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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직필]정용진 회장은 반성하지 않는다
    정용진 회장은 반성하지 않는다

    정용진 회장은 최근 몇년 사이 SNS에서 멸공 구호를 반복했고, 그 감수성이 배어 있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이어오다가, 올해 5·18에는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사태로 대국민 사과와 대표 경질까지 해야 했다. 이 일련의 흐름은 그가 단순한 튀는 재벌 3세가 아니라, 극우적 감수성을 실제 경영에 투영해온 인물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국민의힘 정치인들까지 일제히 나서 정 회장을 감싸면서, 그는 이제 ‘기업인’을 넘어 ‘극우 정치의 상징’에 가까운 이미지까지 얻게 됐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가 우발적 돌출행동의 산물이 아니라, 일관된 리더십 스타일의 결과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다. 정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반성할까. 행동경제학은 리더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먼저 리더의 성격을 분석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성격은 과거의 행적에서 유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틀로 정 회장을 들여다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그는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정 회장의 첫 번째 ...

    2026.06.02 20:18

  • [경제직필]올해가 불평등 확대 원년이 안 되려면
    올해가 불평등 확대 원년이 안 되려면

    한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주가지수가 급등하고 있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대기업 실적 전망에는 장밋빛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이런 성과의 과실을 모든 국민이 같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성장은 성과급이고, 주식 평가이익이며, 아파트 양도차익이다. 반면 누군가에게 성장은 여전히 높은 생활비, 오르지 않는 임금, 불안정한 일자리, 대출이자의 부담으로 남는다.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의는 이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만든 노동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대기업 노동자의 성과급이 많다는 데 있지 않다. 같은 노동시장 안에서도 산업, 기업, 고용 형태에 따라 보상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진다는 데 있다.대기업 정규직에게는 성과급과 자사주가 자산 형성의 통로가 될 수 있지만, 중소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자에게 경기 회복은 임금 인상으로도, 자산 축적으로도 잘 연결되지 않는다. ...

    2026.05.26 20:10

  • [경제직필]초과세수 논쟁의 핵심은 초과세수가 아니다
    초과세수 논쟁의 핵심은 초과세수가 아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쏘아올린 초과세수, 국민배당금 논쟁이 이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건설적인 논쟁은 드물다. 첫째 걸림돌은 개념 혼동이다. 초과이윤, 초과세수, 세수증대, 잉여금, 국민배당금 같은 개념들이 뒤섞이면서 틀린 해석이 난무한다.예컨대 초과세수는 잉여금이 되어 법적으로 배분된다는 주장이 있다. 틀렸다. 내년에도 큰 폭의 초과세수가 예상된다는 말도 있다. 이것도 틀렸다. 최악의 해석은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가가 가져와 국민에게 배당하자는 주장이란 오해다.이에 개념을 정리해보자.국가재정법에 따라 배분해야 하는 것은 초과세수 자체가 아니라 잉여금이다. 그런데 올해 초과세수가 꼭 잉여금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회가 국채 발행 한도액을 정하고, 재정당국은 그 한도 안에서 실제 발행량을 조정할 수 있다. 초과세수만큼 국채 발행량을 줄이면 배분할 잉여금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더 중요한 것은 초과이윤, 초과세수, 세수증대를 구분하는 일이다....

    2026.05.19 20:09

  • [경제직필]기후를 위한 국가는 어디 있나
    기후를 위한 국가는 어디 있나

    이란 전쟁 양상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5월14일부터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이 열린다. 역사상 가장 불안정한 지정학적 갈등과 정치적 양극화, 심화하는 기후위기 같은 산적한 난제들을 하나라도 풀어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두 나라는 에너지의 지정학에서 양극단을 대변한다. 미국은 석유와 가스 1위 생산국이며 화석연료에 더욱 의지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을 식자들은 ‘석유 국가(petrostate)’라고 부른다. 반면 중국은 태양전지, 풍력터빈, 배터리, 전기차 등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화 분야에서 압도적 지위를 확보해 ‘전기 국가(electrostate)’가 되었다. 전 세계 80% 이상의 태양광 패널을 공급하는 중국은 자국 내 자동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고 있음은 물론, 1차 에너지의 30% 이상을 전기로 공급하는 국가가 되었다. 그 결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의 충격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은 물론 글로벌 녹색 수요의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물론 중...

    2026.05.12 20:06

  • [경제직필]‘삼전닉스’는 생각보다 더 무섭다
    ‘삼전닉스’는 생각보다 더 무섭다

    요즘 언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다루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억대 성과급이 얼마인지, 두 회사 보너스가 몇배 차이 나는지, 파업 가능성과 이직 러시가 어떤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기사 대부분이 “누가 얼마 받았나”를 세는 사이, 이 두 수출거대기업이 한국 경제와 사회에 만들어내는 구조적 변화는 충분히 조명되지 않는다. 기업 간·기업 내 격차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그나마 일부 다뤄지고 있다. 정작 잘 다뤄지지 않는 것은, 수출거대기업 체제가 한국 시장경제의 조정 방식, 정치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삼전·하이닉스는 한국 사회 수출거대기업 체제의 상징이다. 두 회사의 반도체 매출 대부분이 해외 데이터센터·빅테크·클라우드·스마트폰 업체에서 나온다. 그래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오면 수출·투자·세수가 동시에 좋아지지만, 사이클이 꺾이면 같은 경로를 따라 모두 식는다. 충격의 원인은 한국 내부가 아니라 미국·중국·유럽의 인공지능(AI) 서버 투...

    2026.05.05 20:07

  • [경제직필]국가부채비율보다 중요한 것들
    국가부채비율보다 중요한 것들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에서 한국의 중기 재정 전망을 제시하자, 국내 언론은 “한국 국가부채 급증” “비기축통화국 중 위험” 같은 제목을 쏟아냈다. 국제기구의 경고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한국은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고, 연금·의료·돌봄 지출도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 하나만으로 한 나라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우선 국가채무와 국가부채부터 구분해야 한다. 국가채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직접 상환해야 하는 국채·차입금 중심의 확정 채무, 즉 D1이다. 반면 국가부채는 발생주의 회계 기준에서 미지급금이나 충당부채까지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이다.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국제 비교에 주로 사용하는 것은 일반정부 기준 부채, 즉 D2에 가깝다. 어떤 기준의 부채비율을 말하는지 구분하지 않으면 재정 위험은 쉽게 과장될 수 있다.IMF 전망에 따르...

    2026.04.28 20:40

  • [경제직필]추경은 늘었는데 재정은 늘지 않는다
    추경은 늘었는데 재정은 늘지 않는다

    정부 기관에 용역 보고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그런데 보고서를 담은 CD 세 장을 납품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계약서를 다시 보니 ‘용역 결과물 CD 세 장 제출’이라고 적혀 있었다. USB에 담아서 제출할 수 있는지 통사정을 해보았다. 계약서에 ‘CD 세 장 제출’이라는 문구가 있어서 곤란하다면서도 결국 허락이 떨어졌다. “그럼 USB 세 개 제출로 갈음하시죠.”굳이 세 개가 필요한가 묻고 싶었지만, 괜히 말 꺼냈다가 마음이 바뀔까봐 그대로 납품했다. 불과 5년 전 일이다. 우리는 종종 일본 공공기관이 아직도 팩스를 쓴다고 비웃는다. 그러나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정보, 즉 머신리더블 데이터다. 하지만 공공문서는 여전히 예전 관행대로 ‘군대 차트’처럼 만드는 일이 많다.대표적인 것이 셀병합이다. 공무원은 셀을 병합하느라 날을 새우고, 분석하는 사람은 그 병합을 풀어내느라 밤을 새운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셀병합...

    2026.04.21 20:02

  • [경제직필]‘에너지 무기화’와 녹색 제조 가능성
    ‘에너지 무기화’와 녹색 제조 가능성

    불과 4년 만에 에너지 위기가 되돌아왔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가스 공급의 단절로 인한 유럽 에너지 위기였다면, 지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은 중동의 석유와 가스 등 공급이 끊겨 주로 아시아가 타격을 받는 위기다. 또한 반복되는 에너지 위기는 분열하는 세계질서에서 ‘에너지의 무기화’가 글로벌 갈등의 강력한 요인으로 부상했음을 말해준다.인류가 화석연료라는 고밀도 에너지에 의존해 근대 문명을 이룬 뒤, 에너지 흐름을 차단해 상대를 위협하는 전략은 사실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일찍이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독일을 석유 봉쇄 조치로 압박한 적이 있으며, 1973년 아랍 국가들이 단행했던 가혹한 석유 금수와 감산 조치는 전 세계 경제에 파괴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몰고 왔다.하지만 이후 글로벌 상호 의존이 점점 깊어지면서 상대방의 급소를 겨눌 무기는 에너지보다는, 금융 제재나 반도체 장비 같은 첨단 기술, 또는 희토류 같은 원료 제한으로 국한됐다. 우...

    2026.04.14 19:59

  • [경제직필]한국 보수는 더 망해봐야 한다
    한국 보수는 더 망해봐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국제유가가 한 달 만에 두 배 넘게 치솟는 동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호소했다. 대통령은 속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임을 분명히 하면서, 초과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재원 1조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이 전후로 내놓은 말들이 있다. “전쟁 핑계 추경, 선거용 매표 추경을 합리화시키는 정치 연설” “선거 후 세금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위한 달콤한 마취제” “현금 살포, 재정 살포로 돈을 풀면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경제에 악영향”. 위기의 시계는 계속 돌아가는데, 꺼내 든 무기는 경제학원론도 채 안 되는 수준의 논리들이다. 이래서 한국 보수는 더 망해봐야 한다. 지적으로 게으르고, 이념은 과잉이다.한국은행이 이미 밝혔지만, 지금 한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갭이 마이너스, 즉 잠재 생산능력을 밑도는 상태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는 재정을 투입해도...

    2026.04.07 19:54

  • [경제직필]전쟁추경, 속도가 곧 민생이다
    전쟁추경, 속도가 곧 민생이다

    중동발 전쟁의 영향이 우리 경제를 직격하고 있다. 이번 ‘전쟁 추경’을 논함에 있어 예산의 규모보다 더욱 절실한 가치는 ‘속도’다. 외부 충격이 국내 경제의 취약한 틈새를 파고들기 시작한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반박자만 늦어져도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국내 유통 구조와 맞물려 서민 생활 물가를 올리고 있다. 이는 개인의 교통비 및 유류비 문제를 넘어 물류비 폭등과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취약계층의 생계를 압박하는 악순환을 만들 것이다. 비용은 치솟고 생산은 위축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이미 우리 경제의 문턱을 넘어섰다.이런 위기 국면에서 정부가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며 대응을 미루는 것은 신중함이 아니라 정책적 실책일 수 있다. 경제적 충격이 예상되었을 때, 그 피해가 산업 전반과 고용 시장으로 전이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방어막을 쳐야만 재정 투입의 가치가 산다. 이번에 편성된 26조원 규모의 추경은 바로 그러한...

    2026.03.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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