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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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세상]사실보다는 ‘언론 신뢰 회복’이 먼저다

    사실보다는 ‘언론 신뢰 회복’이 먼저다

    지난 5일 창간 105주년 기념식에서 조선일보 방정오 사장은 “‘우리는 사실과 팩트의 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양상훈 주필은 13일자 칼럼에서 “언론이 ‘사실로 위장한 거짓’과 싸우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그래도 “역사와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썼다.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거짓과 음모론이 판을 치고 진영으로 편 나눔이 더욱 격렬해지면서 언론들이 날로 부대끼고 있다. 사실만을 추적하고 취재해 보도하겠다는 천명은 언론이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핵심 기준이다. 하지만 그것은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 보도준칙은 “보도기사(해설기사 포함)를 작성할 때 사안의 전모를 충실하게 전달함을 원칙으로 하며, 출처 및 내용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사회정의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진실을 적극적으로 추적, 보도해야 한다”고 규정했다.그런데 조선일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
  • [미디어세상]볼만한 기사가 없던 주말

    볼만한 기사가 없던 주말

    금요일 오후에 벌어진 일이라서 그랬을까. 엄청난 사건이 터졌는데 볼만한 기사가 없다. 서울중앙지법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를 판결한 이후 주말 동안의 언론 사정이다. 법원의 결정을 타전한 직술뉴스가 있고, 검찰이 항고 여부를 놓고 고심한다는 관찰 기사도 나왔다. 여야 정치권의 반응과 분열된 시민 집단들의 찬반 시위를 묘사한 스케치 기사가 있지만 그뿐이다. 법원 판결문을 직접 구해 읽어볼 처지가 아닌 나로서는 6공화국 최초로 내란죄로 대통령을 구속한 일이 실은 부당했다는 법원의 판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갑갑한 마음에 인터넷 동영상과 교류매체 계정들을 둘러봤지만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검찰의 간악한 음모라느니, 공수처의 무능함 때문이라느니라며 조리돌림 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판결을 내린 법관의 출신과 성향을 따져 물으며 마녀사냥을 시작하려는 조짐도 있다. 이 땅에 정의가 죽었느니 살았느니 외치는 한탄과 감탄은 무수하다. 이 판결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
  • [미디어세상]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이유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이유

    조 바이든이 승리했던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후 공화당 지지자 상당수가 선거 사기를 의심하고, 진짜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라고 믿었다. 투표 기계의 표 바꿔치기나 트럼프를 찍은 투표용지 대량 파기 등으로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것이다. 사기 증거는 발견된 바 없으며 각종 문제 제기는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지만 잘못된 믿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같은 유형의 음모론은 이제 한국으로 건너와 변주되고 있다.음모론은 승리 확신과 패배의 좌절이라는 심리적 불일치를 해결해준다. ‘인지 균형 이론’이 설명하는 바다. 지식이 많다고 해서 이런 기제에서 벗어나 합리적 판단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미국 코넬대 고든 페니쿡 교수의 조사 결과, 트럼프 지지자들은 정치 지식이 많을수록 도리어 헛된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음모론 신봉자들은 주류 언론을 불신하며 주로 소셜미디어나 유튜브를 통해 정치 지식을 얻는다. 음모론이 고독을 달래주기도 하는 모양이다. 노르웨이에서 연구한 바로, 외로움을 많이 겪...
  • [미디어세상]신뢰라는 언론 공유지를 어떻게 회복할까

    신뢰라는 언론 공유지를 어떻게 회복할까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스카이데일리’의 <선거 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 기지 압송됐다> 등 기사 6건에 대해 자사게재 경고를 결정했다. 진실을 추구한다는 신문 윤리강령을 위반하여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12월17일 만평이 폭력적이며 선정적이란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는 등 제재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윤리강령을 위반한 신문에 대해 올 1월에만 일간신문 기사 23건을 비롯해 온라인 기사, 광고 등에 116건의 제재를 내렸다. 언론중재위원회도 언론 기사가 개인적·사회적·국가적 법익을 침해했는지를 심의하여 올 1월에 차별금지, 기사형 광고 등 기준 위반으로 101건에 시정 권고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재나 시정 권고를 통해 언론의 문제가 줄어들기는커녕 날로 심해지는 듯하다. 언론환경의 변화로 야기된 재정적 어려움보다 더 근본적인 위기는 바로 신뢰의 위기이다. 계엄 선포 이후 극심한 사회적 혼...
  • [미디어세상]일탈영역의 양가성

    일탈영역의 양가성

    ‘기계적 중립’이라는 표현이 있다. 언론보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할 때 주로 등장한다. 갈등하는 사안의 양쪽 입장을 비교해 절반씩 보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요점을 전달할 때, 기계적 중립을 비판한다. 그런데 이 용어는 ‘그 간단한 중립조차 못 지키냐’는 요지로도 사용된다. 언론보도가 정파성과 경향성이 지나쳐 최소한의 균형잡기도 못하고 기울어져 보도하는 걸 비판하는 경우다. 기계적 중립이란 용어는 애매하다. 애초 저울을 뜻하는 영어에서 유래한 듯한데, 우리나라선 체구에 비해 과도한 짐을 나르는 노새처럼 남용된다. 그래서 ‘최소한 중립도 못 지키냐’는 비판이든, ‘중립을 지키느라 정작 중요한 일을 못했다’는 책망이든 정작 의도한 효과를 전달하는지 의문이다. 언제부턴가 기계적 중립이란 말을 사용한 어떤 비판도 그리 통렬하지 않다. 언론의 역할을 단순하고도 낡은 저울의 비유에 묶어 놓았다는 느낌만 준다.요즘 ‘일탈영역’에 속한 사안이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서 보도하면...
  • [미디어세상]언론이 사이비 민주주의자를 대하는 법

    언론이 사이비 민주주의자를 대하는 법

    스웨덴의 ‘민주주의 유형 연구소’(Varieties of Democracy Institute)는 2024년 3월에 발표한 전년도 세계 민주주의 상황에 대한 보고서에서 한국을 ‘독재화 국가’ 42개국 중 하나로 분류한 바 있다. 여기서 독재화란 한 나라의 ‘자유민주 지수’가 그 전 해보다 하락한 것을 말한다. 이 보고서는 특히 문재인 정부 때 상승했던 지수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불과 1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음을 짚었다. 보고서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축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일반적으로 언론인 괴롭히기를 통해 작동”한다며, 한국을 “표현과 언론의 자유 훼손이 비단 혹독한 독재 국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윤 대통령의 집착적 ‘자유민주 선언’은 그만큼의 허언이었고 독재화의 끝은 친위 쿠데타였다.일상이 아닌 비상시에 존재의 본질이 드러난다. 여당 주류 정치인들이 각종 기언과 기행으로 독재화를 비호하고 나섰다. 일부 법조인들도 “부정선거” “불법체...
  • [미디어세상]반사회적 의견광고의 ‘숙주 매체’

    반사회적 의견광고의 ‘숙주 매체’

    “청년 백골단과 자유민주 민병대는 반란군을 체포하라.” “불법, 좌익, 용공 헌법재판소를 심판하라!”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이나 탄핵반대 집회장에서 뿌려지는 전단지 내용이 아니다. 조선일보 지면을 가득 채운 의견광고다. 광고주에게 돈을 받고 지면만 내줄 뿐이라고 발뺌할지 모른다. 하지만 광고는 지면과 함께 독자의 신뢰를 광고주에게 파는 행위이기도 하다. 길거리 전단지보다는 영향력 있는 언론에 실린 광고에 더 믿음이 가는 이유다. 불량식품은 생산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처벌받는다. 광고나 콘텐츠도 다르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9년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타’ 광고가 ‘여자 어린이가 진한 화장을 한 채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입술을 근접 촬영해 보여줘 성적 환상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유로 CJ ENM 등에 법정제재인 ‘경고’를 내렸다. 세계적으로도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추세다. 독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혐오표현을 삭제하지 않은 페이스북 등에 거액의 벌금을...
  • [미디어세상]탄핵 이후의 소통 질서

    탄핵 이후의 소통 질서

    어차피 우린 제6공화국에서 벌어질 두 번째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라는 반헌법적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견딜 민주공화국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며칠 후 윤석열이 관저를 떠날지, 몇달 후 그가 파면될지 주술사 점치듯 무당 굿하듯 기다리지 말자. 차분히 또박또박 절차를 밟아 유린당한 헌정질서를 회복하면서 탄핵 이후의 질서는 어떠해야 할지 생각해보자.박근혜 탄핵 이후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과거와 달리 대통령직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는 이유로 정권 초반의 정책적 모호함을 정당화할 수 있었다. 문 정부는 적폐청산과 균형외교로 시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건만, 정작 야당 시절부터 준비해온 개혁정책들을 입법의제로 제시하는 데 게을렀다. 2016년 이후 대선, 지선, 총선에서 연승했던 민주당은 개혁의제를 주도하지 못했고, 심지어 촛불정신을 반영한다던 정부의 개헌안마저 외면받고 말았다. 이른바 ‘개혁적’이라던 정부는 제도화라는 개혁성과도 없이 속절...
  • [미디어세상]내란 보도, 삼인성호의 주술에서 벗어나야

    내란 보도, 삼인성호의 주술에서 벗어나야

    잠시 움츠렸던 내란세력은 우두머리의 선동과 함께 다시 일어났다. 극우 컬트 집단도 동원됐다. 나는 초기에 윤석열과 김용현이라는 망상가들의 돌출 행동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건은 이해관계로 묶인 권력 네트워크가 공유한 집단적 욕망의 표출이란 것을 깨닫는다. 본래 친위 쿠데타라는 것이 권력을 독점, 영속하기 위해 수권 집단이 헌정을 유린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번 일에서 더 심각한 것은 총리, 장관, 그리고 국민의힘 등 보수 권력 네트워크의 반응이다. 이들은 탄핵과 수사 등 헌정질서 회복 조치를 방해하며 내란을 사실상 옹호한다. 나는 이들의 행태가 수괴 처벌 이후에도 한국 내에 민주공화정을 부정하는 극단주의 집단 양성의 단초가 될 것을 우려한다.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거짓도 여러 사람이 맞다고 하면 참으로 여겨진다는 뜻이다. 사회심리학 연구가 이를 실증한 바 있다. 이 실험은 카드 한 장에 그린 기준선 한 개와 다른 카...
  • [미디어세상]진실 추구가 여전히 소중하다

    진실 추구가 여전히 소중하다

    우리 사회는 12월3일 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경험하리라 상상하지 못했던 계엄·내란을 겪었다. 그 밤에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 계엄해제를 위해 국회 본청까지 뚫고 들어간 국회의원들의 용기와 지혜로 계엄은 해제되고 내란 종식의 가닥을 잡았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시민들의 눈과 귀가 막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계엄 포고령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언론사들의 취재 보도가 가능했고, 계엄 세력들은 시민들의 소통을 막기 위해 통신을 통제하지는 못했다. 만약에 계엄 해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언론을 제대로 통제한 상태에서 시민들의 저항을 반국가세력의 난동으로 몰고, 북한의 준동이 있었다는 가상의 상황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면 우리 사회는 수십 년 전의 암흑시대로 돌아갔을 것이다. 아니면 초유의 유혈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다. 사회를 지키는 데 진실의 전달과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경험하는 계기였다.그러나 이런 경험으로 얻은 교훈을 비상의 시기만이 아닌 일상의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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