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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세상]반사회적 의견광고의 ‘숙주 매체’
    반사회적 의견광고의 ‘숙주 매체’

    “청년 백골단과 자유민주 민병대는 반란군을 체포하라.” “불법, 좌익, 용공 헌법재판소를 심판하라!”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이나 탄핵반대 집회장에서 뿌려지는 전단지 내용이 아니다. 조선일보 지면을 가득 채운 의견광고다. 광고주에게 돈을 받고 지면만 내줄 뿐이라고 발뺌할지 모른다. 하지만 광고는 지면과 함께 독자의 신뢰를 광고주에게 파는 행위이기도 하다. 길거리 전단지보다는 영향력 있는 언론에 실린 광고에 더 믿음이 가는 이유다. 불량식품은 생산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처벌받는다. 광고나 콘텐츠도 다르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9년 ‘배스킨라빈스 핑크스타’ 광고가 ‘여자 어린이가 진한 화장을 한 채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입술을 근접 촬영해 보여줘 성적 환상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유로 CJ ENM 등에 법정제재인 ‘경고’를 내렸다. 세계적으로도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추세다. 독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혐오표현을 삭제하지 않은 페이스북 등에 거액의 벌금을...

    2025.01.26 20:38

  • [미디어세상]탄핵 이후의 소통 질서
    탄핵 이후의 소통 질서

    어차피 우린 제6공화국에서 벌어질 두 번째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라는 반헌법적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견딜 민주공화국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며칠 후 윤석열이 관저를 떠날지, 몇달 후 그가 파면될지 주술사 점치듯 무당 굿하듯 기다리지 말자. 차분히 또박또박 절차를 밟아 유린당한 헌정질서를 회복하면서 탄핵 이후의 질서는 어떠해야 할지 생각해보자.박근혜 탄핵 이후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과거와 달리 대통령직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는 이유로 정권 초반의 정책적 모호함을 정당화할 수 있었다. 문 정부는 적폐청산과 균형외교로 시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건만, 정작 야당 시절부터 준비해온 개혁정책들을 입법의제로 제시하는 데 게을렀다. 2016년 이후 대선, 지선, 총선에서 연승했던 민주당은 개혁의제를 주도하지 못했고, 심지어 촛불정신을 반영한다던 정부의 개헌안마저 외면받고 말았다. 이른바 ‘개혁적’이라던 정부는 제도화라는 개혁성과도 없이 속절...

    2025.01.12 21:25

  • [미디어세상]내란 보도, 삼인성호의 주술에서 벗어나야
    내란 보도, 삼인성호의 주술에서 벗어나야

    잠시 움츠렸던 내란세력은 우두머리의 선동과 함께 다시 일어났다. 극우 컬트 집단도 동원됐다. 나는 초기에 윤석열과 김용현이라는 망상가들의 돌출 행동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건은 이해관계로 묶인 권력 네트워크가 공유한 집단적 욕망의 표출이란 것을 깨닫는다. 본래 친위 쿠데타라는 것이 권력을 독점, 영속하기 위해 수권 집단이 헌정을 유린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번 일에서 더 심각한 것은 총리, 장관, 그리고 국민의힘 등 보수 권력 네트워크의 반응이다. 이들은 탄핵과 수사 등 헌정질서 회복 조치를 방해하며 내란을 사실상 옹호한다. 나는 이들의 행태가 수괴 처벌 이후에도 한국 내에 민주공화정을 부정하는 극단주의 집단 양성의 단초가 될 것을 우려한다.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거짓도 여러 사람이 맞다고 하면 참으로 여겨진다는 뜻이다. 사회심리학 연구가 이를 실증한 바 있다. 이 실험은 카드 한 장에 그린 기준선 한 개와 다른 카...

    2025.01.05 21:02

  • [미디어세상]진실 추구가 여전히 소중하다
    진실 추구가 여전히 소중하다

    우리 사회는 12월3일 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경험하리라 상상하지 못했던 계엄·내란을 겪었다. 그 밤에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 계엄해제를 위해 국회 본청까지 뚫고 들어간 국회의원들의 용기와 지혜로 계엄은 해제되고 내란 종식의 가닥을 잡았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시민들의 눈과 귀가 막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계엄 포고령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언론사들의 취재 보도가 가능했고, 계엄 세력들은 시민들의 소통을 막기 위해 통신을 통제하지는 못했다. 만약에 계엄 해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언론을 제대로 통제한 상태에서 시민들의 저항을 반국가세력의 난동으로 몰고, 북한의 준동이 있었다는 가상의 상황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면 우리 사회는 수십 년 전의 암흑시대로 돌아갔을 것이다. 아니면 초유의 유혈사태가 벌어졌을 것이다. 사회를 지키는 데 진실의 전달과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경험하는 계기였다.그러나 이런 경험으로 얻은 교훈을 비상의 시기만이 아닌 일상의 삶에...

    2024.12.29 21:16

  • [미디어세상]공화국의 적과 수호자
    공화국의 적과 수호자

    비상계엄 선포를 확인하고 부랴부랴 하던 일을 접었다. 집으로 향하는 광화문 대로에 계엄군은 보이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서 방송과 인터넷을 동시에 켜니, 한쪽은 계엄포고령을 방송하고 있고, 다른 쪽은 국회의사당 내 대치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나는 페이스북을 켜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렇게 쓰기 시작했다. 한국 언론, 백척간두에 서다.“내일 아침, 한국 언론은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에 따라 계엄사의 통제를 받아들여 굴욕적으로 입을 다물 것인가. 아니면 엄중히 사태를 직시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결연히 언론자유를 실천할 것인가.” 나는 또 이렇게 말했다. 언론사마다 기자마다 생각이 다르고 현실인식도 다르겠지만, 굴욕적으로 계엄사령부의 언론 통제를 수용하는 언론은 스스로 선언한 자유를 부정하는 격이라고.용감하고 현명한 시민 덕분에 국회는 2시간35분 만에 계엄해제를 의결했다. 덕분에 우리 언론은 다음날 계엄사의 언론 통제를 마주할 일이 없었다. ‘가짜뉴스, 여론조...

    2024.12.15 20:42

  • [미디어세상]언론자유 훼손하는 내란 세력 물러가라
    언론자유 훼손하는 내란 세력 물러가라

    윤석열은 취임 후 지금까지 언론자유를 끊임없이 훼손해 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자신을 비판한 언론에 벌을 주었다. 권력자에 대한 비판은 권력남용과 무능을 막기 위한 필수적 사회기능이다. 하지만 윤석열은 자신에겐 적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형법상 명예훼손 조항을 악용해 비판적 기자들을 인신 구속까지 했다. 수석비서관들이 회칼 테러를 거론하며 기자를 위협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에게 한 질문이 무례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호처는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시민의 입을 막아 끌어내고, ‘황제 골프’를 취재하던 기자를 방해했다. 헌법 수호 책무를 지는 대통령으로서 윤석열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를 도리어 탄압했다. 헌법을 위반한 윤석열을 탄핵하라.윤석열은 불법적으로 야당 추천 위원 임명을 미루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여권 다수로 만들었다. 이런 꼼수로 촉발된 방통위원 부족 상태에서 급히 처리한 공영방송사 새 이사 임명은 법원에 의해 집행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책임을 묻고자 ...

    2024.12.08 20:30

  • [미디어세상]태산명동에 서일필?
    태산명동에 서일필?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는 말이 있다. 요란했지만 결국 쥐 한 마리로 인한 소동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쥐도 없는 사례가 있다. 소위 뉴스타파의 윤석열 대선 후보 명예훼손 보도 사건이다.뉴스타파는 대선 3일 전인 2022년 3월6일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김만배의 주장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받아 당시 윤석열 검사가 주임검사인 부산저축은행 수사팀의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는 의혹이 있음을 제기하는 보도였다. 검찰은 2023년 9월1일 김만배와 나눈 대화를 뉴스타파에 제공한 신학림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2024년 7월 김만배, 신학림, 뉴스타파 대표 김용진, 보도 기자 한상진을 윤석열 대선 후보 명예훼손 건으로 기소했다.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대통령실과 여당은 뉴스타파 보도를 민주당과 합작한 희대의 대선 공작이라며 공...

    2024.12.01 20:41

  • [미디어세상]이념에 절고 전략에 찌든
    이념에 절고 전략에 찌든

    선거 만사인 민주정에서 살다보면 이런 일을 당한다. 이념이니 정체성이니 앞세우고, 전략이니 정책이니 떠들던 자들도 일제히 입 다물고 국민 선택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한국의 민주화세력은 2012년 대선에서 단일후보가 나서고도 패하면서 씁쓸하게 결과를 수용해야만 했다. 멀게는 야권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다며 분열하여 참패한 1987년 대선 때도 그랬다. 미국 민주당은 2000년 고어와 2016년 힐러리가 대선에서 각각 속절없이 패배하면서 현실을 점검할 기회를 가졌다. 그래도 이번 해리스의 패배는 몹시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고어와 힐러리는 투표자로부터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 확보에 실패했지만, 해리스는 박빙으로 붙어 싸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완벽히 진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선거가 만사라면 패배를 통해 배워야 한다. 모두 이념에 절고 전략에 찌든 각자 생각을 내려놓고 유권자의 선택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번 해리스의 패배가 심란한 이유는 유권자의 표심을 보면서도...

    2024.11.17 21:32

  • [미디어세상]‘앵커 한마디’와 방송 공정성
    ‘앵커 한마디’와 방송 공정성

    지난 미국 대선에서 ‘워싱턴 포스트’가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미국 신문은 특정 후보 지지 사설을 싣는 것이 일반적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발생할 사업상 불이익을 걱정해 이 신문 사주가 해리스 지지를 막은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미국, 영국 등과 달리 한국 신문은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2002년 대선 당일 조선일보의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라는 사설이 이례적이었다.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한 것을 철회한 뒤 이 신문은 “유권자들의 선택은 자명하다”며 사실상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다. 물론, 사설로 굳이 밝히지 않아도 한국 유권자들은 어느 신문이 누구를 미는지 잘 안다.미국 신문이 지지 선언을 하는 것은 중차대한 국가사에 의견을 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주요 이슈에 사설로 자사 생각을 밝히는 일상적인 일의 연장일 뿐이다. 다만 이것은 사실 기반의 객관 보도를 추구하는 일반 기사들이 만들어낸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2024.11.10 20:44

  • [미디어세상]공영방송의 독립성, 제도로 보장해야
    공영방송의 독립성, 제도로 보장해야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많다. 공정하고 깊이 있는 진실 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사회 유지에 꼭 필요한 보편적 가치의 생산 등 이윤 추구가 우선인 상업 매체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적 기능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다. 그중에서도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진실의 전달은 공영방송의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 공영방송이라 자부했던 KBS의 보도 기능은 추락하고 있다. 2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바꾼 이사 구성을 이용해 사장 교체를 강행하고, 그 사장이 비판적 프로그램을 폐지 또는 변경하고 진행자를 교체하는 등 전횡한 결과 KBS 신뢰도를 추락시키더니 보도 기능마저 왜곡시켰다.각 방송사의 메인 뉴스 시청자 수에서 1위를 하던 KBS는 현 사장 체제 들어서 추락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닐슨 코리아가 집계한 10월 수도권 메인 뉴스 시청자 수 추이에서 지상파·종편 모두 뉴스 시청자 수가 늘었지만 오직 KBS만 감소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사회적 관심이...

    2024.11.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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