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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에서]‘알쓸신잡’과 개똥철학사전
    ‘알쓸신잡’과 개똥철학사전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 왜 ‘쓸데없는’이란 수식어를 붙였을까? 실제 쓸모없다기보다 정색하고 덤벼들지 않겠다는 ‘말의 유희’다. 김영하, 정재승,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등 각계의 ‘고수들’이 내뱉는 말은 꽤 흥미롭다. <알쓸신잡>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상상력 사전)을 떠올렸다. 베르베르는 청소년기부터 30년 넘게 문득문득 떠오른 생각을 기록해왔다고 한다. 그런 생각들이 <개미> <타나토노트> <뇌> <나무> <파피용> 같은 그의 독창적인 소설의 밑거름이 됐다.<상상력 사전>은 꽤 엉뚱하지만 박식함도 느낄 수 있는, 이를테면 ‘베르베르식 개똥철학사전’이다.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항목을 보자. ‘당신은 71%의 물과 18%의 탄소, 4%의 질소, 2%의 칼슘, 1%의 칼륨, 0.5%의 나트륨, 0...

    2017.09.21 20:44

  • [편집국에서]억울한 과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억울한 과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덜컹덜컹. 차가 돌부리에 걸리거나 푹 꺼진 땅을 지나며 흔들릴 때 쓰는 말이다. 넉 달이 갓 넘은 문재인 정부에서의 세상살이를 두고 전화 너머로 친구와 공감한 단어는 ‘덜컹’이었다. 북녘의 6차 핵실험, 남녘과 중국에서의 사드 후폭풍, 김이수·박성진 후보자의 인사 파동…. 맏이가 교대 다니고 막내가 중3인 친구는 여러 얘기 끝에 여름 내내 꽤 속 끓인 듯 교육 얘기를 더했다. 통제선을 넘은 ‘북풍’이 있고, 보수 3당의 ‘완력’이 보이고, 정부가 자초한 ‘화(禍)’가 섞여 있다. 친구의 넋두리처럼, “잠시 세상사는 숨통이 틔었다가 다시 숨이 막혀오는 나라 꼴”이다.억울할 것이다. 정책 집행자 눈에는 도처에 먼지를 두껍게 쓰고 있는 난제들이 적폐일 게다. 손대려니 공매 맞는 걸 피할 길도 없다. 초등교사 수급만 해도 4년 전 교육부 연구용역에서 이미 교사 수가 정원을 1만명 웃돌고, 갈수록 더 심각해질 거라는 내부 경고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 시한폭탄을 묻어두고, 박근혜 정부...

    2017.09.14 20:43

  • [편집국에서]문재인 정부 인사에서 빠진 것은
    문재인 정부 인사에서 빠진 것은

    인사(人事)는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상징적인 ‘창(窓)’이다. 직접 현장을 찾는 소통도 있지만, 그 정권의 성격과 국민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인사는 더욱 중요한 소통 장치일 수 있다. 이처럼 인사는 국정철학이 표출되는 첫 통로다. 실상 민주화된 정부에서 대통령의 가장 근본적인 권한은 인사권과 예산권이다. 인사로 비전을 펼쳐보이고, 예산으로 구체적 실행을 뒷받침한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인사원칙과 검증의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주기 바란다”며 참모들에게 ‘인사시스템 개선’을 당부했다. “지금까지 인사를 되돌아보면서…”라는 말처럼 조각 인사의 소회를 담은 당부였다.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부터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까지 5명이 낙마한 성적표에 불만족과 당혹감이 배어든 토로로 들렸다.문 대통령이 인사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은 대통령으로서가 처음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때인 2006년 5월 그가 민정수석까지 3년여 청와대 생활을 접고 자연인으로 돌아갈 때 일이다. “(처...

    2017.09.07 20:52

  • [편집국에서]걱정 말아요 그대, 함께 세금 냅시다
    걱정 말아요 그대, 함께 세금 냅시다

    “근로소득세율을 42%까지 올리면, 연봉이 5억원이라면 내야 할 세금이 2억원이 훨씬 넘겠네. 한국도 부자들이 세금 많다고 탈출하는 거 아냐?”지인 한 분이 물었다. 1970년대 말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가 스웨덴의 ‘세금 폭탄’을 피해 모나코로 갔다는 옛날 얘기도 나눴다. 정부가 세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소득세 최고세율을 42%로 올린다고 하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과거 국세청을 담당해 취재한 경험이 있는 기자는 “그렇지 않다. 이것저것 공제하고 나면 훨씬 덜 낼 것”이라고 막연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은 고액 연봉자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고 여긴다.국세청 원천세과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세법이 개정되면 연봉이 5억4000만원인 가상의 인물 ㄱ씨가 근로소득세를 얼마나 내야 할지 따져봤다. ㄱ씨 가족은 아내와 75세 부친, 대학과 고교에 다니는 자녀 등 5명이다.지인 말대로 5억4000만원에 42% 세금을 부과하면 2억2680만원이다. 그러나 개정...

    2017.08.31 21:07

  • [편집국에서] 걱정 말아요 그대, 함께 세금 냅시다
    걱정 말아요 그대, 함께 세금 냅시다

    “근로소득세율을 42%까지 올리면, 연봉이 5억원이라면 내야 할 세금이 2억원이 훨씬 넘겠네. 한국도 부자들이 세금 많다고 탈출하는 거 아냐?”지인 한 분이 물었다. 1970년대 말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가 스웨덴의 ‘세금 폭탄’을 피해 모나코로 갔다는 옛날 얘기도 나눴다. 정부가 세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소득세 최고세율을 42%로 올린다고 하자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과거 국세청을 담당해 취재한 경험이 있는 기자는 “그렇지 않다. 이것저것 공제하고 나면 훨씬 덜 낼 것”이라고 막연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은 고액 연봉자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고 여긴다.국세청 원천세과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세법이 개정되면 연봉이 5억4000만원인 가상의 인물 ㄱ씨가 근로소득세를 얼마나 내야 할지 따져봤다. ㄱ씨 가족은 전업주부 아내와 75세 부친, 대학과 고교에 다니는 자녀 등 5명이다.지인 말대로 5억4000만원에 42% 세금을 부과하면 2억2680만원이다. 그...

    2017.08.31 17:24

  • [편집국에서]정의로운 파업
    정의로운 파업

    슬픈 연어 떼였다. 아래에서 위로 줄지어 흘러가는 이름은 끝이 없었다. 꼭 10년 사이 영화 속 ‘공범자들’에게 쫓겨나고, 징계받고, 부당전보된 공영방송 사람은 300이 넘었다. 꽤 긴 시간, 클로징 자막을 따라가던 눈에 이름 석 자가 꽂혔다. 25년 전 사건기자 시절 서울을 동서로 나눠 돌다 야근 종착지에서 맥주 한 캔씩 부딪치던 기자였다. 3년도 더 지났다. 한여름 밤 광화문 술집에서 우연히 합석한 그는 혀가 풀려 있었다. “어디 있어요?” “영업소 돌아요. 경기도에서.” 그는 “스케이트장이나 따분한 심의실보다 회사 꼴 보지 않고 나와 있는 게 맘은 낫다”며 내가 근황을 물어본 동기는 방송단체로 몸을 피했다고 했다. 3년간 후배를 뽑지 않아 ‘사건 귀신’이 됐던 그 동기들은 유독 짓궂고 장난 잘 치기로 유명했다. 제작거부 중인 기자들에게 “부정한 자들”이라고 공격한 오정환 보도본부장도 그 동기다. “술 마신 날엔 때려치고픈 맘이 더 불쑥불쑥 솟죠. 그래도 왜 버티는 줄 아세요? ...

    2017.08.24 20:53

  • [편집국에서]‘기억투쟁’이 변화시킨 것들
    ‘기억투쟁’이 변화시킨 것들

    너나없이 우리는 제72주년 8·15 광복절을 기념했다. 기념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기억하려는 행위이다. 기념일 제정, 기념관 설립, 갖가지 기념행사에는 개인의 사적기억을 넘어 사회집단으로 기억을 공유하겠다는 뜻이 녹아 있다. 망각에 맞서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보다 적극적인 행위인 것이다.기억하려는 행위는 그저 과거를 떠올리는 차원을 넘어선다. 과거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역사인식과 맞물려 있어서다. 이는 역사의 서술, 역사적 진실 문제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과거를 어떻게 인식·기억하느냐 하는 한 사회의 집단기억은 사회적 의미와 더불어 정치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기억하려는 행위의 중요성, 엄중함은 여기에서 나온다.지배권력은 그 속성상 기억, 특히 집단기억에 내재한 정치성을 간파해낸다. 통치와 지배에 유리한 집단기억을 만들려고 한다. 다양한 선전선동 활동을 동원하고,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반면 지배권력이 원치 않는 기억, 기억하려는 행위는 철저하게...

    2017.08.17 21:15

  • [편집국에서]5·18과 수치심, 죄책감, 부채감
    5·18과 수치심, 죄책감, 부채감

    황석영, 이재의, 전용호가 5·18광주민주화운동 상황을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넘어넘어)를 읽다가 눈물을 쏟았다. <넘어넘어>는 1985년 출판되자마자 판매금지됐으나 당시 시민·학생들이 몰래 복사해서 돌려 읽던 ‘지하의 베스트셀러’였다. 얼마 전 개정판이 나온 것은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시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움직임 때문이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3학년이었다. 당시 중학생과 고등학생들까지 계엄군에 희생당했다. 그런 역사의 현장에서 나는 그냥 철딱서니 없이 구경만 하는 학생이었다. 이후 역사의 공간에 있던 5·18이 다시 ‘현재’로 소환될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꼈다. 죄책감이다. 부끄러움으로부터 도망쳐 오랫동안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하기도 했다.부끄러움에는 두 가지가 있다. 수치심과 죄책감이다. 수치심은 ‘능력 없음’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뭔가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절망하고...

    2017.08.10 20:38

  • [편집국에서]증세는 용기다
    증세는 용기다

    세금은 용기입니다. 세금을 더 내겠다는 것도, 세금을 더 내달라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문재인 정부 증세안이 논란 끝에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상을 ‘핀셋’처럼 특정한 증세안입니다. ‘슈퍼리치 증세’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는 예상대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포괄적 증세’ 요구와 ‘세금폭탄’ 논쟁까지 스펙트럼은 넓고 다양합니다.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든 ‘불만족’하고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증세가 논쟁 중심에 선 지금의 현상이 반갑습니다. 증세 이야기만 나오면 경기(警氣)부터 일으키던 우리 사회, 특히 정치권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집권 여당부터 질색합니다. 2014년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 방침에 “책상머리 정책”이라며 난타하던 풍경이 단적입니다. 박근혜 청와대 위세에 숨죽이던 새누리당이 유일하게 한목소리로 정부를 질타한 기억입니다.세금을 더 내라는데 부처님 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당장 내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데 표정이...

    2017.08.03 13:27

  • [편집국에서]전에도 바꿀 수 있었던 것들
    전에도 바꿀 수 있었던 것들

    카레와 라면 등을 생산하는 오뚜기는 소비자에게 익숙하지만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아니다. 한국 경제계 대표 인사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도 아니다. 그런 회사가 대통령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 중견기업은 오뚜기가 유일했다. 며칠 전 대기업 관계자들은 오뚜기 회장이 27·28일 양일 중 언제 참석하는지 알아보느라 분주했다. 오뚜기와 같은 날 참석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 지인은 “오뚜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이 다른 작은 기업인데, 오히려 격이 맞지 않는다고 불편해하지 않을까?” 하고 물었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굳이 오뚜기에 ‘묻어가기’를 원했다. 간담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에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을 당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사실상 예고됐다. 대기업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지만, 오뚜기는 비교적 잘 실천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대기업으로서는 오뚜기를 방패 삼아 자신들의...

    2017.07.27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