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배설기관인 콩팥이 일하는 방식은 매우 특이하다. 세포를 뺀 혈액(혈장) 안의 물건을 모두 밖에다 내놓은 다음 소량의 쓰레기만 버리고 대다수 필요한 것을 죄다 다시 거둬들이기 때문이다. 콩팥이 왜 이런 폐기물 처리 방식을 진화시켰는지는 잘 모르지만 숫자로 보면 그 어처구니없음이 더욱 도드라진다. 인간은 하루에 혈장을 약 60번 여과한다. 혈장의 총량이 평균 3ℓ임을 떠올리자. 달리 표현하면 1분에 125㏄의 혈장을 하루로 치면 180ℓ 여과한다. 그 가운데 오줌으로 배설되는 양은 고작 1ℓ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콩팥에서 재흡수된다.전체 혈액을 하루 수십 번씩 거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피가 더럽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제외한 혈액 속 대사체 가운데에는 요소(urea)와 포도당이 단연 많다. 요소는 탄수화물과 지방 대사산물인 이산화탄소와 단백질 대사산물인 질소가 결합한 대표적인 폐기물로 오줌을 통해 몸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가 아니라면 귀중한 포도당은 대부분 ...
2026.02.25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