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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세상]AI 시대, 대학교 선생의 고민
    AI 시대, 대학교 선생의 고민

    최근 연세대, 서울대, 고려대 등 여러 대학 중간고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언론은 ‘AI의 문젯거리’로 부각했지만 사실상 이번 사건들은 이와는 거리가 먼 듯하다. PC를 이용한 시험에서 감독관의 눈을 피해 AI를 활용해 문제를 풀었다는 것인데, 사실상 전통적 부정행위와 다르지 않다. 미리 작성해둔 쪽지를 몰래 보거나, 금지된 계산기를 이용해 문제를 풀던 것에서 부정 수단이 그만큼 발전한 것뿐이다.대학 사회에서 AI에 대한 본질적 걱정은 창의력과 사고력 육성이라는 교육 목적 달성에 관한 것이다. 그간 주된 학생 수행평가는 조선 시대 과거시험에서 이어지는, 암기한 바를 기억해내고 펜 하나만으로 논증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학교 밖 현실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각종 정보를 취합·분석해 답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 검색 시대부터 이미 암기력은 별 의미가 없게 됐다. AI는 암기력은 물론 논증력 또한 대체하고 있다. 이제 학생 능력은 AI...

    2025.11.16 21:38

  • 방송 협찬, 무법 상태로 둬도 되나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서 반상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방송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방송광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중간광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시간별로 광고량을 제한하던 방식에서 일일 광고량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하루 동안의 총광고량은 같더라도 광고단가가 비싼 시간대에 더 많은 광고를 편성할 수 있게 됐다. 간접광고·가상광고에 대한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지상파 방송광고만 엄격히 규제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공적 책무가 더 큰 지상파 방송이 오히려 재원제도 면에서 더 불리하게 되어 있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송사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고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거래질서를 통해 이루어지는 동시에 시청권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방송...

    2025.11.09 21:59

  • [미디어세상] 전투적 민주주의의 취약성
    전투적 민주주의의 취약성

    기분 탓일까. 해외의 고명하다는 선생들의 강연을 우리나라 매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최근 스티븐 레비츠키의 연설도 그중 하나다. 동료 대니얼 지블랫과 함께 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로 유명한 그가 ‘민주주의 방어를 위한 세 전략’을 소개한 기사를 ‘한겨레’에서 만났다.평소 두 저자의 글은 나오는 대로 보는 편이라 흥미롭게 읽던 중, 기시감이 들어 확인해보니 언젠가 봤던 내용이다. 2024년 10월 트럼프의 재선을 앞두고 두 저자는 ‘트럼프를 저지할 네 가지 길이 막힌 지금, 한 길은 남았다’는 기고문을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파시스트 또는 독재자가 될 수도 있는 권위주의적 인물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 시점에서 미국 민주정을 구할 방법을 모색했던 글이다.당시 기고문은 트럼프 집권을 막기 위해 민주주의자들이 ‘자유경쟁의 원리’만 붙잡고 있을 수 없다는 자명한 주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미 미국에서 전투적 민주주의를 작동하거나, 정당이...

    2025.10.26 19:54

  • [미디어세상]유튜브 뉴스와 기성 언론의 공진화
    유튜브 뉴스와 기성 언론의 공진화

    ‘주간경향’이 지난달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개인(인플루언서)이 운영하는 유튜브 뉴스 현상에 관해 집중 보도했다. 해석과 프레임 설정을 중심으로 한 유튜브 뉴스 채널이 권력화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논점이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큰 영향력이 있다면 유튜브 채널도 마땅히 상호 감시와 비판 대상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문제 제기였다.유튜브 뉴스는 객관성보다는 의견과 편향에 무게를 두는 한국 기성 언론의 특성을 매체에 맞게 계승, 강화했다. 사실, 객관주의 뉴스는 생래적이기보다는 역사적 산물일 뿐이다. 18세기 후반 서양에서는 시민혁명과 함께 정당정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신문은 정파지 역할을 하게 된다. 지금의 유튜브처럼 사실보다는 일방적 의견과 주장에 무게를 두는 주창 저널리즘을 펼쳤다. 이후 신문은 확대하는 도시 중산층을 목표 이용자로 삼기 시작한다. 이때 더 많은 이를 아우르기 위해 등장한 게 객관 저널리즘이었다. AP 등 뉴스통신사 또한 더 많은 신문...

    2025.10.19 20:46

  • 시민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민주주의의 기반

    허위 조작 정보로부터 어떻게 공론장을 지킬 것인가. 이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한 것은 분명하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토론과 숙의가 점점 위축되고, 의견과 입장이 다르면 타협과 대화는커녕 상대를 악마화하는 현상이 날로 뚜렷해진다. 그러한 분열과 대립을 가져오는 주요 통로가 허위 조작 정보라는 진단도 적절하다.하지만 규제의 허점을 파고드는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등을 법으로 다 막기에는 버겁다. 아무리 청결하게 유지한다 해도 완전히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우리는 무균 상태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어떤 정보가 공론장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발효시키는 효모인지 아니면 부패시키는 독성 세균인지 구분조차 애매한 경우가 많기도 하다.우리나라의 언론 규제는 어떤 면에서는 방어적이다. 조작되거나 유해한 정보의 위험으로부터 공론장과 시민을 보호한다는 접근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위험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에만 규제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상의 자유시장 개...

    2025.10.12 22:03

  • [미디어세상]남용되고 악용될 우려가 있는 그 개혁
    남용되고 악용될 우려가 있는 그 개혁

    언론개혁이 화두인 제22대 국회에 세 가지가 없다. 위태롭기 짝이 없는 언론 현실에 대한 분석이 없다. 개혁 입법이 초래할 사태에 대한 검토가 없다. 제도 개선 목표와 방법을 두고 여론 수렴이 없다. 개혁하자면서 정작 없애야 마땅한 제도는 그대로 두고, 장차 남용될 만한 제도를 놓고 설왕설래할 가능성만 크다.언론개혁을 둘러싼 담론에 세 가지가 뚜렷하다. 진영마다 고유한 피해의식이 뚜렷하고, 당파적으로 동원하려는 전략이 노골적이며,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 따지는 계산은 치밀하다. 관심 있는 공중이 납득할 만한 청사진은 없다. 우당탕 개혁안이 확정되면 누구에게 유리한지 가늠하기도 어렵다.차분히 진행해야 한다. 개혁이란 제도 개선이고, 제도 개선에는 많은 것들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제도를 망치는 저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열심히 망치는 일들도 개혁하자는 취지로 벌이는 짓인데, 누구도 알 수 없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는 데 그...

    2025.09.21 21:34

  • [미디어세상]‘방미통위법’안, 막바지 수정 필요한 것들
    ‘방미통위법’안, 막바지 수정 필요한 것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1일 민주당 주도로 현재의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수 여당 주도이므로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공포까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오래 기다린 미디어 규제 기구 개혁법안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넘어 모든 미디어 간, 그리고 미디어와 통신 간 구별이 희미해져왔지만, 관련 정부 기구는 여전히 여러 부서가 담당 영역을 분할해왔다. 이번에도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반대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디지털 콘텐츠 등에 대한 업무를 통합하지 못했다.변화라고 한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료 방송과 채널 사용 사업자 인허가 권한을 가져온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른바 ‘창조경제’ 실현에 케이블TV가 핵심이라는 난데없는 주장을 강변하며 이것을 포함한 방통위 주요 업무들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로 넘긴 바 있다. 12년이 지나서야 이제는 큰 의미가 없어진 일부만이...

    2025.09.14 21:30

  • 언론중재법 개정 논의, 언론 신뢰 높이는 계기 되길

    민주당 언론개혁특위에서 논의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대다수 언론은 비판하는 보도를 냈고, 언론 현업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만약 손해액의 몇배에 해당하는 배액배상제가 있었다면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김건희씨 관련 의혹 보도가 심각하게 위축됐을 것이라고 한다. 몇몇 언론은 악의가 없어도 거액의 손해배상을 하게 해 ‘언론을 옥죄려는 법안’인 것처럼 보도했다. 단순 실수나 오인으로 인한 허위보도도 엄청난 배상을 하도록 하는 것처럼 오도하려는 속셈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혹시 모를 막대한 손해배상금의 위협은 언론이 스스로 검열하게 하고, 탐사보도를 위축시키며, 비판적 보도를 기피하게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권력자나 대기업의 전략적 봉쇄 소송은 이길 것을 기대하고 하는 것이 아니라 소송 과정을 통해 지레 비판을 위축시키려는 전략이다. 배액배상제는 판결에 따라 효력을 갖게 되므로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고의나 중대과실이 없다면 우려할 일이 아니다. 배...

    2025.09.07 21:32

  • [미디어세상]미워하는 마음과 구부러진 원칙
    미워하는 마음과 구부러진 원칙

    이른바 ‘조국 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광복절 특사로 정치를 재개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행보를 놓고 나오는 언론 논평과 시민 반응은 6년 전 서초동 대 광화문 집회처럼 분열적이다. 심지어 상대방을 나무라는 목소리는 더욱 가혹하고 냉혹하게 들린다. 점잖은 자리에서 ‘조국 사태’는 여전히 누구도 함부로 꺼내지 않으려는 주제로 남아 있다.실로 이 사태는 우리 사회의 기괴한 열정과 무기력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열정과 무기력함은 사법제도에 대한 것이다. 각자 열광적으로 사법적 정의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사법제도에 대한 효능감은 나락 수준이다. 우리는 각자 억울하기 짝이 없다고 호소하는 가운데 (사법제도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면 애초에 법에 호소할 이유가 있나) 정작 그 억울한 사정을 다룬 재판 결과마저 승복할 수 없다고 버틴다(승복할 수 없는 판결을 받은 이후에야 제도의 부당함을 비판할 수 있나).조국 사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외국인에게 그가 ...

    2025.08.24 21:03

  • [미디어세상]영화 ‘추적’으로 본 대한민국 지식사회학
    영화 ‘추적’으로 본 대한민국 지식사회학

    영화 <살인의 추억> 마지막 장면에 형사 역의 송강호가 사건 발생 10여년 후에도 살인 현장 수로를 뒤지는 모습이 나온다. MBC 사장을 지낸 최승호 PD도 형사가 흉악범을 쫓듯 17년째 4대강 녹조를 뒤지고 다닌다. 이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최근 개봉작 <추적>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 굳이 산하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만들려다 실패하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변형으로 추진한 게 ‘4대강 정비사업’이었다. 홍수와 가뭄 피해를 막는 공사만 하겠다고 했지만, 종국엔 원래 운하 계획대로 강바닥을 깊게 파 생태계를 훼손하고 물길을 바꾸고 보로 가둬 녹조가 창궐하게 됐다고 한다.이 일은 ‘합리적 토론으로 공익적 판단을 내리는 공간’으로서의 공론장이 한국 사회에서 실패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석면이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는데도 한국은 1970~1980년대 개발독재 시대에 석면 사용 건축을 허용했다. 관련 학자가 실태를 조사할라치면 ‘기관원’ 등이 쉽게 제압했...

    2025.08.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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