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이창동의 두 전작은 모호하고 풍성했다. <밀양>(2007)에는 유괴살해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는 용기를 내 감옥에 갇힌 가해자를 찾아가지만, 가해자는 담담한 표정으로 “이미 하나님에게 용서받았다”고 말한다. ‘용서의 주체는 신인가 인간인가’라는 질문이 전도연, 송강호라는 걸출한 배우들에 의해 정교하게 제시됐다. <시>(2010)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할머니의 외손자는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고, 피해 학생은 자살했다. 할머니는 외손자가 자신의 행동이 불러온 비극을 외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죄인이 죄를 뉘우치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탐구됐다.지난주 끝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찬사받은 이창동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 <버닝>은 다르다. 앞선 작품들보다 감정적으로 격렬하고...
2018.05.22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