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현실]위임된 권력의 남용](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4/05/22/l_2024052301000665800065601.jpg)
1630년 음력 4월14일, 예안현(현 경북 안동시 예안면 일대) 향청에서 지역 향교와 서원을 통해 예안 유림들을 모았다. 현내 여러 문제들을 논의하자는 게 의제였는데, 참으로 뜬금없는 의제였다. 본래 현내 복잡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그 문제들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예안현 대다수 유림들은 당시 예안현 내에 돌고 있는 예안현감에 대한 소문이 중요 의제가 아닐까 짐작했다. 그러나 예안 유림들의 추측은 빗나갔다. 예안현감은 당해 연도 전세(田稅)를 어떻게 거둘지, 그리고 이를 위한 양전(토지 측량)은 어떻게 할지 논의한 후, 서둘러 향회를 끝냈다. 지역 유림의 자치 조직인 향회 특성상 당시 문제되고 있었던 예안현감의 소문에 대해 성토할 수도 있었지만, 예안현감 편에 선 향회 우두머리인 좌수가 나서서 이를 막고 의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감의 당시 소문에 대한 사과나 입장표명을 기대했던 유림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이 당시 예안현 내...
2024.05.22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