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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세상]조롱과 혐오는 민주시민의 핏줄에 흐른다
    조롱과 혐오는 민주시민의 핏줄에 흐른다

    조롱과 혐오는 민주시민의 핏줄에 흐른다. 우리는 한때 호헌철폐와 독재타도만 외친 게 아니다. 권력자를 설치류나 조류에 빗대어 조롱했고, 부패의 조무래기와 타락의 앞잡이를 비루하다고 경멸했다. 때로 슬픔도 힘이 되듯, 증오는 물론 조롱과 혐오마저도 공화정의 적과 민주정의 기생자를 규탄하는 데 도움이 된다.그런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혐오는 자유가 아니란다. 이 표현은 일단 조롱과 혐오를 뒤섞는 듯 보이며, 혐오와 증오마저도 구별하지 못하는 듯 보이기에 둔감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둔한 감수성에 비하면 발언의 자유라는 중요한 시민권을 제한하려는 그 기세는 모질기 짝이 없다. 정작 그렇게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마음의 상태에 대한 것인지, 재현 방식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발언 행위의 효력 그 자체인지부터 애매하지만 말이다.발언자도 모를 가능성이 높다. 또는 알면서 무시하려는 처사일 수 있다. 예컨대 혐오와 자유를 엮은 단순부정문을 구호처럼 유통해서 일단 다른 시민의 자유...

    2026.07.12 20:05

  • [미디어세상]10대 극우·혐오 문화, 방치할 건가
    10대 극우·혐오 문화, 방치할 건가

    최근 고등학교 야구 경기에서 한 서울팀이 광주의 상대 팀을 조롱하며 광주 민주항쟁을 비하하는 응원을 해 문제가 됐다. 결국, 이들은 6개월간 경기 출전 금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개인이나 개별 조직의 일탈로 처벌했다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청소년 문화 저변에 깔린, 극우·혐오 정서가 자연스레 분출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제도권 주류 정당 국민의힘이 내란 주범 대통령의 탄핵을 거부하고 처벌에 반발하면서 극우적 세계관은 일탈이 아니라 민주 체계 내의 당당한 목소리로 자리 잡았다. 10대들에게도 극단적 주장과 행동이 제도 안에서 통용될 수 있음이 전수됐을 것이다. 이번 응원 사건에도 “표현의 자유”라는 궤변을 늘어놓는 지도층이 있다. 이에 더해 이른바 민주·진보 인사들이 ‘수박’ ‘문조털래유’ ‘ABC’ ‘촉법 평론가’ 등 차별적, 조롱적 언사로 외집단을 구분하고 낙인찍고 배척하는 것을 보면서 10대는 차별과 혐오가 잘못이 아님을 재확인할 것이다.10대들은...

    2026.07.05 20:12

  • [미디어세상]청년에 대한 존중의 시작은
    청년에 대한 존중의 시작은

    사회학자 하워드 베커는 사람은 원래 그런 존재라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붙인 이름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낙인(labeling)은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사회적 현실을 만드는 행위가 된다.‘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은 단순한 인구 통계학적 분류이다. 그 자체로는 정치집단이 아니다. 하지만 미디어와 정치권이 ‘이대남’ ‘이대녀’ 등으로 부르면서, 설명의 도구를 넘어 정치적 정체성을 지닌 집단이라는 함의를 내포하게 되었다.범주화와 이름 짓기는 실재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기보다 갈등을 생산하거나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존재하지도 않던 집단의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집단 간 적대감은 실제로 이해관계 충돌이 있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헨리 타지펠이 지적하듯, ‘내집단 편향성’은 단지 ‘우리와 그들’이라는 구분만 있어도 발생할 수 있다.낙인이 확산되면 개인을 하나의 사회적 유형으로 묶...

    2026.06.28 20:11

  • [미디어세상]JTBC 위기가 공영방송에 던지는 화두
    JTBC 위기가 공영방송에 던지는 화두

    최근 종합편성채널 JTBC가 계열사들과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무리한 스포츠 중계권 확보와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가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미디어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스마트폰 중심의 시청 행태 확산, OTT의 급성장, 전통적 TV 광고시장의 붕괴는 국내 방송산업 전반이 직면한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민영방송은 수익성 중심의 구조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제작비는 상승하는 반면 광고와 콘텐츠 판매 수입은 감소하면서 공익성보다 시장성이 우선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 논리만으로는 민주적 공론장을 형성하고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다. 극단적 사회 분열, 저출생, 불평등, 기후위기, 노동, 혐오와 차별 같은 사회적 의제들이 대중적 논의에서 점차 주변화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이 같은 문제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적 의제는 드라마와 예능 같은 대중적 장르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뤄...

    2026.06.21 20:13

  • [미디어세상]공정하게 보여야 할 임무
    공정하게 보여야 할 임무

    지방선거가 끝났건만 선관위의 관리 부실 후폭풍이 거세다. 선관위는 투표용지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투표중단 사태를 초래했으니 그것만으로도 과실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이게 문제가 아니다. 시민 참정권이 침해됐고 따라서 재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오는데 아직 이렇다 할 응답과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선관위는 정녕 위태로워 보인다.지금 선관위가 부실이냐 아니면 부정이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그러나 나는 사태가 훨씬 심각한 단계로 들어섰다고 본다. 무모해 보일 정도의 부실함과 무책임함을 반복하는 국가기관은 부정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시민은 이런 종류의 책임 회피를 ‘세월호 사태’와 ‘이태원 참사’에서 질리도록 목격한 바 있다. 그리고 사태가 부정에 국한된 것이라면 개선하면 된다. 투표중단으로 인한 당선자 변경 가능성을 놓고 면밀하게 검토해 적법하게 대응하고, 재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된다. 불행하게도 사태는 이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당연히 선관위는...

    2026.06.14 19:50

  • [미디어세상]디지털 공론장의 새 원칙을 만들자
    디지털 공론장의 새 원칙을 만들자

    유튜브 등 미디어의 디지털화는 민주적 여론 형성에 필요한 다양성과 참여를 폭발적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람들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이들과 자기 생각을 강화하는 ‘에코 체임버’(반향실)에 갇히기 시작했다. 정치적 극화가 일어나고, 반대 의견을 포함한 검토와 토론이 아닌 편견과 혐오가 증폭된다. 숙의의 바탕인 질 높은 정보는 줄고 허위·조작 정보와 선동이 확산한다.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걱정만 많을 뿐 무기력하다. 중간상인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이 ‘사상의 공개 시장’을 통제한다고? 머릿속에 깊이 박혀 공유된 언론자유의 가치가 개입을 주저하게 만든다.돌이켜보면 미디어에 대한 국가 개입은 미디어의 특성이 아니라 시대적 환경에 의해 결정돼왔다. 신문은 서구의 18~19세기 자유주의 시대에 성장하며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되는 부르주아 공론장의 자유로운 핵심 매체로 자리 잡았다. 반면, 1920년대 등장한 라디오 방송은 전신·전화와 같은 통신 ...

    2026.06.07 20:10

  • [미디어세상]선거, 언론, 주권위임의 모순
    선거, 언론, 주권위임의 모순

    “영국 국민은 선거 때만 자유롭고 선거 이후에는 노예가 된다.” 장 자크 루소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본질적 문제로 주권위임의 모순을 지적한다. 대의제 정치에서 선거 이후에는 유권자의 통제력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 때만이라도 유권자가 자유롭다고 할 수는 있는 것인가?대의제 민주주의가 기대하는 선거의 기능은 주권자인 시민이 자신의 정치적 대리인을 정책과 그 실현 능력으로 비교하여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교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정책대결과 능력검증 중심으로 진행된 사례는 희귀할 정도이다.선거 국면에 들어서는 순간 선거는 하나의 거대한 마케팅 이벤트같이 전개된다. 선거는 권력투쟁, 정체성, 미래전망, 집단심리 등 극적요소가 한꺼번에 압축된 경쟁서사처럼 표출된다. 정당은 지지를 얻기 위해 브랜드화되고, 후보는 이미지 상품처럼 소비된다. 시민은 방송프로그램의 시청자처럼 반응한다. 공공선보다 감정적 소구가 정치의 중심이 된다.선거는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난다. ...

    2026.05.31 20:07

  • [미디어세상]사장 추천위원회는 방송주권의 시험대
    사장 추천위원회는 방송주권의 시험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15일, 방송법 제20조를 위반해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를 설치·운영하지 않은 YTN과 연합뉴스TV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현행 방송법은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도전문편성 사업자에 대해 노사 합의를 통한 사추위 구성을 의무화하고 있다.이 제도의 핵심적 입법 취지는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보도채널을 독립시켜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보도전문채널은 국민의 의사결정에 직결되는 뉴스와 시사 보도만을 전담하기 때문에 공영방송에 준하는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따라서 사장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정 대주주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도록 소유와 경영 간에 방어벽을 세운 것이다.특히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사측의 합의로 사추위를 구성하도록 명시한 것은, 지배주주가 보도 내용까지 관여하는 것을 막고 아이템 선정이나 취재·보도 과정에서 현장 언론인들의 의견이 충실하게 반영되도록 하려는 의미다. 사장 선임 단계부터 내...

    2026.05.24 20:12

  • [미디어세상]이딴 거 안 할 거라고, 이 ○○ 새끼야
    이딴 거 안 할 거라고, 이 ○○ 새끼야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가 장안의 화제다. 극중 영화판에 널린 찌질한 군상 가운데 예외적으로 어른의 품격을 보여주는 인물이 있으니, 고박필름 대표 고혜진이다. 그가 영화판에 뛰어든 이유는 기자 생활에 질렸기 때문이다. 기삿거리를 찾던 중, 뉴스를 만들려면 약자의 절통한 슬픔마저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부장의 함축된 지시를 듣고, “이딴 거 안 할 거라고, 이 ○○ 새끼야”라고 응수하고 언론을 떠났다.기자의 숙명은 뭔가를 써야 한다는 데 있다. 지면을 채우고, 편성된 시간을 메꾸고, 회기를 지켜 동영상을 올리려면 정말이지 뭐라도 써야 한다. 기삿거리가 없는 기자란 양파 없는 짜장면집이요, 감초 없는 약방이다. 꾸역꾸역 뭐라도 쓸 수는 있을 텐데, 그러다 보면 사고를 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언론이란 직역에서는 기삿거리가 마르거나 넘치는 때를 알고, 딱 봐서 뉴스가 될지 말지 알면 팀장이 되고 국장도 된다.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뉴스가...

    2026.05.17 20:05

  • [미디어세상]여론조사 보도 바로 읽기
    여론조사 보도 바로 읽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론조사 보도 방식에 대해 전문인들이 오랫동안 비판하고 조언해왔지만, 큰 변화는 없다. 이제 더 이상의 기대는 접고, 시민 스스로가 여론조사 바로 읽기를 익히는 수밖에 없다.가장 염두에 둘 점은 여론조사는 여론을 ‘거칠게’ ‘추정’해 볼 뿐이라는 사실이다. 표본으로 전체를 추정할 수 있지만, 그것은 표집오차와 신뢰수준을 전제로 한다. ‘대수의 법칙’ 등 통계 이론이 뒷받침하는 원리다. (대수의 법칙을 근거로 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있는데, 선거 개표는 무작위 표본조사와 다른 과정이므로 그런 주장은 엉뚱하다!) 그런데 ‘추정’을 위한 필수조건은 조사에 뽑힐 확률이 누구든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권자 전체 명단을 통 안에 넣고 잘 섞은 뒤 눈을 감고 한 개씩 뽑아 응답자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 모두에게 솔직한 생각을 들어야 한다.단언컨대 이 조건을 지킬 수 있는 여론조사는 없다. 집 전화에는 ...

    2026.05.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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