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의 묵묵] 장애해방 전선의 전사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3/04/28/l_2023042801001086400101071.jpg)
<전사들의 노래>(오월의 봄). 최근 출간된 홍은전 작가의 책이다. 지금도 장애 해방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전사들’인 박길연, 박김영희, 박명애, 이규식, 박경석, 노금호의 이야기를 담았다.전사라니, 얼마 만에 들어보는 말인지 모르겠다. 지하조직의 세계는 모르겠지만 30년 전 대학가에서 이 말이 짧게 유행한 적 있다. 운동하던 학생들이 입던 셔츠들 중에 ‘전사’나 ‘전선’ 같은 문구를 새긴 것들이 꽤 있었다. 당시는 운동이 몰락하던 때였다. 현실의 운동은 몰락하는데 운동가요들에는 “피비린 전사의 길” “복수의 총탄” “반동의 피로 붉게 도색” 같은 문구들이 넘쳐났다. 액면가는 엄청난데도 작은 물건 하나 살 수 없는 지폐 같은 말들. ‘전사’도 그런 말들 중 하나였다.이제 열사, 전사, 해방, 혁명 같은 말들을 공공연하게 내건 운동들은 사라졌다. 이런 말들을 쓰려면 운동가 자신이 사회를 통째로 변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진지하게...
2023.04.28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