕괴 때 핵무기의 행방이다. 본래 통제력 잃은 핵무기가 더 위험한 법이다. 물론 박 대통령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모두 그가 물러난 뒤의 일이기 때문이다. 대신 후임...

    2016.01.26 20:19

  • [이대근 칼럼] 시골 목욕탕에서
    시골 목욕탕에서

    손바닥만 한 목욕탕이었다. 온탕, 냉탕을 수없이 오가며 아이처럼 물 첨벙대는 그 사나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도 자신을 향한 시선을 의식했는지 한마디 했다. 나, 칠십 넘었습니다. 아픈 데 없어요. 아직도 운동합니다.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목욕탕에 있는 이들 대부분이 거북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체로 허리는 굽고, 엉덩이는 늘어졌으며 피부는 쭈글쭈글했다. 그리고 잘 움직이지 않았다. 가끔 반쯤 주저앉은 채 걷는 이들을 볼 수 있지만 그건 필요한 최소한의 동작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처음 이곳에 올 때는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약간 걱정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곳은 아버지를 뵐 때 찾는 단골이 됐다.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오는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걸어오는 품새가 위태로웠다. 무사히 탕까지 다가오기는 했지만, 탕의 계단 턱에 앉는 순간 균형을 잃고 왼쪽으로 거의 넘어지다시피 했다. 다시 시선에 들어온 것은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6.01.05 21:21

  • [이대근 칼럼] 안철수의 여섯 번째 실패
    안철수의 여섯 번째 실패

    문재인·안철수 간, 주류·비주류 간 일련의 갈등 과정에서 어느 한쪽만 잘못하거나 잘한 경우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균형을 맞추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들은 어떤 계기든 제각각 자기 몫의 실책과 실수를 했다. 그래서 지금 누구를 비판해도 ‘맞는 말을 한다’고 박수받을 수 있다. 이게 야당 분열의 비극이다. 만일 누구 한 명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다면 야당 문제는 해결 가능한 문제다. 오늘은 안철수 이야기를 해보자.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 못하는 야당 조직의 한계와 같은 문제는 관두고 안철수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잘못은 문재인의 잘못과 책임에 가려져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안철수는 지난 대선 때 그가 말한 것처럼 후보를 양보한 게 아니었다. 후보 자리를 문재인에게 내던지고 돌아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진정어린 양보일 필요는 없다. 문재인을 돕는 게 자신의 정치적 성장에 필요하다는 약간의 정치이성을 발휘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양보했는데 왜 정권교체를 못했느냐”고 ...

    2015.12.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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