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이렇게 말이 없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나라가 조용하다는 건 아니다. 사실은 아주 소란스럽다. 상대 정파의 지지율을 1%라도 낮추기 위해 혹은 자기 콘텐츠의 구독자 수를 한 명이라도 늘리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글을 써대고 영상을 제작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모두가 ‘좋아요’와 ‘싫어요’를 원하는 한가한 말들뿐이다. 내가 행방을 찾고 있는 것은 생존 위기에 처한 ‘우리들’의 말이다. 도대체 이 겨울을 어떻게 날 것인지. 아니, 그 전에 어떻게들 살고 있는지. 한탄이라도 함께 했으면 좋겠는데 말을 나눌 사람도, 기회도 없다. 이 겨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론 당국으로부터 지침은 받고 있다. 매일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통보받고, 거리 두기 단계가 어떻게 조정되었는지를 통보받는다. 가게 영업시간을 통보받고, 몇 명이 모일 수 있는지를 통보받고, 우리들의 품행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통보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포고령이지 말이 아니다....
2020.12.07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