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의 묵묵] 상생하라](http://img.khan.co.kr/news/c/300x200/2022/06/24/l_2022062401002615500253331.jpg)
길은 함께 누릴 수 있을 뿐누구도 사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혼자서는 아무리 거대해져도함께라는 공동성이 될 수 없다이젠 사유화와 공동성 중 택해야을지OB베어. 서울 을지로3가에 있는 42년 역사의 생맥줏집. 내가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곳이고, 건물주가 가게를 내쫓아 이제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을지OB베어의 강제 철거 소식을 접하고는 설명하기 힘든 상실감이 들었다. 이상한 말이지만 손님이었던 적이 없는 사람이 단골가게를 잃은 느낌이랄까. 심지어는 내 것이 아닌 내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강탈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도대체 이 느낌의 정체는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어 무작정 걸었다.을지로3가 뒷골목의 저녁 풍경은 스산했다. 건축자재와 공구를 파는 가게들은 몇 달 혹은 몇 해 전부터 셔터를 내렸고, 낡은 기둥에 묶인 전등들만이 사람 없는 골목을 힘겹게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한 블록을 더 들어가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 ...
2022.06.24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