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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세상
  • [미디어세상] 노동자 파업에 ‘불편’의 틀,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노동자 파업에 ‘불편’의 틀,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파업에 대한 언론 보도가 파업의 원인을 조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기보다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강조하면서 갈등을 부각하여 노동 운동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언론은 객관적 위치에서 사건을 보도하는 것처럼 하면서 정부나 기업 등 권력을 가진 편의 입장을 주로 반영해 왔다. 노동자의 단체 행동을 보도할 때 “국민을 볼모로 삼는다” “국가의 이익에 반한다”라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3월31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다수 언론들은 “밥 대신 빵” “학생들 배고파요” “이 식단에 만족하십니까” “학생만 피해”와 같은 기사 제목을 통해 파업의 이유나 노동 현장의 문제가 아닌 파업 때문에 생긴 차질에 주목하는 보도를 했다. 이번 파업의 주요 이슈는 임금 차별 해소와 급식실 폐암 종합대책 마련이다. 급식 노동자의 건강 문제는 폐암으로 인한 산업재해 사망 사례가 알려지고 조합원의 건강 ...

    2023.04.03 03:00

  • [미디어세상] 야구보다 못하는 것
    야구보다 못하는 것

    우리끼리 잘하는 줄 알고 어화둥둥 좋아하다가, 국제무대에 오르면 세상 부끄러운 게 야구만이 아닐 거다. 어느 분야가 어째서 그럴지 미리 안다면, 배우려는 자세로 나중에라도 잘해보자고 다짐하며 준비라도 할 텐데. 국제무대에 오르기 전에 함부로 결과를 장담하며 떠드는 자세 때문에 예정된 실패를 겪는 걸 넘어 수치스러운 행태마저 보인다. 내가 외교를 몰라 그런 분야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한 담론수준은 확실히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일제 강제동원과 피해자 배상청구를 둘러싼 국내 학계, 언론, 그리고 시민 간 토론을 관찰해 보면 그렇다. 이 정도 담론에 의존한 외교정책이 국제무대에서 예정한 성과를 낸다면 그게 더 놀랄 일이다. 국내 경기력은 부끄럽지만 국제 대회에 나가서 놀라운 투혼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이 염치없는 마음을 어쩌랴.한 가지 관찰을 제시하자면 이렇다. 강제징용을 포함한 일제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이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소멸된...

    2023.03.27 03:00

  • [미디어세상] 선택적 뉴스 회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선택적 뉴스 회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최근 ‘선택적 뉴스 회피(selective news avoidance)’에 대한 우려를 다시 제기했다. 이미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2022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서 다룬 바 있다. 지난 조사에서는 전 세계 뉴스소비자 대상이었는데, 이번에는 53개국 고위직 언론인 303명 대상 비공개 설문 분석 보고서 ‘2023 저널리즘, 미디어, 그리고 기술 추세와 전망’에서도 뉴스를 선택적으로 보지 않으려는 현상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한 것이다.알려져 있다시피 2022년 46개국 뉴스 회피 경험 평균은 69%였고 이 중에서 한국은 67%가 뉴스를 회피한 경험이 있었다. 세계 평균보다는 약간 낮지만, 전 국민의 3분의 2가 뉴스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뉴스소비자들의 선택적 뉴스 회피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뉴스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선택적 뉴스 회피의 이유가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2%...

    2023.03.20 03:00

  • [미디어세상] 시장 중심의 미디어 정책을 우려한다
    시장 중심의 미디어 정책을 우려한다

    정부가 추진하던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미디어혁신위원회’는 ‘미디어콘텐츠산업발전위원회’로 명칭을 확정하여 곧 출범할 모양이다. 애초 혁신위원회가 다룰 것이라고 예정됐던 의제들도 규제 완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으니, 아예 대놓고 산업 발전을 위한 논의 기구라고 내세우는 것이 소위 ‘정명’이라고 생각한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혁신위원회를 주장할 때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의제로 포함하고 있었고, 정부는 물론 기업, 학계, 시민사회 등을 포함해 구성한다고 했으니 공적 의제 논의가 전혀 배제되지는 않으리라 기대할 만했다. 하지만 지금은 위원회의 설치 목적과 의제도 이름처럼 미디어콘텐츠 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된다. 이 위원회가 관계부처 정책 역할 조정과 규제혁신도 담당할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운영도 정부 주도로 하고 전문가 의견을 듣는 정도라고 한다. 시민사회는 고려치 않는 것이다. 산업 발전도 정책 목표의 하나일 ...

    2023.03.13 03:00

  • [미디어세상] 저출생 보도, 인식틀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저출생 보도, 인식틀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2022년 합계 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수 언론이 저출생 문제를 적극적으로 의제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인구 절벽을 중요한 의제로 삼은 언론사도 여럿 있었고, 각종 시사 프로그램도 저출생의 원인과 대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대응 2030 청년과 긴급간담회’를 개최하였는데, 이 간담회 내용에 대한 언론 보도도 쏟아졌다. 그런데 이 간담회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인생 과업인데 걸림돌이 있을 뿐’이라는 전제에서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언론사가 여전히 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걸림돌로 경제적 요인을 짚고 있다는 점은 더 많은 논의를 필요로 한다. 간담회 관련 기사는 “돈 때문에” 등의 표현으로 비혼, 비출산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간담회 참석 청년들의 목소리이기도 하고, 경제적 요인은 분명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담으로 작동한다. 그러니 말 그대로 결혼을 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

    2023.03.06 03:00

  • [미디어세상] 챗GPT에 대처하는 미디어의 미래
    챗GPT에 대처하는 미디어의 미래

    2023년 벽두, 디지털 화두는 챗GPT이다. 오픈AI가 2022년 12월1일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는 스스로 언어를 생성, 추론하는 능력이 있다. 서비스 2개월 만에 챗GPT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다양한 실험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대학교 논문과 보고서 작성에서 챗GPT가 사람이 작성하는 것보다 좋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미국 대학교에서는 챗GPT를 걸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챗GPT 사용에 대해 이를 논문 저자로 인정하지 않고 만약 사용할 경우 반드시 논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챗GPT의 기술적 한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챗GPT는 2021년 데이터까지 학습하였기 때문에 2022년 데이터는 반영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자연스럽게 챗GPT가 미디어에 미치는 변화에 대한 관심도 많다. 챗GPT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미디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2023.02.20 03:00

  • [미디어세상] 언론장악 아닌 미디어공공성 강화에 나서야
    언론장악 아닌 미디어공공성 강화에 나서야

    정부의 미디어 정책에서 중심 의제는 무엇이어야 할까? 급변하는 미디어의 영향 속에서 정파적 양극화, 사회적 편견의 심화가 진행됐고 우리 사회는 두 조각 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분된 사회를 치유하고 합리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공론장은 부재하고, 일부에서는 그 개념조차 구시대의 산물인 것처럼 여긴다. 공론장의 구축을 얘기하는 것은 현실 가능하지도 않고 심지어 바람직한 것이 아닌 것처럼 간주하는 태도가 만연해 있다. 반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여야 함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합리적 논의가 가능한 공론장이 부재한 상태에서 민주주의가 성립 가능할지 의문이다. ‘시민이 주권자로서 적극 참여하는 공론장’이 부재한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민주주의일 뿐이다. 미디어 정책은 바로 공론장의 구축 즉 미디어공공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역행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방송사를 탄압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윤석열 정부에서 반복될 거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23.02.13 03:00

  • [미디어세상] 난방비 문제를 보는 또 다른 시각
    난방비 문제를 보는 또 다른 시각

    ‘난방비 대란’에 대한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기록적 한파를 기록하고 있는 겨울 날씨와 맞물려, 언론은 급증한 난방비 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다루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사안을 다각도에서 분석하는 보도보다는 난방비 증가액이 얼마인지만 강조하거나, 정치권의 책임 공방을 중계하듯 보여주는 기사가 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난방비 증가액 자체가 우리 국민 전체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언론이 사례 보도를 통해 문제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서 짚어야 할 것이 많다. 도시가스 요금 상승 문제를 가계 난방비 문제로 단순 치환하여 요금 내역을 공개하는 언론 기사에 대해 온라인 공간에서는 결국 아파트 평수 자랑이라는 냉소적 반응이 등장하기도 했다. 냉소가 정당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이라는 틀 속에서 수도권 거주 중산층의 시각을 주로 반영하여 의제화된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2023.02.06 03:00

  • [미디어세상] 부끄러운 문필 공화국
    부끄러운 문필 공화국

    글값이 싸서 문제라고 한다. 인터넷 매체에 기고하는 글은 물론이고 주요 일간지에 한 바닥을 써도 품삯이 형편없다고 불만이다. 뜨거운 정치 평론이나 시론은 그나마 인사치레를 겸해서 대우를 받기도 하는데, 쿨하게 쓴 분석이나 서평은 오히려 대접이 싸늘하다. 번역은 말할 것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언론매체에 기고문을 준비하면서 조사를 많이 할수록 손해라는 인식도 있다. 시장논리로 이 문제를 해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첫째, 당신이 아니더라도 언론이 요청하면 쓰겠다는 글쟁이들이 줄 서 있다고 한다. 둘째, 인터넷 매체에 떠다니는 유사한 내용의 글이나 영상물을 본 시민들이 당신 글을 돈 내고 읽겠냐는 것이다. 이런 해명들은 어쩐지 설득력이 있어서 자기 글에 값 매기는 일이 민망한 작가들은 품삯 흥정에 주저한다. 그래서 글값은 다시 후려쳐지고 흥정하지 못하는 글쟁이는 시장을 떠난다.적나라한 해명이 사안을 해소하고 사태를 해체하는 경우라 해야 할까. 해명에 휘둘리지 말고 살...

    2023.01.30 03:00

  • [미디어세상] 신문의 디지털 전환이 뒤처지는 이유
    신문의 디지털 전환이 뒤처지는 이유

    올해 언론사 신년 화두의 공통점은 디지털 전환과 유료화이다. 언론생산,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언론사들의 디지털 전환과 유료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된 지 오래다. 대표적 오프라인 매체인 신문의 경우, 유료화는 콘텐츠의 질적인 가치평가와 디지털 소비로 전환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신문사의 디지털 전환과 유료화가 이야기된 지는 여러 해지만 우리나라에서 아직 특별한 성공사례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신문사의 미래전략이나 비전을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디지털 전환, 콘텐츠 유료화가 과연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신문의 디지털 전략과 사업모델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신문사 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핵심인재가 부족하다. 현재 신문사 인력 구성에서 4차산업혁명 디지털 전략을 책임질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전문가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빅데이터와...

    2023.0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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