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4월2일. 강원도 7사단 일반전초(GOP). 허원근 일병이 숨진 채 발견됐다. 내무반에서 50m쯤 떨어진 폐유류 창고 뒤였다. 사건 직후 7사단 헌병대는 허 일병이 군복무 염증으로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대장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견디기 어려워 자살했다는 거였다. M16 소총으로 오른쪽 가슴에 쐈지만 치명상을 입지 않아서 다시 왼쪽 가슴에 두 번째로 쐈으나, 역시 치명상을 입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서 총구를 오른쪽 눈썹 위에 대고 세 번째 총탄을 쐈고, 두개골 파열로 사망했다는 거다.아무리 엄혹한 군인세상이라 해도, 이런 수사를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가족은 당연히 의문을 제기했다. 첫 휴가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무엇보다 1m짜리 소총으로 스스로 가슴에 2발, 머리에 1발을 쏘고 자살했다는 걸 믿을 수는 없었다. 아버지 허영춘은 1984년부터 줄곧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싸웠다. 고단한,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었다.전두환이 물러나자 희망이 ...
2016.02.24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