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 음력 6월, 정조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영남을 좌절에 빠뜨렸다. 1792년 윤4월 영남은 만명 이상이 연명한 사도세자 신원 상소를 올렸고, 그 이후 6년여 만에 영남은 중앙 정계에서 일정 정도 자신들의 입지를 만들고 있었다. 근 100여년 만에 영남을 향한 왕의 따뜻한 시선을 체감하고 있었지만, 다시 노론 벽파가 자기 정권을 강화하는 과정을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시기가 닥쳐오고 있었다. 슬픔을 빌미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지만, 불안한 상황이기는 했다. 그러던 음력 8월24일, 영남을 절망에 빠뜨린 소문이 퍼졌다. 인동부(지금의 경북 선산군 인동면 일대)에서 모반이 일어났다는 소문이었다. 주모자는 장시경으로, 17세기 영남 유림을 대표했던 장현광의 후손이었다. 소식에 따르면 장시경 형제는 국상을 빌미로 50여명의 병력을 일으켜 수령을 결박한 후, 병마를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인동부 수령이 응하지 않자, 그를 관문 밖에 묶어 두고 상주 진영으로 진군했다고 했다. 이 소식...
2023.10.11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