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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발언대
  • [NGO 발언대]화려한 별들 사이에서 당연해진 착취와 도태
    화려한 별들 사이에서 당연해진 착취와 도태

    지난달, ‘국회에 간 아이돌, K팝의 성공 뒤에 가려진 아동·청소년의 노동과 인권’이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방송국이나 스튜디오가 아닌 국회에서, 전직 아이돌들이 직접 토론자로 나서 발언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연습생 시절부터 지속되어 온 생활고, 인권 침해, 교육 부재, 임금 착취 등 그동안 화려한 무대 뒤에 감춰졌던 K팝 산업의 어두운 이면이 공개적으로 다뤄졌다.연습생 및 신인 아이돌의 권리 침해 문제가 지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팝의 세계적 성공 이후, 아이돌 육성 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언론 ‘엘파이스’가 K팝의 비인간적인 시스템을 언급하며 방탄소년단 멤버 RM에게 질문했을 때, 그의 답변이 화제 및 논란이 되기도 했다. 팬들조차 현 시스템이 아이돌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가혹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 제도 등이 미비하다 보니 뜬구름 잡는 논쟁으로 끝나버리곤 했다.K팝 산업에서 아동·청소년들이 ...

    2024.10.13 20:37

  • [NGO 발언대]먹고사는 문제? 죽고사는 문제!
    먹고사는 문제? 죽고사는 문제!

    성소수자, 여성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트랜스젠더 활동가의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고 변희수 하사를 위해 추모 발언을 하거나 트랜스젠더 자조 모임에서 자기 삶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던 모습을 종종 봐왔기 때문에 그녀의 선택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을 삶을 위로하고, 평등한 세상에서 안식을 취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것뿐이었다.그녀의 공식 추모행사가 있기 하루 전 10월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입법을 막아달라는 한교총 대표의 요구에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고, 이것이 정치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충분히 성숙한 다음에’, ‘사회적 대화를 하고 나서’ 차별금지법을 논의해볼 수 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고 성소수자를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분노를 느꼈다...

    2024.10.06 21:22

  • [NGO 발언대]‘2016년 광장’의 교훈
    ‘2016년 광장’의 교훈

    대통령이 몹시 수상하니 2016년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친박의 농단, 옥새 파동으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참패한다. 조선일보는 “여당이 연정·합당 등을 통해 정치판을 통째로 흔들거나 모든 것을 내주겠다는 각오라도 하지 않으면 현재 국면을 풀어내기 어렵다는 점은 자명하다”(4월21일자 사설)며 위기의 신호를 울린다.그러나 변화는 없었고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은 더 첨예해진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세력은 친박을 도려내어 진영 재편을 시도했으나 실패한다. 표적은 청와대(우병우 민정수석)로 확장된다. 이후 흐름은 우리가 잘 알듯, 국정농단과 측근 비리가 연이어 폭로되었고 분노한 수많은 시민은 광장으로 향했다.보수언론만큼이나 여야 정치권 모두 이 국면을 관리하고자 했다. 당시 문재인은 ‘명예로운 퇴진’을 주장했고, 우상호는 원내대표로서 ‘질서 있는 퇴진’(권한이양과 거국내각 후 대선)을 내놓는다. 11월12일 광장에 처음으로 100만명의 시민들이 모인다. 다음날 비...

    2024.09.29 20:33

  • [NGO 발언대]공공장소 ‘홈리스 강제 퇴거’를 멈춰라
    공공장소 ‘홈리스 강제 퇴거’를 멈춰라

    공공역사는 열악하거나 불안정한 거처 혹은 거처를 소실한 이들에게 한뎃잠이라도 보장하는 오래된 대안이었지만 2011년 이래 서울역조차 밤마다 문을 걸어 잠근다. 지난해 서울역에는 또 다른 위협도 등장했다. 지하보도에서 홈리스를 내쫓는 민간 경비용역이다. 서울역 맞은편 서울스퀘어와 연결된 지하보도까지 서울스퀘어의 경비원들이 나와 ‘서울스퀘어 영업종료시간(22시)까지 눕지 말라’거나 이를 거부하면 물리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청이 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공간에서 일어난 사적 제재다. 지난 9월12일 토론회에서 서울시가 이를 막겠다고 하였으니 지켜볼 일이지만, 문제는 이를 서울스퀘어의 우발적 행동이라고 치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홈리스행동의 조사에 따르면 거리홈리스를 내쫓는 ‘손’이 달라지고 있다. 2011년에는 퇴거행위의 주체가 경찰, 철도경찰인 경우가 54.5%, 민간 경비원은 27.2%였으나 2024년 현재 경찰과 철도경찰은 7.4%인 반면, 민간 경비원의 비중은 77....

    2024.09.22 20:32

  • [NGO 발언대]어떤 동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동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의 여러 주택가를 지나다보면 ‘신속통합기획’이라는 서울시 재개발 사업 지역 선정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역 토지주들의 기대와 달리, 2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재개발 사업은 크게 진전되진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건축 자재 비용과 지속적인 부동산 시장의 경직 상태가 개발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막대한 수익률을 요구하는 디벨로퍼 업계의 관행도 여전히 문제다. 과거 재개발 붐의 영광만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조건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어차피 세입자로 살며 떠도는 사람들에게 재개발이 돈이 되는지 따위는 다른 세계 이야기이다. 다만 대규모 개발이라는 신기루로 인해, 자신이 거주하는 동네가 낡고 불편하며 위험하게 방치되는 것은 일상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저층주거지의 노후화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반지하 침수 등 재난 상황에 특히 취약하...

    2024.09.08 21:02

  • [NGO 발언대]진짜 ‘자격’이 없는 사람이 누구인가
    진짜 ‘자격’이 없는 사람이 누구인가

    지난 8월29일 대법원 선고로 인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해직 교사를 복직시켰다는 이유만으로 교육감직을 잃었다. 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조 교육감의 활동을 익히 알고 있고, 학생인권법 제정이라는 중요한 과제 또한 남아 있는 상황이라 그의 공백이 아쉽고, 앞으로 교육 현장이 어떻게 바뀔지 걱정부터 앞선다.그가 지난 10년 동안 교육감으로서 임무를 수행했기에 평가가 모두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2014년 성소수자 인권단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성소수자 학생의 인권 보장을 위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최초의 교육감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 등의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공격받을 때마다 차별금지 원칙이 성소수자 학생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때로 본인이 직접 나서 인터뷰하는 등 학생 인권을 적극 방어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2021년 ‘제2기 학생인권기본계획’을 발표할 당시 ‘성소수자 학생의...

    2024.09.01 20:06

  • [NGO 발언대]‘포퓰리즘 정치’를 넘어서
    ‘포퓰리즘 정치’를 넘어서

    귀를 의심했다. 반국가세력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니.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니었다. 작년 6월 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식에서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말한 바 있다. 반국가세력은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지니고 유엔사 해체와 종전선언을 주장하는 사람이라 했다. 작년 광복절에도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등으로 위장하여 공작을 일삼는다고 했다. 대통령의 말은 너무도 쉽게 어떤 이들을 국민이 아닌 자, 우리 사회의 적으로 만들었다.30%를 못 넘는 지지율을 공안정국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로만 볼 수 있을까. 다른 한편에선 거대한 세계관이 충돌하듯 ‘역사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로를 향한 돌팔매질을 보고 있노라면 사회가 뒤로 움직이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 같다. 한 진영의 눈에 윤석열 정부는 미국에 굴종하고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는 토착왜구고, 다른 진영의 눈에 더불어민주당은 자유 대한민국을 중국과 북한에 넘기려는 반...

    2024.08.25 20:32

  • [NGO 발언대]의료급여 개악안을 전면 철회하라
    의료급여 개악안을 전면 철회하라

    지난 7월25일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 환자들이 부담하는 병원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겠다고 통보했다. 현행 1000~2000원이던 외래진료비 본인부담금은 최대 8%까지 높이고, 500원이던 약값은 최대 5000원으로 올린다. 이는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일상에 큰 파장을 일으킬 변화지만 최소한의 공론화 과정도, 의견수렴도 없었다. 여러 만성 질환을 가진 수급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이번 조치의 목표에 대해 정부는 ‘재정 부담’ ‘비용 의식 제고’를 들며 예산 절감이 목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적정 의료 이용’ 같은 말로 수급자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양 분칠조차 하지 않았다. 대단한 자신감이지만 동원하는 논리는 매한가지다. 정부는 수급자들이 비용 부담이 적어 병원을 너무 자주 가고 있다고 또다시 호도하는 중이다.의료급여 환자의 병원 이용이 잦은 것은 당연하다. 빈곤층일수록 더 많이 아프고, 아픈 사람은 가난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 가구의 41%가 노인이고...

    2024.08.18 20:34

  • [NGO 발언대]‘주택 관리’라는 사각지대
    ‘주택 관리’라는 사각지대

    전세사기는 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퇴거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정부의 미온적 대응 속에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주택 관리 부실 위험까지 쌓이고 있다. 이는 너무나 예상 가능한 문제였다. 애당초 사기 목적으로 활용한 주택을 전세사기 가해자들이 제대로 관리할 리 없다. 주택은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유지를 위한 관리가 중요한데, 임대인이 자신의 의무를 방치하고 있으니 점차 사람이 살기 힘든 집이 되는 것이다.명쾌한 해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임대사업자의 의무를 공공이 세금까지 써가며 대신해준다는 것은 분명 논쟁의 여지가 크다. 다만, 피해자 인정 절차 및 경매가 이어지는 긴 시간 동안 집이 방치된 결과, 단수·단전부터 파손, 승강기, 화재 위험까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부실한 정책으로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이 있다면, 사유재산 여부를 제치고서라도 긴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024.08.11 21:07

  • [NGO 발언대]“살아만 있다면 행복은 반드시 찾아올 테니까”
    “살아만 있다면 행복은 반드시 찾아올 테니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참여자들이 한마디 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 소리로 화답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표정은 밝았고 홀가분해 보였다. 8월3일 개최된 제1회 퀴어청소년 무지개백일장 시상식 현장의 풍경이다. 평소 1대1 상담과 긴급 지원 활동을 하는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의 분위기와도 사뭇 달랐지만, 정성스러운 심사평이 담긴 상장과 꽃다발은 화사함을 더해주었다. 무지개백일장은 청소년 성소수자로서 학교 안팎에서 하게 된 경험과 고민을 자유롭게 쓰며 일종의 해방감을 맛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평소 말하지 못하던 사연들은 작품으로 승화되었고, 차별의 경험은 이야기 소재가 되었으며, 누군가의 마음 상태를 엿보는 듯한 글들은 마치 세상을 향해 외치는 호소문 같았다.첫사랑의 풋풋함은 아우팅의 두려움으로 이어졌고, 학교 안 혐오 표현은 소음 공해로 표현되었다. 화단에 꽃들이 모여 있지만 도로 한가운데 위험하게 핀 들꽃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고, ...

    2024.08.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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