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NGO 발언대
  • 전체 기사 456
  • [NGO 발언대]선언 위주의 약속들, 또 5년을 잃을 것인가
    선언 위주의 약속들, 또 5년을 잃을 것인가

    다음주에 선거를 치른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탄핵 이후 시간이 빨리 흘러서가 아니라,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임에도 정책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두 번의 TV토론까지 마친 지금, 남은 일주일 동안 공약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들지 않는다.전세사기 대응 공약만 봐도 그렇다. 아예 관심조차 없는 내란 정당의 후보는 차치하고, 이재명 후보가 내건 ‘보증제도 개선’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은 구체성이 너무 부족하다. 다양한 피해 유형을 반영한 구제안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설계가 보이지 않는다. 전세사기는 건설·금융·세금·법률이 얽힌 구조적 문제다. 실효성 있는 대책은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등 여러 관계 부처의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공약은 여전히 국토교통부 중심 대응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전 정부처럼 근본적으로 접근하지 않아 피해가 반복되는 일을 막으려면, 보다 더 전향적인 정책 기획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후보가 직접 강조한 정책이...

    2025.05.25 20:39

  • [NGO 발언대]성소수자에겐 차별금지법이 방탄복이다
    성소수자에겐 차별금지법이 방탄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방탄복’을 입고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했다. 선거운동을 할 때도 피습 위험이 있어 유권자와 거리를 두었고, 급기야 저격용 소총이 밀반입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누군가의 신변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방식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다.같은 날, 21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10대 공약이 발표됐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제외하곤 ‘성평등과 인권’ 공약은 사라졌고, 차별금지법 제정과 같은 광장의 ‘사회 대개혁’ 요구는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종교계 반발을 이유로 ‘사회적 합의’가 되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 있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고, 그 합의라는 과정마저 위임해 버렸다. 차라리 민주당 내부의 합의가 부족했고, 그동안 정치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편이 더 솔직해 보인다. 이는 무관심을 넘어 무책임이고, 정치가 해야 할 역할마저 포기한 것과 같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의지’의 문제지만, 이 후...

    2025.05.18 19:48

  • [NGO 발언대]대통령의 ‘권한 분산’ 절실하다
    대통령의 ‘권한 분산’ 절실하다

    예측불허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통령 선거가 순탄치 않다.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 판결한 탓이다. 절차와 시기 모두 부적절했다. 대법원은 파기자판을 통해 ‘즉각 개입’은 하지 않았지만, 개입 의지를 충분히 드러낸 것이다. 대법원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스스로 키웠다.다행히 서울고법이 재판을 선거 이후로 미루면서 당장 극한 갈등은 봉합됐다. 그러나 대법원의 속도전은 선거 이후에도 재판을 이어갈 것이란 포석으로 읽힐 수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헌법 84조 문제도 남아 있다. 법 조항에 대한 해석이 우리 공동체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상황이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다른 한편, 대법원의 행위는 사법부에 의해 선거가 교란되거나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선거는 인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우리 공동체 구성의 가장 기초적인 원리다. 더군다나 법의 지배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주의 민주공화국에서 최종 심판자인 사법부의 ‘정치적’ ...

    2025.05.11 20:08

  • [NGO 발언대]의료급여 개악을 멈춰라
    의료급여 개악을 멈춰라

    보건복지부가 가난한 이들의 최후 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비용 절감의 칼날을 댄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급여 제도 개선방안’은 지난해 거센 반발로 무산된 개정안보다 후퇴했다. 주 내용은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외래 이용 시 정액제(최대 2000원)였던 본인부담금을 정률제(최대 8%)로 바꾸는 것이다. 최대 20배 늘어나는 의료비는 수급자에겐 날벼락이다. 복지부는 진료 1건당 상한 2만원 제한을 덧붙였지만, 근본적 부담 완화는 아니다.‘불필요’한 의료 이용 억제를 위한다지만 이는 의도적인 착시다. 건강보험 가입자와 달리 의료급여 수급자 대부분은 건강이 나빠 일을 할 수 없기에 그 자격을 얻는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장애인·노인·만성질환자 비율이 높아 병원 이용이 잦을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이러한 사실을 쏙 뺀 채 건강보험 가입자와 1인 의료비를 단순 비교해 수급자를 도덕적 해이로 몰고 있다.현재 의료급여 체계도 불충분하다. 2021년 기...

    2025.05.04 20:21

  • [NGO 발언대]꼭 ‘신혼’인 ‘부부’로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면
    꼭 ‘신혼’인 ‘부부’로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면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여느 때처럼 수백만 가구 주택 공급 공약이 쏟아질 것이다. 조세나 개발 규제처럼 논쟁이 예상되는 정책과는 달리, 부담 가능한 주택을 많이 짓겠다는 약속에 반대할 유권자는 드물다. 남발되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택 공급 대상을 설정하는 기준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신혼부부’다.대다수 주택 공약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묶어 발표한다. 청년이면 청년이고 부부면 부부여야 할 텐데 혼인 기간 7년 이내 2인 가구만 연령대와 무관하게 특별히 묶는 정책적 목표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는 않다. 단순히 출생률 때문인가. 결혼이 출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시대는 지나갔다. 가족이라는 틀, 육아 문화, 노동 환경 등 복합적 요소를 배제한 채 혼인 7년 이내란 기준으로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주거 정책의 대상 역시 신혼 여부가 아닌 실제 생활 단위를 기준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가령...

    2025.04.27 20:24

  • [NGO 발언대]성소수자 정책 과제를 다시 준비하며
    성소수자 정책 과제를 다시 준비하며

    윤석열이 파면됐다. 이후 대선 일정이 확정되며 각 정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파면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해산되어야 마땅할 정당의 후보들까지 참여하는 선거 리그를 보고 있자니 답답함을 더 느끼게 된다. 다만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광장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사회대개혁 과제를 모아 가는 과정을 보며 민주주의가 더 단단해졌다는 사실에 안도할 뿐이다.광장의 주요 구성원이던 성소수자들도 대선을 앞두고 바빠지기 시작했다. 성소수자 정책 과제를 준비하고, 캠페인을 기획하며,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상상하고 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사회적 소수자 인권 과제를 거론조차 하지 않는 정당들이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과연 누가 성소수자 요구안을 들어줄지 모르지만, 성소수자도 선거권을 가진 시민이자 광장의 일원이었기에 ‘요구’가 흩어지지 않고, 선거 이후 ‘약속’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끔 치열한 활동을 계획하고 ...

    2025.04.20 20:12

  • [NGO 발언대]개헌도 내란 종식을 위한 과제다
    개헌도 내란 종식을 위한 과제다

    국회의장의 개헌·대선 동시 투표 제안은 큰 논란을 낳았다. 다양한 반대 의견이 제기됐으나 단연 눈에 띈 것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시기상조라는 주장, 즉 ‘내란 종식 우선론’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다수 의원들이 개헌에 동의하면서도 당장은 어렵다며 내세운 논리다. 하지만 “내란 완전 종식, 그것만이 최선이자 최우선 과제”(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라고 했을 때, 개헌은 왜 내란을 ‘완전 종식’하는 과제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국회의장발 논란은 개헌의 시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곧 ‘내란 종식이란 무엇인가’를 둘러싼 논란이기도 한 것이다.우리는 종식에 앞서 내란이 무엇이었는지 우선 따져봐야 한다. 내란 세력은 누구이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그것은 개인이나 집단, 파벌일 수도 있고 특정 정당이나 국가기관일 수도 있다. 또한 제도나 법률일 수도 있으며 정치문화나 규범일 수도 있다. 나아가 현행 헌법도 종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내란을 촉...

    2025.04.13 21:18

  • [NGO 발언대]공간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공간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베를린 템펠호프는 폐쇄된 공항이자 광활한 시유지다. 오랫동안 공원이던 이곳에 베를린시는 도서관과 주택 공급 계획을 세웠으나 2014년 시민 반대로 무산됐다. ‘100% 템펠호프’라는 시민단체가 주도한 주민투표 결과 부지 전체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녹지와 시민 공간으로 남기기로 했다. 주거지가 불필요해서는 아니다. 그러나 시의 계획은, 임대주택의 공급 비율이 낮고 주택 임대료도 높았다. 평범한 시민보다는 민간 부동산 업자들을 위한 정책이었다. 스케이트를 타고, 반려동물과 산책하던 공원이 평범한 시민들이 갈 수 없는 곳이 되는 일. 공간에 대한 시민적 권리를 박탈당하는 일. 베를린 시민들이 시 계획을 거부한 이유다.서울에도 대규모 공공부지가 있다. 은평구 혁신파크는 약 11만㎡에 달하는 시유지다. 그러나 활용 방안은 베를린과 사뭇 다르다. 지난 2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혁신파크 기업 매각 절차를 강행했고, 서울시는 4월11일까지 4만8000㎡를 매각한다. 작은 카페와 시민들의 휴식...

    2025.04.06 20:44

  • [NGO 발언대]광장의 울림을 시민의 언어로
    광장의 울림을 시민의 언어로

    지난주 금요일 열린 ‘언급되지 않는 청년 100인의 목소리’ 토론회는 광장 밖에 있던 청년 시민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탄핵 이후 시민들과의 소통 방안을 모색하려는 시도였다. 인터뷰 참여 청년 중에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고 계엄 정국에서 벌어진 ‘줄탄핵’이라는 방식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 모두는 서울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극우주의 세력의 폭력적 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지극히 상식적인 반응인데도 인터뷰어의 “안심했다”는 소회는 현재 시국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토론에 참여한 서복경(현대정치연구소)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폭력과 차별을 당연시하는 ‘극단(extreme) 우파’와, 계엄령에는 비판적이지만 이후 정치적 대응에 대해 다른 입장이 확고한 ‘급진(radical) 우파’를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단 보수 성향의 청년만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침묵과 무능한 정치권에 실망해 시국 전반에 회의...

    2025.03.30 20:48

  • [NGO 발언대]탄핵 이후에도 계속 펄럭일 무지개를 기대하며
    탄핵 이후에도 계속 펄럭일 무지개를 기대하며

    1997년 1월 추운 겨울로 기억한다.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에 반대하는 노동자 총파업이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됐을 때 대학 1학년생이었던 나도 함께하고 있었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모였던 사람들과 깃발들 사이, 저 멀리 구석진 곳에서 펄럭이고 있던 무지개 깃발 하나를 발견했다.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가까이 가 보았지만, 함께 앉아 있을 용기는 없었다. 그들은 마치 환영받지 못한 사람들처럼 주변부로 밀려난 듯 보였고, 나는 숨겨왔던 성정체성이 그들에게 발각될지 몰라 거리를 두었다.하지만 그 집회에 참석한 이후 막연한 두려움은 뜨거움으로 바뀌었고,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은 노동운동과 연대하기 위해 나온 ‘한국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 소속 회원들이었다.2025년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며 열린 광화문 광장 집회에서 다시 무지개를 만나고 있다. 저 멀리 외롭게 혼자 서 있는 깃발의 느낌이 아니다. 연대의 의미를 담아 이곳저곳에...

    2025.03.23 20:40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