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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세상]‘방송 3법안’, 시한 정해 숙의해야
    ‘방송 3법안’, 시한 정해 숙의해야

    공영방송사 이사회 구성 등에 관한 방송 관련 3개 법 개정안 처리에 정부·여당이 속도를 조절하는 것 같다. 일부에선 집권 초가 아니면 정권이 못(안) 할 것이라며 반발한다. 그러나 그간 “알려졌다” 식의 보도로만 개정 내용이 흘러나올 뿐 공론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물론, 민주당이 법안을 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법제사법위, 본회의 순으로 공개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수 여당 안은 일사천리로 국회를 통과해 대통령 재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도 요구했다는 “전문가 의견 수렴과 숙의”를 통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유능한 리더십 제고에 도움 될 길을 다질 필요가 있다.우선, 정당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은 재고해야 한다. 정당 추천은 정치적 후견주의를 없애겠다는 개정 취지에 어긋난다. 국회보다 국민을 더 대표하는 게 있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우선순위로 치자면 공영방송 등 모든 공공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통령이 먼저다. 다만, 방송 내용에 대한 권력...

    2025.06.22 21:12

  • [미디어세상]언론개혁의 줄탁동시
    언론개혁의 줄탁동시

    대통령실이 브리핑 때 기자들의 질문하는 모습도 카메라로 직접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기자와 언론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출입기자 제도를 개편하고 개방형 브리핑 방식으로 바꾸려는 정책이 노무현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하지만 언론계는 언론자유 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여론도 비판적이었다. 이른바 ‘프레스 프렌들리’를 내건 이명박 정부에서 기자실은 부활하고 취재 시스템은 과거로 돌아갔다. 그러나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나라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기 역대 최고인 31위(2006년)를 기록했으나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입틀막’ 논란이 일었던 윤석열 정부 때보다 낮은 69위(2009년)로 추락했다. 그 ‘프렌들리’는 공영방송 낙하산 인사와 친정권 언론 유착을 포장한 것에 불과했다. 개혁은 사실상 좌초되고 출입처 중심의 취재 시스템이라는 한국적 관행의 폐해는 그대로 이어졌다.또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2025.06.15 21:00

  • [미디어세상]더러운 말과 부끄러운 말
    더러운 말과 부끄러운 말

    지저분하다. 이대로 끝나면 2025년 대선은 최악의 말싸움뿐이었던 선거로 기억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란 재판이 진행 중이고, 신구 개헌론이 경합하고 있건만, 나라의 앞날에 대한 어떤 정책도 토론도 필요 없다는 듯이 후보 잡사에 대한 지저분한 말싸움만 나돈다. 더러운 말을 문제 삼거나 방어하는 그 말도 더럽다. 이렇게 정책도 전망도 없이 맹탕 말다툼으로 이어가는 선거는 또 처음이다.왜 이리 저질인지 까닭을 생각해보자. 후보 수준 때문인가. 준비된 후보 또는 토론의 명수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과거 후보들에 비해 확실히 역량이 떨어지는 자들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아무리 김대중, 권영길이 다시 온다고 해도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여성 성기를 운운하는 발언에 평정심을 갖고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혹시 이미 굳어진 선거 구도를 엎으려면 막말 전략을 동원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정치 기획 때문일까. 이 나라 정당정치는 어느덧 허약해진 나머지 주술적 기획을 동원하고도 부끄...

    2025.06.01 20:52

  • [미디어세상]국회,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 놓아야
    국회,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 놓아야

    대통령 선거 막바지에 민주당이 이른바 ‘방송 3법’ 개정안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방송 3법이란 KBS·MBC·EBS 각 공영방송 관련 법들로서, 이것들을 개정해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일부가 모여 개정안을 마무리했다고 한다. 대선일 직후 과방위와 법제사법위 통과를 계획하고 있단다. 과거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전 법 개정을 약속해놓고 집권 후 말을 바꾼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탄압을 경험한 방송 제작 종사자들은 이 문제를 방치했던 문재인 정부를 원망해왔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당선하면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 후 새 대통령의 이름으로 공포될 가능성이 커졌다.지금 개정안은 누가 KBS, 방송문화진흥회, EBS 이사 추천권을 가지느냐에 집중한 사실상 ‘공영방송 이사 추천법’이다. 추천 방식을 바꾸면 독립성이 보장되리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다. 민주당이 만든 원래 법안은 2023년...

    2025.05.25 20:47

  • [미디어세상]‘노영방송’은 없다
    ‘노영방송’은 없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민노총 조합원들이 압도적으로 MBC를 좌지우지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념적 좌편향 보도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은 구성원들의 자율성이 높은 방송을 ‘노영방송’으로 낙인찍어 노조가 방송을 장악해 불공정 방송을 한다는 프레임을 씌워왔다. 그러면서도 정작 민주노총이나 언론노조가 어떻게 보도와 편성에 개입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사례나 심지어 정황조차 제시하지 못한다. MBC 구성원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사실만 되뇔 뿐이다. ‘노영방송’이라는 실체가 없는 허깨비를 만들어놓고 허깨비라며 비난하는 꼴이다.그러나 권력이 침탈하지 못해 ‘노영방송’으로 불릴 때 MBC는 신뢰도와 영향력 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내부 구성원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언론인들은 누구의 지시에 따라 쉽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직업적 속성과 정체성은 고도...

    2025.05.18 19:56

  • [미디어세상]억압적 발언 문화
    억압적 발언 문화

    이건 또 무슨 난리냐 싶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고 있다. 그중에는 고등법원 파기환송심과 대법원 재상고심 일정도 포함된다. 심지어 국회가 새로 탄핵이나 관련법 개정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 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일까 따져보는 이도 있다. 나랏일을 함께 걱정하는 게 시민 된 도리라지만, 시민들이 사법 일정과 함께 헌법기관 간 권한 다툼까지 검토하는 이 현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시민이 이렇게 극단적 정신 상태로 내몰리기까지 사법부가 기여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법적 판단의 불안정성이 문제다. 정치적으로 중요 사건일수록 판결을 예측하기 어렵다. 진보와 보수가 각자 원하지 않는 판결을 받아드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그러나 판결의 방향 자체가 오리무중이라면, 심지어 오랜 법조 경력을 가진 시민도 그렇다고 개탄할 지경이라면 심각하다. 이 정도 법적 불안정성은 어떤 근본적 결함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이번 내란 정국에서만 지귀...

    2025.05.04 20:29

  • [미디어세상]제2의 방송개혁위 설치를 공약하자
    제2의 방송개혁위 설치를 공약하자

    20세기 말에 만든 현 방송법이 그간의 환경 변화에 뒤처졌다는 게 방송계의 중론이다. 차기 정권에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텐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상적이라면 오랫동안 꿈꿔온 대권 희망자와 그의 조력자들이 그간 갈고닦아온 새 비전을 공약으로 제시했을 것이다. 그리고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에 정부 조직 등을 정비해 취임한 뒤 앞서 준비한 바들을 펼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급히 치르는 대선일 다음날 인수위조차 없이 바로 대통령 직무를 시작할 다음 정권에서 방송 영역은 기존 질서가 일단 답습될 가능성이 높다. 극심한 정파적 극화 상황에서 당장 닥칠 정무적 사안들의 돌출로 큰 틀에 대한 숙고는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방송 분야는 정치적·산업적 이해가 교차하는 곳으로서, 잘못 건드렸다가는 국정 지지율 등에서 손해만 볼 수 있다. 그간의 대통령들이 방송법 전면 개정보다는 당장 불가피한 부분만 수선해온 이유이기도 하다.현 방송법의 핵...

    2025.04.27 20:32

  • [미디어세상]선거 , 공정보도를 넘어
    선거 , 공정보도를 넘어

    우리 사회는 공정성에 대한 집착이 유난하다. 공정성은 경쟁을 전제로 한 가치이다. 선거 시기에 언론의 공정성은 더욱 중요하다. 공직선거법에서도 공정보도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선거는 누가, 어느 정치세력이 국민의 위임을 받을지 그리고 어떠한 정책과 대안들을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이다.경쟁적 속성에 편승한 선거보도가 경마식 보도다. 토머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CBS는 바이든의 74%, 트럼프의 35%, 폭스뉴스는 바이든의 51%, 트럼프의 28%가 경마식 관련 보도였다고 한다.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보도를 더 수월하게 해준다. 누가 이기느냐는 인간이 가진 원초적 호기심이기도 하다. 선거를 경쟁적으로만 접근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행태가 네거티브 보도이다. 언론은 던져주는 재료를 덥석 받아 불을 붙이기만 하면 된다. 확인조차 잘 안된 것일지라도 자극적인 표현으로 불신과 혐오를 부추긴다...

    2025.04.20 20:20

  • [미디어세상]자유를 위해 자유권을 제약한다는 생각
    자유를 위해 자유권을 제약한다는 생각

    언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계엄이 뭔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계엄군이 언론사에 진출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로 계엄이란 시민의 귀와 입을 틀어막는 조치로 시작하는데, 요즘 시대에 이런 짓이 필요하고 또한 가능하다고 믿는 자만이 무도하게 계엄을 선포할 수 있겠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공개한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공소장에서 이 요점을 확인할 수 있다.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와 함께 윤석열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언론사 네 곳과 조사업자 하나를 지정해서 단전·단수할 것을 명령했다. 행안부 장관은 오후 11시37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서 ‘언론사에 경찰을 투입하는데, 경찰청이 요청하면 조치해주라’는 요지로 지시했다. 소방청장은 차장에게 행안부 장관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면서도 믿기 어려웠는지 실무 책임자인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11시50분쯤 따로 전화해 ‘경찰청에서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했다고 한다.내란 우두머리로 활약하다 기소되고 결국 대통령직에...

    2025.04.06 20:29

  • [미디어세상]‘주목 경제’ 시대의 언론, 정치, 교회
    ‘주목 경제’ 시대의 언론, 정치, 교회

    눈길 끌기가 경제적 성패를 좌우하는 현상을 ‘주목 경제’(economy of attention)라고 한다. 온라인에서 흘러넘치는 정보와 미디어가, 제한된 인간의 주목을 놓고 경쟁하는 세상이다. 시장 상인이 손뼉 치며 외치듯, 언론은 자기 기사를 클릭해달라며 ‘속보’ ‘알고 보니’ ‘충격!’ 등의 어구로 시선을 끌려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도 이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클릭할 수밖에 없는 영상을 무한 공급한다. 그 결과는 기존 신념에 맞는 정보만 지속·증폭·강화되는 ‘메아리 방(echo chamber) 효과’이며, 그 끝은 우리가 지금 생생히 경험하는 정치적 극단화다.과거에는 몇 안 되는 언론에 의해 정책이 채택되는 게 중요했다면, 지금의 초경쟁 미디어 상황에선 ‘얼마나 주목받느냐’가 정치인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상관없이 언론에 나면 좋다는 게 정치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강한 발언과 더 극단적인 행동으로 관심받으려 한다. 과거에 어떤 행보를 했는지는 의미...

    2025.03.3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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