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였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못 보았다. 삼촌 세조에게 퇴위당해서 강원도 영월로 쫓겨가 17세에 살해된 단종 이야기라 들었다. 어떤 사회적 사건은 후속 사건을 계속해 빚어내며 그것이 일어난 사회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준다. 1453년 세조가 쿠데타로 권력을 차지한 계유정난, 2년 뒤 세조의 즉위, 다시 2년 뒤 단종의 죽음은 그 후 조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건들을 빚어내며 조선 지식인들의 정치적 감수성에 영향을 주었다.세조 즉위 이듬해에 일어난 ‘사육신 사건’은 단종 복위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았다. 일부 현직 관리들이 다른 핑계를 대며 스스로 벼슬에서 물러났고, 과거를 준비하던 젊은 유생들이 시험을 포기했다. 뒤이은 성종도 어려서 즉위했다. 그런데 그가 성년을 맞아 직접 통치하기 시작하자 오래 억눌렸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478년 20대 중반 유생들이 올린 상소가 조정을 뒤흔들었다. 세조의 신하들을 조정...
2026.05.27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