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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에서]커피는 떴다, 차는 왜?
    커피는 떴다, 차는 왜?

    요즘 주변에 카페만 늘고 있는 것 같다.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주변 반경 5분 거리에 커피 파는 집만 10여개다. 커피에 푹 빠져 있는 애호가들도 많다. 이탈리아에서 만들었다는 모카포트를 사서 에스프레소를 마신다는 사람도 있고, 수십만~수백만원짜리 커피머신을 들여놓겠다는 사람도 있다. 또 직접 생두를 사서 로스팅을 해보겠다는 사람도 있다. 대학에는 바리스타학과들이 생겼고, 바리스타 대회도 열린다. 커피는 확실히 떴다. 한데 차는 왜?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삼국은 ‘커피의 나라’라기보다는 ‘차의 나라’다. <삼국지>에도 효심 깊은 유비가 어머니를 위해 대대로 내려오는 보검의 보석을 팔아 차를 샀다는 얘기가 나온다. 불가에서는 부처에게 차를 바치는 천수백년을 이어온 헌공다례가 있다. 명절 차례도 다례에서 유래했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커피를 마신다고 차를 안 마시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동아시아 삼국 중 유독 한국의 차 문화가 많이 쇠락했다. 중국인 관광객들 중...

    2018.02.22 20:54

  • [편집국에서]되살아나는 둠스데이 악몽
    되살아나는 둠스데이 악몽

    미국과 옛소련 간 냉전이 한창일 때 ‘둠스데이 머신(Doomsday Machine)’이라는 게 있었다. 핵전쟁으로, 말 그대로 인류 파멸의 날이 왔을 때 작동하게 만든 행동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미국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옛소련을 궤멸시키면 옛소련의 둠스데이 머신 ‘죽음의 손(Dead Hand)’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남은 옛소련의 핵미사일이 미국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미국의 둠스데이 머신이 작동한다. 문제는 실제로 작동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다.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도 1945년 8월 인류의 첫 원자폭탄 투하 이후 70여년간 둠스데이는 오지 않았다. 물론 아찔한 순간은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가 군비경쟁에 한창 열을 올리던 1983년 9월26일의 일이다. 옛소련의 핵 발사 관제센터 컴퓨터에서 미국이 ICBM을 발사했다는 경보가 울렸다. 옛소련 전역의 핵 발사대에 경보가 걸렸다. 하지만 ...

    2018.02.08 20:36

  • [편집국에서]‘지지율 정치’의 이해와 오해
    ‘지지율 정치’의 이해와 오해

    문재인 정부가 첫 위기(?)를 맞고 있다. 지지층이든, 아니든 국정 지지율 ‘60%’ 어름에 시끌벅적하다. 지지층이 염려를 담은 분석이라면, 반대층은 ‘거 봐라’는 투로 예언의 실현쯤으로 여기는 듯하다.하지만 따지고 보면 여전히 국민 3명 중 2명이 지지한다. 70% 안팎을 비행하던 그간 지지율이 지나치게 높았을 뿐 지금도 낮은 게 아니다. 이처럼 ‘고공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를 특징짓는 열쇳말의 하나고, 그 때문에 작은 흔들림조차 파문을 그려내는 ‘지지율의 함정’과도 같은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그간 ‘지지율 정치’의 달콤함에 길들여져 있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국민이 외교안보 디딤돌이자 이정표입니다.”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민론’이다. 여론을 기준 삼기 가장 어려운 외교에서조차 그의 기준점은 ‘국민’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80분 남짓한 회견 동안 ‘국민’만 64회 되풀이했다. 그다음 많았던 ‘평화’가 15회임을 감안하면 압도...

    2018.02.01 19:21

  • [편집국에서]취재파일-우병우·양승태 통화설
    취재파일-우병우·양승태 통화설

    2016년 6월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 관한 취재보고가 들어왔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박근혜 정권 최고 실세였다.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에 심복을 심어두고 수사와 범죄 정보를 독점하고 있었다. 그의 영향력이 사법부까지 미치고 있다는 얘기도 돌았다. 정치부 후배가 법조계 고위 인사에게서 들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요약하면 ‘우병우 수석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양 대법원장이 전화를 끊은 뒤 격노했다. 양 대법원장이 이런 사실을 법원행정처 간부에게 얘기했다’는 것이었다. 제보자는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양 대법원장과 직접 통화했다. 김 실장이 퇴직하자 우 수석이 그 역할을 맡았다’고 덧붙였다.민정수석이 대법원장에게 전화를 했다?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한 처사로 경천동지할 뉴스였다.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장에 이어 국가 의전서열 3위이다. 우 수석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차관급에 불과하다. 양 대...

    2018.01.25 20:54

  • [편집국에서]강남 ‘고래’ 잠재울 묘안 짜내라
    강남 ‘고래’ 잠재울 묘안 짜내라

    “돈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요.”주택정책 입안에 관여했던 정부 고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집값을 잡겠다며 은행 대출을 까다롭게 하는 정책을 내놨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는다. 실수요자인지 투자자인지 투기꾼인지 모를 사람들이 현금을 싸들고 달려들어 집값이 뜀박질하게 한다는 것이다.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통화지표라는 게 있다. 돈 흐름을 조절해 기업에 적절한 자금을 공급하고, 물가안정을 꾀하기 위해 통계를 낸다. 공식통계는 아니지만 당장 이동할 수 있는 ‘단기 부동자금’ 지표도 있다.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포함한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단기 부동자금은 1000조원을 약간 웃돈다.월급쟁이 입장에서는 조단위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감을 잡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강남 아파트값 상승과 가상통화 열풍을 보면 거액의 돈이 움직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2018.01.18 20:54

  • [편집국에서]동거 협약
    동거 협약

    결혼을 민영화하는 것은 어떨까? 국가가 결혼 공인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단체나 사회단체도 인증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종교인이라면 교회나 성당, 사찰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종교단체로부터 인증을 받으면 되는 식이다. 커플은 자신들의 필요와 열망에 가장 부합하는 결혼 허가 조직을 선택할 수 있다. 성소수자들은 성소수자 단체에서 결혼을 인증받으면 된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이것은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가 자신의 대표작 <넛지>에서 ‘결혼의 민영화’란 이름으로 한 장을 할애해서 한 제안이다. 그는 결혼 대신에 이성과 동성에 관계없이 두 사람의 동거 협약을 지지했다. 경향신문은 신년기획으로 ‘우리도 가족입니다’를 게재했다. 미혼 입양모, 비혼 동거, 동성혼 부부, 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소개했다. 오랜 세월 동안 결혼은 가족을 이루는 첫 단추였다. 하지만 이제 결혼에 대한 생각도, 가족의 형태도 바뀌고 있다. 1인 가구...

    2018.01.11 20:42

  • [편집국에서]트럼프의 ‘왝 더 독’ 전략
    트럼프의 ‘왝 더 독’ 전략

    “나보고 전쟁을 조작하라고?” “아니, 실제 전쟁이 아니라 ‘전쟁 쇼’ 말이야.” 재선을 위한 대선을 10여일 앞둔 미국 백악관에 비상이 걸린다. 대통령의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다. 언론은 이미 냄새를 맡은 상태다. 상대 후보에 앞서고 있지만 곧 역전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일이다. 백악관은 그 방면의 최고인 스핀닥터를 고용한다. 스핀닥터는 정치홍보전문가를 말한다. 그는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와 손잡고 가짜 전쟁을 만들어낸다. ‘전쟁 쇼’는 위력을 발휘한다. 대통령의 성추문 뉴스는 뒷전이고, 대통령은 재선된다. 1997년에 제작된 미국 블랙코미디 영화 <왝 더 독(Wag the Dog)> 줄거리다. 영화 제목 ‘왝 더 독’은 개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이다. 주객전도를 의미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위기에 놓인 권력자가 국민의 관심과 여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연막을 치는 행위를 일컫는다. ...

    2018.01.04 20:34

  • [편집국에서]적폐청산이 한두 해로 끝날 수 없는 이유
    적폐청산이 한두 해로 끝날 수 없는 이유

    유난히 눈이 많은 올해다. 밤새 소복이 쌓인 눈처럼 12월의 밤들도 소리 없이 내려앉으며 한 해의 끝에 닿고 있다. 지난 한 해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들 마음속 시간들을 포근히 감싸는 하얀 위로들이다.지난 26일자 경향신문의 1면 첫 화두는 ‘77만원세대’였다. 통계청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지난해 30세 미만 저소득 청년 가구 한 달 소득이 78만원이었다는 것이다. 2007년 여름 우석훈·박권일이 저서 <88만원세대>를 통해 비정규직으로 상징되는 청년의 불안한 삶을 공론화한 지 꼭 10년 만이다. ‘88만원세대’가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면, ‘77만원세대’는 스스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고 한다. ‘생’ 자체를 부정하는 허깨비 같은 삶들의 절망이 가슴에 박힌다.20대의 상위 5%만 공무원·대기업 같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나머지 95%는 비정규직인 ‘0.5 대 9.5’의 사회가 88만원세대의 사회상이라면, ...

    2017.12.28 20:48

  • [편집국에서]최순실 모른다는 우병우, 그 말을 믿나
    최순실 모른다는 우병우, 그 말을 믿나

    엘리트 검사에서 사회의 거악, 법 미꾸라지로 변신을 거듭하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보면서 공포와 분노를 느꼈다. ‘나는 모른다’와 ‘대통령 지시였다’를 적절히 섞어가며 법망을 피해가는 우 전 수석에 한국의 사법 시스템은 만신창이가 됐다. 5번의 소환조사, 3번의 구속영장 청구 끝에 우 전 수석이 지난 15일 새벽 구속됐다. 그의 비리 의혹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지 1년 5개월, 검찰이 수사에 나선 지 1년 4개월 만이다. 그의 긴 꼬리가 밟힌 것은 자신의 비리를 파헤치던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을 불법 사찰한 혐의 때문이다. 직분을 망각하고 권력을 남용한 중대 범죄지만 이번 구속에 적용된 혐의는 그가 받고 있는 비리 의혹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무엇보다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를 몰랐다는 게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애하는 청와대 최측근 참모였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권력 주변 기류에 촉도 남달랐다.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의 공식 문건뿐 아...

    2017.12.21 20:35

  • [편집국에서]디테일에 숨은 악마를 찾아내야 한다
    디테일에 숨은 악마를 찾아내야 한다

    “내년에는 공장을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옮기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걸핏하면 해외 이전을 들먹이며 정부를 겁박하던 대기업의 얘기가 아니다. 휴대전화 부품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소규모 회사를 경영하는 지인의 하소연이었다. 그는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인상되면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이 16% 넘게 늘어나면 납품단가를 최소한 10%는 올려야 수지타산을 겨우 맞출 수 있다. 그런데 납품단가 올려달라고 하면 대기업이 거래선 바꾸겠다고 할 게 뻔하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정부가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1인당 보조금 13만원을 매달 지급하기로 한 지원책에도 마뜩잖아했다. “정부 정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믿을 수 없다. 지금 정권이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지 않으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을 넘어섰다.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경제 분야는 중점을 두고...

    2017.12.14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