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전에는 상상도 못했으면서 책을 보자마자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말하게 되는 책이 있다. 지금까지 왜 이런 책이 없었나를 출간 이후에야 한탄하게 되는 책 말이다. 이번에 나온 <발달장애 당사자연구>(EM실천)가 그렇다.이 책을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는데 전망이 밝지 않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책 제목은 연구기관에서 발간하는 보고서 같고 출판사 이름도 나로서는 처음 들어본다. 그래서 더욱 알리고 싶다. 책에 담긴 메시지가 그만큼 대단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폐인이 자기 몸과 세계를 어떻게 감각하고 인식하는지 그리고 세계와 어떻게 관계 맺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의 감각과 인식, 관계 맺음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무엇보다 ‘당사자연구’라는 형식 자체가 앎과 해방에 관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당사자연구는 일본의 정신장애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지체(肢體)장애인이나 뇌성마비장...
17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