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의 묵묵] 가난한 자에 대한 섬김](http://img.khan.co.kr/news/c/300x200/2022/07/22/l_2022072201001433900120781.jpg)
내 대학 시절 해방신학은 낡아도가난한 자들에 대한 섬김은 유지이젠 사회도 대학도 오래전 개종학생이 가난한 자를 고발하는 등대학도 세상이 섬기는 신을 섬겨그 시절 대학은 많은 게 뒤집힌 곳이었다. 신입생으로 두 달을 보낸 5월 어느 날 갑자기 기온이 쑥 올라갔다. 체감으로는 한여름 같았다. 아침에 일기예보를 들었는데도 나는 긴 옷을 입었다. 서울살이를 시작할 때 고향집에서 여름옷까지 챙겨오지 않아 입을 옷이 없었다. 그러나 믿는 구석이 있었다. 학생회관 근처에는 언제나 이런저런 기금 마련을 위해 티셔츠를 판매하는 학생들이 있었다.그런데 그날은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 학생회실이나 동아리방에 하나쯤 굴러다니던 반팔셔츠도 그날은 눈에 띄지 않았다. 별수 없이 학교 기념품 매장으로 가서 저렴한 걸로 하나 골랐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셔츠 앞면에 학교 로고가 너무 크게 박혀 있었다. 부끄러웠다. 입학 전에는 그 로고가 찍힌 볼펜이나 노트를 자랑하듯 선물했는...
2022.07.22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