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의 묵묵] 고문의 추억](http://img.khan.co.kr/news/c/300x200/2021/10/15/l_2021101501001744300156211.jpg)
함께 살 수 없다는 처분 내렸기에그들의 보호시설 구금을 용인하고우리는 그곳의 폭력에 눈감는다그곳이 아우슈비츠 닮아갈수록우리도 나치를 닮아가고 있다그의 몸은 뒤로 꺾여 있었다. 수갑을 채운 손목을 등으로 돌려 발목과 함께 묶었기 때문이다. 머리에는 공포 영화에서나 볼 법한 기이한 장구가 뒤집어씌워져 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몸을 꼼지락거리거나 흔들의자처럼 몇 차례 흔들어보는 것뿐이었다. 어떤 날은 20분이었지만 어떤 날은 세 시간이었고 어떤 날은 네 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시설물이라고는 변기 하나가 고작인 독방에서 한 인간이 그렇게 고문을 당했다.올해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일어난 일이다. 사진과 짧은 영상을 보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말문이 막혀서가 아니라 애초에 이런 걸 정당화할 수 있는 말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고문을 정당화한답시고 관리자들이 내놓은 말들은 고문만큼이나 끔찍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것은 고문이 아니라 ...
2021.10.1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