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이라기엔 이른 3월18일, 마석 모란공원 한 묘비 앞에 진보정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모였다. 오재영 옛 민주노동당 조직실장 1주기를 추모하는 자리였다. 50세에 접어든 지난해 3월22일 그는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진보청년회 동지인 부인 권신윤씨가 연대와 지지의 꽃 흰장미를 안고 묘비 앞으로 다가섰다. “당신 18번이 ‘낭만에 대하여’란 것도 여태 몰랐네”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가도 될지 물었을 때 잡았더라면”. 그의 대답을 심상정 의원이 대신했다. ‘우리의 청춘은 뜨거웠고, 우리의 중년은 고달팠다. 우리는 너무 거창하게 살았고 그래서 자신에게 가혹했다.’ 그의 뜨거웠던 청춘과 고달팠던 중년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가혹할 만큼 공적인 삶이었다는 것도 안다. 1주기란 시간은 추모도, 기념도 어려운 때다. 한 인간에 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이 죽음이라는 것만 분명할 뿐. 그러나 작은 진보정당, 알려지지 않은 한 활동가의 1주기엔 많은 서사가 담겨 있었다. 진보와 정...
2018.03.27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