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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세상]왜곡된 언론 현실, 야당이 되돌려놔야
    왜곡된 언론 현실, 야당이 되돌려놔야

    총선이 끝났다. 여당은 참패했다. 국민의힘은 위성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포함 108석,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 포함 175석, 조국혁신당은 12석의 국회 의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이었던 정권심판론을 원용하면, 유권자들은 정권을 심판했다.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은 것은 어느 한 요인 탓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권의 부당한 언론 장악 과정이 적지 않은 몫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 공영방송의 교두보로 방송통신위원장을 해임했고, 야당 추천 방송통신위원의 임명은 거부했다. 그 결과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의 위원만으로 5인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를 운영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해불가다. 임기가 남은 공영방송 KBS의 이사장과 이사들을 해임하고 여권에 유리한 이사로 교체했다. 다수를 점한 여권 성향의 이사들은 사장을 해임했다. 신임 사장은 절차도 지키지 않고 프로그램 진행자를 교체하거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단협에 규정된 국장임명동의제를 거치지...

    2024.04.14 21:50

  • [미디어세상]다음 국회는 방통심의위를 개혁해야
    다음 국회는 방통심의위를 개혁해야

    애쓰모글루의 <권력과 진보>를 읽다보면 ‘전망 과두체’란 개념을 만난다. 저자의 정의에 따르면, 유사한 배경과 세계관, 그리고 열정을 지녔지만, 비슷한 맹점을 공유하는 기술 지도자 집단을 뜻한다. 이 책의 요점이 기술이란 곧 제도요, 따라서 제도적 설계를 뒷받침하는 전망과 경쟁 담론들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니 전망 과두체를 ‘제도의 전망을 공유하는 지도자들’로 확장해서 이해해도 좋겠다.이 나라 매체제도를 통제하는 과두체의 전망이 어둡고 위태롭다. 민주정에서 과두체가 위험한 이유는 자명하다. 유사한 사고방식을 가진 자들이 타인의 목소리를 배제하면서 파괴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망 자체가 결국 과두체의 이익만 돌보는 이기적인 것이라면 시민은 그런 과두체를 용납해선 안 된다. 애쓰모글루는 그래서 부지런히 대항적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야만 과두체의 맹점을 지적할 수 있고,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경쟁을 도모할 수 있다.나는 제22대 국회가 ...

    2024.03.31 20:31

  • [미디어세상]수박 깨기와 유튜브 정치
    수박 깨기와 유튜브 정치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의 공천 탈락 과정은 극단화하는 정치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진보 보수 구분 없는 다수 언론의 지적에도 이재명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스템 공천이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정식의 결과값은 공개되지 않은 입력값을 유추하게 한다. 특정 성향 후보들이 거의 탈락했다면 이 시스템은 그런 의도로 꾸며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2022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내부총질’ 죄로 쫓겨난 것도 당의 공식 시스템을 통해서였다. 일부 친민주당 유튜브 채널이나 온라인 게시글을 보면 이 기회에 “수박을 확실히 깨야 한다”는 주장이 넘친다. 공천 문제를 지적하는 경향신문 등의 기사에는 언론사와 기자에 대한 악플이 달린다. 이 글도 아마 같은 반응을 얻을 것이다.여야를 망라한 분열과 증오의 정치는 유튜브 등 온라인 미디어와 공생한다. 일부 유튜브 정치 채널은 강한 정파성으로 이용자에게 ‘교리’를 학습시킨다. 몰랐던 상세한 사실과 배...

    2024.03.24 20:09

  • [미디어세상]선거방송심의위원회, 희화화 길을 선택하려나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희화화 길을 선택하려나

    선거 기간에는 심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이하 선방위)를 별도로 구성하여 운영한다.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학계, 시민단체 등의 추천 위원으로 선거 방송의 공정성을 엄정하게 심의하기 위해 구성한 것이다. 그런데 선방위가 외려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호사가들의 술안주 거리도 못 되는 사안을 심의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MBC는 2월27일 일기예보 소식을 전하며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이례적으로 1㎍/㎥까지 떨어졌음을 알리면서 ‘1’을 시각적으로 크게 강조하였다. 1의 색은 당연히 파란색이었다. 미세먼지가 가장 좋은 상태를 나타내는 색이 파란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란색이니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기호 1을 연상케 하는 것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MBC가 선거운동성 방송을 했다고 비난하였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추천 몫인 최철호 선방위 위원은 허위 사실...

    2024.03.17 20:18

  • [미디어세상]세기의 판결이 될까, 그저 혼란일까
    세기의 판결이 될까, 그저 혼란일까

    지금 미국 연방대법원에 수정헌법 제1조 관련 재판이 하나 진행 중이다. 여기에서 인터넷 담론 지형을 뒤흔드는 세기의 판결이 나올지 모른다.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가 자기 사이트에서 ‘내용중재(content moderation)’하는 행위를 헌법적 권리로 보아 과도한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플랫폼 사업자가 자기 사이트에서 특정 내용물을 삭제하거나 재배열하는 행위는 일종의 ‘사적 검열’이기에 규제해야 마땅하다는 텍사스와 플로리다의 새 법을 합헌이라고 판결할지도 모른다.쟁점을 단순화해 비유하자면, 서울시가 조례를 만들어 서울 책방들의 도서 진열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명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한 동네 서점이 소수자 집단에 대한 증오를 설파하는 책들만 잔뜩 진열하며 장사해도 그대로 둬야 하냐는 데 있다. 이건 또 규제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렇게 되면 바로 옆 책방에서 진보적 견해를 소개...

    2024.03.03 20:05

  • [미디어세상] 디올백 사건과 저널리즘 윤리
    디올백 사건과 저널리즘 윤리

    사적으로 함께 밥 먹는 자리에서 한 젊은 기자가 물었다. “김건희 여사 디올백 보도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결과적으로 이미 공익성은 달성한 것 아닌가요?”라고 답했다. 김 여사가 불법 가능성이 큰 고가의 선물을 받았고, 김 여사의 활동에 공적 관리가 부실하다는 정황을 드러내 고칠 기회를 준 점이 바로 그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답했다. 취재방식의 문제는 공익성으로 상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익을 위해선 모든 방식이 가능할까? 그 기자에게 마무리하지 못한 이야기를 지금 하려 한다.저널리즘 기본 원칙을 어기는 보도 방식을 수용할지는 일반적으로 공리주의적 패러다임을 적용한다. 잃은 것에 비해 얻을 것이 많다면, 적은 희생으로 다수를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자는 게 공리주의다. 기자들은 정치인 등 전문 직업인의 거짓말에 엄격한 편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행하는 취재 목적의 거짓말엔 그렇지 않다. 인권, 자유, 평등의 칸트주의적 절대 도덕...

    2024.02.25 20:14

  • [미디어세상] 미래가 현실을 좌우?
    미래가 현실을 좌우?

    <백 투 더 퓨처>는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전으로 돌아가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공상과학 영화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과학으로는 불가능한 상상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영화적 상상으로 그냥 즐기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다고 믿는 어이없는 현실이 있다.KBS 제작1본부장은 <다큐 인사이트>에서 4월18일 방송 예정했던 ‘세월호 10주기 방송-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 방송을 6월경으로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이로 인해 KBS 안팎은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런데 연기 지시 이유 중 하나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올해 총선은 4월10일 치러진다. 4월18일 세월호 특집을 본 시청자들이 4월10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투표로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의 결과다. <다큐 인사이트> 예고편과 보도자료도 통상 방영 이틀 전 나간다고 하니 <다큐 인사이트> 제작 과정이 영향을...

    2024.02.18 20:01

  • [미디어세상] 언론에 대한 고민에 초대한다
    언론에 대한 고민에 초대한다

    옌푸는 1896년 <천연론(Evolution and Ethics)>을 번역하며 영어의 ‘롸잇스(rights)’를 권리로 옮겼지만 불만이었다. 권리의 한자 權과 利 어디에도 ‘정당하다’는 뜻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정당함은 直이니 권리를 민직이나 천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현대 동아시아 사람들은 이런 사정을 모른 채 권리를 말한다. 진관타오와 류칭펑이 지적했듯이, 그래서 동아시아에 개인의 자율성에 근거한 정당성이 취약한지도 모른다.언론에 대해서도 유사한 문제 제기가 있다. 며칠 전 한국언론학회 전임회장단 오찬모임에서 나온 말이다. 제1공화국 헌법은 제13조에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규정했고, 이 조문은 우리 공화국의 헌법 제21조에 유전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의 영문판이 확인해 준 언론은 ‘스피치’요, 출판이 ‘더프레스’다. 나는 평소 가졌던 의혹이 당혹감으로 변하는 경험을 했다. 의혹이란 평소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자들이 어쩐지 ...

    2024.01.28 20:19

  • [미디어세상] 공정성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주창 저널리즘
    공정성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주창 저널리즘

    저널리즘 원칙을 벗어난 한국의 언론 관행 중 많은 것들이 독재 시절에 생겨났다. 권력 눈치를 보는 과정에서, 반대로 권력의 위세를 뚫고 진실을 알리려는 과정에서 굳어진 것들이다. 예를 들어, 한국 언론은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안을 사건·사고 기사 방식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맥락은 무시한 채 언제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만 알리고 만다. 연구자들은 이것이 독재 정권 아래, 표면적 사실만 다룸으로써 권력이 싫어하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피하려는 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이런 사건·사고형 기사 쓰기는 수습 기간 등 입사 초기에 주로 경찰서를 취재하며 배운다. 민주화 이후 이 경향은 ‘따옴표 저널리즘’이라는,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하지 않고 남의 말만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변태했다. 객관이라는 명분 아래 책임도 지지 않고 자극적 표현을 배달해 눈길도 끄는 고효율 방식이다. 강고한 국가 권력 아래 정보공개의 불충분성 등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2024.01.21 20:19

  • [미디어세상] 방심위원 해촉 건의, 대통령이 거부해야
    방심위원 해촉 건의, 대통령이 거부해야

    방송통신정책규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도 여당 추천 위원들의 일방 독주 체제를 강화할 모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이 야당 추천 위원 후보의 임명을 거부하고, 위원장을 해임한 이후 임기가 지난 위원들의 추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이동관 전 위원장은 탄핵 대상이 되자 먼저 사퇴하고, 대통령은 김홍일 위원장을 즉각 임명하여 대통령 직속 기관(?) 체제를 유지시켰다. 2인 체제가 몇개월 이상 지속하면서 5인의 위원회 구조를 정한 법 취지는 원천적으로 부정됐다. 그런데 방심위도 여당 추천 위원 일방 독주 체제를 기도하는 모양이다. 지난 12일 위원회는 비밀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김유진 위원을, 폭력행위 욕설 심의업무 방해 행위를 이유로 옥시찬 위원을 해촉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럼 9인의 위원회가 대통령, 여당 추천 4인과 야당 추천 1인의 구조로 전락하는 것이...

    2024.01.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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