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한 달여 전 암수술을 했다. 3년 전에 이어 두 번째다. 다행히 수술은 잘됐다. 아버지는 지난해 갑자기 눈이 안 보인다며 안과를 찾아갔다.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눈에 여러 번 주사를 맞았는데, 앞으로도 더 맞아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1934년생이다. 한국 나이로 여든다섯. 젊을 때 앓아누운 적이 없다 했으나 세월엔 장사 없는 법이다. 차에 탈 때 아버지는 느릿느릿 몸을 말아 넣는다. 아버지가 몇 해 전부터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교실에 다닌다. 요즘은 엑셀 프로그램을 배운다. “느그 아버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침부터 컴퓨터 배우러 간단다.” 어머니가 말했다. “저도 엑셀 잘 모르는데, 아버지가….” 팔순 노인이 엑셀을 배워 어디에 쓸까. 가계부를 정리할 것도, 사업계획서를 쓸 것도 아닐 터이다. 그저 세월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그런 생각이 아닐까?지금 세상은 청장년 시절 아버지가 부대껴온 세상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알파고로...
2018.05.03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