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골똘히 생각하거나 궁리할 때 흔히 우리가 쓰는 신체 기관은 턱이다. 오른쪽 손등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닿을 듯 말 듯 두 손가락을 살포시 턱에 댄 반가사유상의 우아한 자태도 생각하는 인간의 자세를 드러내는 듯하다. 턱은 사유의 밈(meme)이다. 이때 턱(chin)은 생물학자가 위턱이나 아래턱을 지칭할 때의 턱(jaw)이 아니다. 양손 바쁠 때 가끔 반찬통을 눌러 잡거나 방향을 지시할 때 쓰는 턱은 어금니가 촘촘히 박힌 턱과 쓰임새가 사뭇 다른 것이다.척추동물의 진화를 다룬 책, <뼈>에서 매슈 보넌은 턱과 이가 큰 덩어리의 음식물을 먹는 데 필요한 기관이라고 말했다. 갓 태어난 아이가 고형음식물을 먹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떠올리면 근리(近理)한 말이다. 사과 하나를 두고 친구 여럿이 나눠 먹을 때는 저마다 턱을 한껏 벌리고 사과를 크게 베어 문다. 위아래 턱이 만드는 이런 공간 덕에, 큰 덩어리 먹이를 저장하거...
2025.11.26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