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진의 오늘 하루]들꽃과 마주하면 생기는 일](http://img.khan.co.kr/news/c/300x200/2020/01/02/l_2020010301000202000017281.jpg)
위로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이름 모를 들꽃을 마주할 때가 그렇다. 대부분 화려하지도 않은 색깔에 시선을 끌 만한 자태를 지닌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마주하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좋다. 어떨 때는 아예 세월아 하고 시간을 보내는 날도 꽤 있다. 좋으니까 그렇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일 없이 진득하게 서 있는 그 순간이 참으로 기쁘다. 어지러운 일상도 내려놓고 입도 지그시 다문 채 그저 지금 그 순간을 즐긴다. 평화에 젖어드는 느낌이랄까. 내 성정이 평화로워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들꽃 자체의 기운으로 내가 평온을 얻기에 더욱 그러하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에서 세상을 이루는 하나의 존재로 당당히 서 있지 않은가. 눈에 띄지 않는 그 평범함이 오히려 진득한 아름다움으로 변해 유난히 내 눈에 든다. 세상 어디에도 하찮게 여길 사물이란 없다는 것을 이 작고 이름 없는 들꽃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나 역시 내가 서야 할 자리에 서서 온전하게 지켜...
2020.01.02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