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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온라인의 도전에 직면한 전시환경
    온라인의 도전에 직면한 전시환경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 위기 이후의 새로운 환경이 언급된다. 그렇다면 생활방역이 일상화된 이후 미술 전시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미술의 존재방식에 관한 담론을 거쳐야 하는 과정의 지난함이 놓인 현실과 개념 및 표상, 시각과 정신을 한 몸으로 삼는 게 미술이기에 확언하긴 어렵지만 ‘온라인화’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어 보인다. 실제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술장터인 ‘아트바젤 홍콩’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개최가 무산되자 곧바로 온라인 뷰잉룸을 열어 상업적 가능성을 타진했다. 의외로 성과는 좋았고, 오프라인 페어의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우저 앤 워스와 같은 대형 갤러리들 또한 본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나서며 인터넷을 이용한 작품 감상과 매매의 보편화를 예고했다. 심지어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는 국내외 랜선 기획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전통적 전시 개념에 도전하는...

    2020.04.15 21:36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착한 대학’은 없을까
    ‘착한 대학’은 없을까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강력한 ‘물리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대학들도 캠퍼스를 폐쇄했다. 강의는 온라인으로 옮겨 갔다. 지난 22일 기준 연세대, 한남대, 홍익대, 서울대, 경희대 등 다수의 대학들이 비대면 강의 연장을 확정했다. 필수적 예방의 일환으로 개정된 교육방법에 대해선 교수와 학생 모두 이해하는 입장이다. 당황스럽기는 해도 어쩔 수 없지 않으냐는 분위기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이 한 달 단위로 규정된 등록금 면제 최소 휴업 기간을 고려한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콘텐츠 부실, 실험·실습 부재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후자는 등록금 감면 혹은 재정적 배상 요구의 배경이다.실제로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예술대학생네트워크 등은 지난 19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의 질 하락에 따른 각 대학들의 등록금 반환을 촉구했다. 충남세종대학생연합회는 등록금 감면분을 정부가 재정지...

    2020.03.25 20:50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나라 전체가 웅크려 있다. 미술계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동면 상태에 빠졌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답답하다”라는 형용사 속에는 애달픔과 당황스러움이 묻어 있다. 이대로 가다간 예술인을 포함한 경제적 취약계층의 삶이 허물어질까봐 걱정이다. 나 역시 코로나19의 영향 아래 놓였다. 예전 같으면 꽤나 분주했을 3월이지만 올해는 사뭇 다르다. 예정되어 있던 강의는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각종 세미나와 회의, 심사, 평가 등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 2주에 한 번씩 진행하던 방송도 중단됐다. 국공립미술관을 비롯한 전시공간들도 대부분 휴관에 들어가 관람할 수 있는 전시마저 드물다.집에 틀어박힌 채 갈 수도 없고 갈 곳도 없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이 무료한 상황은 그 자체로 적잖은 초조와 불안을 유발했다. 어느 땐 한참을 미동도 않은 채 뚫어져라 허공을 응시하다가 그런 자신에게 놀라 부러 자발스럽게 뭔가를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거나, 괜스레 책상 앞에 앉았다 일...

    2020.03.04 20:35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인스타용 전시’의 속살
    ‘인스타용 전시’의 속살

    10여년 전만 해도 미술전시에 가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 올리는 문화는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많이 변했다. 사진과 영상에 기반을 둔 플랫폼이 유행하면서 기존 미술관의 엄숙하고 무거운 느낌을 걷어낸 전시들이 인기다. ‘인생 짤’ 운운하는 인증샷 테마전도 부쩍 늘었다. 이를 소위 ‘인스타용 전시’ 혹은 ‘갬성(감성) 전시’라 부른다. 인스타용 전시를 찾는 관람객의 다수는 20~30대이다. ‘느낌적인 느낌’을 중시하는 젊은이들에게 전시장은 일종의 문화놀이터에 가깝다. 미술관은 스튜디오이며 작품은 ‘나’를 빛내는 소품이다.교양과 오락 사이의 모호한 중간지대인 이런 전시들은 대중과 예술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래저래 자주 접하다보면 전시장과 작품에 대한 친근감도 생길 수 있으니 보다 능동적인 참여형 전시가 늘어나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다만 가볍게 휘발되는 인스타용 전시들에는 없는 게 많...

    2020.02.12 20:33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기생(寄生) 정치와 기생(寄生) 전시
    기생(寄生) 정치와 기생(寄生) 전시

    올해 총선에 나선 여당 예비후보들의 주된 표제는 문재인 대통령 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길을 걷다 보면 대통령과 나란히 찍은 사진을 현수막으로 내건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으며, 예비후보 경력에 ‘문재인’이라는 이름을 포함시킨 경우도 심심찮다. 단지 전·현직 대통령 이름을 빌렸다고 지역일꾼으로 뽑는 유권자들이 있을까 싶다가도, 효과가 있으니 저런 장면들을 연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만 국민들을 위한 정책과 비전이 아닌 이념과 계파주의로 승부하려는 전략이 긍정적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아니, 솔직히 필자는 그들의 양태를 친문마케팅이라 쓰고 ‘기생 정치’라 읽는다. 일반적으로 ‘기생(寄生)’은 숙주(宿主)에 의지하여 생존·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숙주와의 관계에 따라 공생하기도 하나, 대체로 해를 입히는 대상으로 인식된다. 흥미로운 지점은 미술계에도 기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시에서 곧잘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2018...

    2020.01.22 20:42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윤범모 관장의 1년, 초라한 성과
    윤범모 관장의 1년, 초라한 성과

    지난해 이맘때, 미술계는 꽤나 소란스러웠다.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에서 역량 평가 낙제점을 받아 탈락한 후보가 재시험 기회를 얻어 최종 선발되면서 ‘코드 인사’ 논란이 거셌다. 당시 관장 후보는 민중미술계열의 근대미술사학자인 윤범모씨였고, 인사권자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고위직을 역임한 도종환씨였다. 내 편 네 편 진영에 따라 달리하는 양심을 지닌 일부 기회주의자들을 제외하곤 미술계 구성원 대부분은 불공정한 관장 공모 심사 과정에 분노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액면 그대로 믿었기에 배신감도 작지 않았다.그로부터 1년, 윤범모 관장체제 아래에서의 국립현대미술관은 그야말로 무색무취였다. 애초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실망마저 사치일 수 있으나, 그래도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과 맞물린 해인 데다 코드 논란으로 인한 부담 때문에라도 보통 성적은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긴 했다. 하...

    2020.01.01 20:38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전업비평가로 산다는 것
    전업비평가로 산다는 것

    20대 후반부터 이어온 미술전문지 편집장 생활을 접은 이후 올해처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한 해를 보낸 적이 없다. 잠시였으나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작년까지만 해도 조직의 일부였다. 이 때문에 2019년은 온전히 ‘전업비평가’로 산 첫 해라고 할 수 있다. 불완전한 익명성의 층위를 가시화하고, 예술과 사회에 새로운 모더니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면 그 직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조화를 이뤄 생활고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직업은 없다. 난 전업비평가야말로 부합하는 직업이라고 여겼다.하지만 막상 체험해보니 현실과 이상의 간극은 컸다. 일단 수입이 들쑥날쑥했다. 계획적인 살림은커녕 평균 산출이 불가능할 만큼 롤러코스터를 탔다. 벌이도 영 신통치 않았다. 이곳저곳 대학 강의를 나갔으나 그건 대체로 재능기부에 가까웠다. 현장을 매개하며 미학적 소통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평의 직능이 그 자리에 서게 하는 동기였을 뿐, 사실...

    2019.12.18 20:53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헐거우나 볼만한 국립현대미술관 ‘광장’전
    헐거우나 볼만한 국립현대미술관 ‘광장’전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기념전 ‘광장:미술과 사회 1900-2019’가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에서 동시에 개최되고 있다. 19세기 말부터 동시대까지 격동의 근·현대사 100년을 미술의 언어로 풀어낸 300여 작가의 작품 45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근·현대사를 골격으로 예술가와 작품이 사회와 어떤 관계를 그려왔고,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또한 불확실한 미래를 재생적, 창조적으로 상상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 아래 광장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을 우린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둔다.한국 근·현대사를 서술하는 중심어로 ‘광장’을 내세운 건 “한국사의 역동성을 가장 뚜렷하게 각인시켰던 지점”(국립현대미술관 강승완 학예연구실장)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부패한 밀실의 남한 사회와 타락한 광장의 북한 사회에 모두 실망하여 제3국으로 가는 배 위에서 투신한 이명준을 주인공으로 한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 등장...

    2019.12.04 20:53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비엔날레의 ‘규모강박증’과 연고주의
    비엔날레의 ‘규모강박증’과 연고주의

    우연히 일본의 트리엔날레 ‘오카야마 아트 서밋’(Okayama Art Summit, 9·27~11·24)에 대한 보도를 접했다. 기자의 관점이 그러했듯 나 또한 국내 사례를 대입하면 너무도 확연해지는 여러 문제점을 이 기사로 인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우선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이 전시는 국제행사치곤 참여 작가의 수가 17명에 불과해 양으로 승부하는 한국의 비엔날레에 비해 상당히 적었다. 2018년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는 160여명이었고, 같은 해 열린 부산비엔날레는 줄이고 줄였음에도 66명에 달했다. 심지어 얼마 전 막을 내린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작가 수가 무려 1200명을 웃돌아 기사에서 표현된 ‘규모강박증’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공개된 자료만 봐도 ‘오카야마 아트 서밋’은 작은 규모 대비 이색적이라는 인상이 짙다. 일단 2017년 뮌스터조각프로젝트에 ‘앞선 삶 이후’(After Alife Ahead)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여 크게 주목받은 프...

    2019.11.20 20:33

  • [홍경한의 예술산책-깊이 보다]장애·비장애 경계 허문 예술가들
    장애·비장애 경계 허문 예술가들

    내가 사는 마을은 공기 맑고 조용한 데다 교통이 편리하여 쉼과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이들이 많이 찾는다. 요양원을 비롯한 요양병원, 노인복지시설이 여럿 터를 잡고 있고, 장애인복지관 및 발달장애인 직업재활기관 역시 다수 둥지를 틀고 있다.좁은 동네 특성상 난 그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들과 마주치는 일이 잦다. 하지만 조금의 불편함도 느낀 적이 없다. 간혹 방죽을 걷다 어정쩡한 인사를 나눈 경우는 있어도 대개는 숱하게 스치는 타인과 나처럼 각자의 삶을 이어가는 존재이거나 이웃으로 여길 뿐이다. 그러나 같은 지역에 살더라도 생각마저 같은 건 아닌 듯싶다. 방어적인 태도를 넘어 그들이 마을 분위기를 망친다며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왕왕 보기 때문이다. 최근엔 시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 특수학교가 세워진다는 소문에 설립 반대 시위까지 벌일 태세이다. 집값이 떨어지고 유배지처럼 인식된다는 이유이다.장애인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복지도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

    2019.11.06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