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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 [NGO 발언대]광장의 시야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목소리
    광장의 시야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목소리

    시국 대응을 위해 24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탄핵 찬성·반대 집회 모두에 참여하지 않은 청년들을 인터뷰하는 ‘언급되지 않는 청년 100인의 목소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상이 바빠 집회에 참여할 여유가 없는 노동자, 탄핵안 가결 후 집회가 끝났다고 인지한 청년, 서울 중심의 집회 환경으로 인해 참여가 어려운 비수도권 거주자까지. 광장의 바깥에서 계엄 정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이 모이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집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여의도, 남태령, 한남동, 광화문 등지에서 시민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탄핵안 가결 이후 상당수 시민은 정치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와중에 미디어는 탄핵 찬성·반대 집회의...

    2025.03.02 20:35

  • [NGO 발언대]변희수재단 설립 방해에 맞서다
    변희수재단 설립 방해에 맞서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는 치열한 삶을 살았다. 자기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싸웠고, 부당한 강제 전역 처분 결정에도 맞섰다. 순직을 결정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으며, 결국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나서야 명예롭게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승리했고, 차별에 맞선 그녀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변희수 하사 4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 또 다른 투쟁을 시작했다.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고 트랜스젠더를 지원하고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단법인 변희수재단’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변희수재단은 9개월 전 법인 설립 허가 서류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노골적으로 성소수자 혐오를 해온 안창호 위원장은 헌법상 보장하고 있는 성소수자의 결사의 자유를 침해했고, 20일 이내 허가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는 인권위 규칙마저 어기며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심지어 접수 시기가 한참 늦...

    2025.02.23 21:01

  • [NGO 발언대]긍정의 언어·연결의 언어가 필요하다
    긍정의 언어·연결의 언어가 필요하다

    극우화나 파시즘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서울서부지법 폭동이 남긴 상흔이 크다. 폭력을 일상의 수단으로 삼고 조장하는 이들을 어떤 세력으로 규정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있다. 그들을 정체화하고 호명하는 순간 공론장의 일부로 공고화될 거란 우려다. 국회에 결코 등장해선 안 되었던 ‘백골단’처럼 이들을 공적 무대에서 비가시화하는 것이다. 나아가 극단주의자들을 합리적 보수와 분리해야 한다고도 한다. 이는 보편적 합의를 중심으로 연합을 형성해 그들을 소수파로 낙오시키는 전략이다. 이러한 구상들은 대체로 현 시기 사회운동의 역할과 맞닿아 있다.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누구와 연합해 무엇을 이룰 것인가.여전히 여당을 지지하는 다수의 시민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는 탄핵에 찬성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탄핵에는 반대하지만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고, 서부지법 폭동에 단호히 반대하는 시민들도 있다. 역시나 이들 모두가 선거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파적 이해에 따라 선관위...

    2025.02.16 21:24

  • [NGO 발언대]한발도 못 나간 동자동 공공주택, 끝 안 보이는 ‘희망 고문’
    한발도 못 나간 동자동 공공주택, 끝 안 보이는 ‘희망 고문’

    4년 전 정부는 동자동 쪽방 지역의 공공주택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가난한 이들을 쫓아내기만 했던 개발 역사에서 새로운 시도였고, 한 평 쪽방에서 살아온 주민들에겐 희망이었다. 기쁨도 잠시, 동자동 골목마다 빨간 깃발이 나부꼈다. 공공주택사업을 반대하는 건물주들의 표식이었다. 익숙하던 골목에 등장한 깃발 사이를 걷는 것은 고역이었다. 그것은 분명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환영하는 주민들에 대한 경고였다. 주민들의 월세로 돈을 벌면서도 주민들을 무시하거나 꺼림칙해하는 쪽방 건물주들이 얼마나 많은가. 마을엔 잘 와보지도 않던 이들의 눈빛이 깃발이 되어 성성하게 나부꼈다.4년이 지났다. 공공주택사업을 선언한 정부는 그간 사업을 한 치도 진척시키지 않았다. 시행의 첫 단계인 지구 지정조차 멈춰 있는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쯤 공공임대주택에 이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쯤 되니 아예 추진하지 않으려는 것 아닌가 싶다. 사업이 멈춰 있다 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

    2025.02.09 20:50

  • [NGO 발언대]그들의 시계는 여느 때처럼 돌아가고 있다
    그들의 시계는 여느 때처럼 돌아가고 있다

    설 연휴가 지나도 새해가 시작된 것 같지 않다.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내란동조 세력들은 여전히 버티고 있고, 서울서부지법에서는 끔찍한 폭동이 자행됐다.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계엄 정국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상식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하지만 계엄 세력과 싸운다고 해서 세상의 시계는 멈춰주지 않기에,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무수한 일들이 소리소문 없이 벌어지고 있다.지난달 23일, 대법원은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3000가구에 달하는 피해를 낳은 전세사기범 남모씨 등에 대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1심에서 남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공인중개사 등 공범들 역시 4~13년의 실형을 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 형량이 절반 이상 줄어 남씨는 징역 7년, 공범들 역시 무죄나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됐다. 피해자가 수천명에 이르고 그중 4명의 목숨까지 앗아간 범죄에 대한 판결치고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전세사기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2025.02.02 20:57

  • [NGO 발언대]어떤 선언도 성소수자를 지울 수 없다
    어떤 선언도 성소수자를 지울 수 없다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미국 성소수자 지원단체에 상담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외로움과 고립감, 누군가의 표적이 되거나 신체적 해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긴급 상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2개월 만에 현실이 되었다. 트럼프는 취임했고, 부자들과 권력을 가진 자들만 초대된 화려한 취임식 모습은 평화, 환경, 인권 등 모든 영역에서의 후퇴와 인간 존엄에 대한 위협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트럼프는 취임식이 개최된 날, 약 100건의 행정명령을 단행했다. 남성과 여성 두 성별(sex)만 인정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임을 선언했고, 연방정부 내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여성을 젠더 이데올로기 극단주의로부터 보호하고, 생물학적 진실을 회복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으로 인해 트랜스젠더는 곧 거짓된 사람이자, 여성에게 위협을 가하는 잠재적 가해자가 되었다. 앞으로 트랜스젠더의...

    2025.01.26 20:30

  • [NGO 발언대]우린 아직 내전과 소멸의 입구에 있다
    우린 아직 내전과 소멸의 입구에 있다

    윤석열이 체포·구속되었다. 이로써 ‘내란동조 세력’과 ‘민주공화국 수호 세력’ 간 대결의 한 국면이 종료됐다. 체포를 두고 경호처를 비롯한 내란동조파의 격한 저항이 우려되었으나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백골단의 국회 등장에 사적 폭력의 그림자가 드리웠으나 내란동조파 내에서도 거부당하며 소극으로 정리되었다.그러나 윤석열이 구속되자 일부 시위대가 서울서부지법에 테러를 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들 내부에서 폭력행위가 대항폭력식으로 정당화되면서 내란동조파의 주류로 받아들여질지, 사적 폭력에 대한 내부 비판이 작동하며 소수로 전락할지가 관건이다. 더불어 헌재 앞 등에서 폭력을 동반한 세력 간 전면적인 대결로 치닫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당장의 폭력 사태를 막아내는 것 외에도 우리는 현재의 헌정위기가 장기화·영속화되지 않도록 단단히 되돌아봐야 한다. 한강진 등지에서 마주한 유사내전은 앞으로 펼쳐질 전면전의 예고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포-구속-파면의 ...

    2025.01.19 20:40

  • [NGO 발언대]용기를 빌리러 광장에 간다
    용기를 빌리러 광장에 간다

    할머니가 낳은 여섯 남매의 자녀들은 할머니의 무릎에 모여 앉아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할머니의 주요 레퍼토리는 6·25전쟁이었다. 시어머니와 시동생들의 손을 붙잡고 서울을 떠나 오른 피란길의 기억이 밤마다 펼쳐졌다. 먹을 것을 나누어 준 낯모르는 이웃들, 첫아이를 출산한 정읍, 갓난아이를 안고 넘은 지리산, 부산에 도착해 다시 할아버지를 만나는 이야기를 나는 듣고 또 들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언제나 당부였다. 혹여나 다시 전쟁이 나거들랑 눈에 띄는 행동을 삼가고, 서로를 찾지도 말아라. 전쟁 중에는 어떻게든 목숨을 부지하고 전쟁이 끝나면 꼭 다시 만나자.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세상을 떠난 가족과 이웃의 얼굴을 숱하게 기억하는 가족의 지침은 ‘가만히 있으라’였다.지난 12월3일, 계엄령이 선포되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국회로 달려갔다. 국회에 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다만 화가 났다. 모두가 하루하루의 노동으로 일구는 이 사회를 언제...

    2025.01.12 21:11

  • [NGO 발언대]사고가 아닌 시스템의 실패를 바로잡아야
    사고가 아닌 시스템의 실패를 바로잡아야

    2016년, 친형인 고 이한빛 PD가 방송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세상을 떠난 후, 업계 노동환경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과로사를 비롯한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유명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자가 야근 후 심야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단순 교통사고로 볼 수도 있지만, 교통량 대비 사고와 사망 비율이 심야 시간대에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 자정 이후 퇴근이 일상화된 업무환경을 고려하면 단순히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는 시스템의 문제를 방치한 결과로, 업계의 누구든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다.지난해마저 대형 참사를 겪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생명을 잃은 충격은 온 국민에게 깊은 슬픔을 안겼다. “잊지 않겠다,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음에도 참사는 또다시 되풀이됐다. 정부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지만, 이태원 참사 때 처음 등장해 정쟁의 심...

    2025.01.05 20:56

  • [NGO 발언대]광장의 무지개가 일상이 되길
    광장의 무지개가 일상이 되길

    비상계엄은 겨우 붙잡고 있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새해 계획을 잘 세워봐야겠다는 다짐은 사라진 지 오래고, 이제는 안갯속과 같은 미래의 불안을 매일 맞닥뜨리게 되었다. 동시에 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광장이 열렸다.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꾹꾹 눌러왔던 억압의 상처가 분출되었다.성소수자 단체들도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함께하고 있다. 광장에 마련된 ‘무지개 존’은 연대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곳에서 생애 첫 발언을 한 청소년 성소수자는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자신의 발언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평소 위기 상황이 자주 발생해 걱정을 많이 하던 내담자였는데, ‘무지개 존’에서 만난 시민들의 환호와 격려가 큰 힘이 되었으리라 짐작해 본다.한편 12월에 청소년 성소수자의 일상이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했다.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은 보건복지부에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2024.12.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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