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안에도 있는 남방큰돌고래 수컷들은 집단 간의 평화를 누린다. 유전적으로 무관한 수컷 두세 마리가 뭉쳐서 한 암컷을 몬다. 이러한 수컷 4~14마리가 모여서 수십년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하나의 집단이 된다. 놀랍게도, 집단과 집단이 만나면 싸우기는커녕 함께 연합해 더 큰 집단을 만든다. 덕분에 다른 경쟁 집단을 쫓아낸 다음, 연합에 속한 구성원들이 모두 짝짓기상의 이득을 얻는다. 침팬지와 더불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인 보노보도 두 집단이 처음 만나면 잠깐의 경계 이후에 먹이 나누기, 털 고르기, 성관계 등 우호적인 행동을 나누곤 한다.사회성 동물에서 도움과 너그러움은 어디까지나 같은 집단에 속한 상대에게만 국한된다. 남방큰돌고래와 보노보는 집단의 경계를 넘어서 도움이 오고 가는, 지극히 드문 사례다. 인간은 어떨까? 인간은 모순이고 역설이다.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에 나오는, 얼굴의 반은 남자고 반은 여자인 ‘아수라 백작’처럼, 인간은 다른 집단을...
2026.04.15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