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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직필]삼전닉스가 만든 환율·물가 신세계
    삼전닉스가 만든 환율·물가 신세계

    지방선거 이후 한국 정치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불안정하다. 여야의 승패만 갈린 것이 아니라, 정부를 떠받치던 지지층 내부에서도 서로를 향한 불만과 긴장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이 장면은 지금의 정부가 얼마나 느슨한 연합 위에 서 있는지를 새삼 드러낸다. 이런 정부일수록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한국 사회와 경제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있다는 최소한의 신뢰다. 지금 한국 사회·경제 변화의 한복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거대기업이 있다. 이 기업들은 단지 수출을 많이 하거나 투자를 크게 하는 대표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환율과 물가의 움직임에도 이전보다 훨씬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거대한 변수로 떠올랐다. 먼저 환율부터 보자. 한때는 수출이 늘면 달러가 많이 들어오고, 그 결과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설명이 어느 정도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공식이 더 이상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계속 유...

    2026.07.07 20:03

  • [경제직필]AI 주식회사 한국의 위험한 미래
    AI 주식회사 한국의 위험한 미래

    2025년 1월22일, 막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오러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그리고 오픈AI의 샘 올트먼을 옆에 세워놓고 ‘역사상 가장 큰 AI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공언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9년까지 우리 돈으로 약 700조원을 투입해 미국 전역에 10GW(기가와트)의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이 원래 준비해온 투자계획을 백악관에서 발표한 것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당시에도 있었지만, 어쨌든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곳곳에서 전력과 반도체 부족, 지역 갈등에 직면한 상태다.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26년 6월29일, 한국의 청와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나란히 앉아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가장 큰 국민적 역사적 성과’라고 공언된 이번 발표 역시, 정부가 아니라 두 대기업이 중심이 되어 각각 2000조원 이상 투입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메모리...

    2026.06.30 20:20

  • [경제직필]대혼돈의 거시경제지표
    대혼돈의 거시경제지표

    한국 경제의 거시지표들이 당황스러울 만큼 엇갈리고 있다. 성장률과 수출은 높고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대외거래 소득도 크게 늘어, 올해 명목성장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원화는 약세이고 고용은 감소했으며, 물가는 다시 3%대로 올랐다. 시장금리도 상승세다. 수출 호황과 내수 부진, 대외 흑자와 환율 불안, 성장과 고용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낯선 국면이다.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6% 수준으로 전망한다. 더 주목할 것은 생산보다 소득이 훨씬 빠르게 늘었다는 점이다. 실질 GDP가 3.8% 증가하는 동안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3.2% 늘었다. 반도체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크게 오르며 교역 조건이 개선된 덕분이다. 5월 통관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2% 늘었고,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이를 이끌었다. 그 결과...

    2026.06.23 20:10

  • [경제직필]국부펀드보단 기획처 기금이 낫다
    국부펀드보단 기획처 기금이 낫다

    올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무려 10%가 넘을 것 같다. 전망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성장률 전망치는 가팔라진다. 2월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성장률을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 씨티은행은 3%까지 올려 잡았다.실질 3%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명목이다. OECD는 명목성장률을 약 10%, 씨티은행은 15%까지 올려 잡았다. 명목성장률은 GDP 증가율이고, 실질성장률은 물가 상승 효과(디플레이터)를 뺀 값이다. 실질이 3%인데 명목이 15%라면, 올해 물가가 10% 넘게 오른다는 뜻일까?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대다. 중동발 고유가를 감안하면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 수출가격까지 반영하는 전체 물가, 즉 GDP 디플레이터는 씨티 기준 10%를 넘는다. 소비자물가와 디플레이터의 괴리가 이례적으로 크다.이 괴리의 핵심은 반도...

    2026.06.16 20:04

  • [경제직필]21세기 바벨탑 건설자들과 그 위험
    21세기 바벨탑 건설자들과 그 위험

    온 땅에 흩어질 걸 두려워한 이들이 자신들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명성을 떨치고자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을’ 도시와 탑을 짓기로 한 바벨탑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단일한 언어, 단일한 기술, 단일한 지향을 꿈꾸며 건설하려던 바벨탑을 새삼스레 소환한 이는 레오 14세 교황이다. 최근 자본과 에너지를 무제한으로 투입해 오직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을 만들겠다는 세태를 우려하며, 교황은 고대 바벨탑 건설자들의 오만을 떠올린 것이다.젠슨 황,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같은 거대 기술기업 리더들의 과장된 수사와 욕망이 마치 선지자의 예언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미디어의 집중적 조명을 받는다.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그리고 마침내 초지능을 향해 질주하자는 그들의 제안 앞에서, 민주주의가 생략되고 불평등이 더 벌어지며, 일자리가 위협받고, 환경이 파괴되는 건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비용쯤으로 치부된다.올해에만 한국의 경제 규모보다도 큰 2조500...

    2026.06.09 20:10

  • [경제직필]정용진 회장은 반성하지 않는다
    정용진 회장은 반성하지 않는다

    정용진 회장은 최근 몇년 사이 SNS에서 멸공 구호를 반복했고, 그 감수성이 배어 있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이어오다가, 올해 5·18에는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사태로 대국민 사과와 대표 경질까지 해야 했다. 이 일련의 흐름은 그가 단순한 튀는 재벌 3세가 아니라, 극우적 감수성을 실제 경영에 투영해온 인물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국민의힘 정치인들까지 일제히 나서 정 회장을 감싸면서, 그는 이제 ‘기업인’을 넘어 ‘극우 정치의 상징’에 가까운 이미지까지 얻게 됐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가 우발적 돌출행동의 산물이 아니라, 일관된 리더십 스타일의 결과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다. 정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반성할까. 행동경제학은 리더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먼저 리더의 성격을 분석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성격은 과거의 행적에서 유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틀로 정 회장을 들여다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그는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정 회장의 첫 번째 ...

    2026.06.02 20:18

  • [경제직필]올해가 불평등 확대 원년이 안 되려면
    올해가 불평등 확대 원년이 안 되려면

    한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주가지수가 급등하고 있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대기업 실적 전망에는 장밋빛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이런 성과의 과실을 모든 국민이 같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성장은 성과급이고, 주식 평가이익이며, 아파트 양도차익이다. 반면 누군가에게 성장은 여전히 높은 생활비, 오르지 않는 임금, 불안정한 일자리, 대출이자의 부담으로 남는다.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의는 이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만든 노동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대기업 노동자의 성과급이 많다는 데 있지 않다. 같은 노동시장 안에서도 산업, 기업, 고용 형태에 따라 보상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진다는 데 있다.대기업 정규직에게는 성과급과 자사주가 자산 형성의 통로가 될 수 있지만, 중소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자에게 경기 회복은 임금 인상으로도, 자산 축적으로도 잘 연결되지 않는다. ...

    2026.05.26 20:10

  • [경제직필]초과세수 논쟁의 핵심은 초과세수가 아니다
    초과세수 논쟁의 핵심은 초과세수가 아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쏘아올린 초과세수, 국민배당금 논쟁이 이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건설적인 논쟁은 드물다. 첫째 걸림돌은 개념 혼동이다. 초과이윤, 초과세수, 세수증대, 잉여금, 국민배당금 같은 개념들이 뒤섞이면서 틀린 해석이 난무한다.예컨대 초과세수는 잉여금이 되어 법적으로 배분된다는 주장이 있다. 틀렸다. 내년에도 큰 폭의 초과세수가 예상된다는 말도 있다. 이것도 틀렸다. 최악의 해석은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가가 가져와 국민에게 배당하자는 주장이란 오해다.이에 개념을 정리해보자.국가재정법에 따라 배분해야 하는 것은 초과세수 자체가 아니라 잉여금이다. 그런데 올해 초과세수가 꼭 잉여금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회가 국채 발행 한도액을 정하고, 재정당국은 그 한도 안에서 실제 발행량을 조정할 수 있다. 초과세수만큼 국채 발행량을 줄이면 배분할 잉여금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더 중요한 것은 초과이윤, 초과세수, 세수증대를 구분하는 일이다....

    2026.05.19 20:09

  • [경제직필]기후를 위한 국가는 어디 있나
    기후를 위한 국가는 어디 있나

    이란 전쟁 양상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5월14일부터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이 열린다. 역사상 가장 불안정한 지정학적 갈등과 정치적 양극화, 심화하는 기후위기 같은 산적한 난제들을 하나라도 풀어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두 나라는 에너지의 지정학에서 양극단을 대변한다. 미국은 석유와 가스 1위 생산국이며 화석연료에 더욱 의지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미국을 식자들은 ‘석유 국가(petrostate)’라고 부른다. 반면 중국은 태양전지, 풍력터빈, 배터리, 전기차 등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화 분야에서 압도적 지위를 확보해 ‘전기 국가(electrostate)’가 되었다. 전 세계 80% 이상의 태양광 패널을 공급하는 중국은 자국 내 자동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고 있음은 물론, 1차 에너지의 30% 이상을 전기로 공급하는 국가가 되었다. 그 결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의 충격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은 물론 글로벌 녹색 수요의 특수를 누리는 중이다.물론 중...

    2026.05.12 20:06

  • [경제직필]‘삼전닉스’는 생각보다 더 무섭다
    ‘삼전닉스’는 생각보다 더 무섭다

    요즘 언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다루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억대 성과급이 얼마인지, 두 회사 보너스가 몇배 차이 나는지, 파업 가능성과 이직 러시가 어떤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기사 대부분이 “누가 얼마 받았나”를 세는 사이, 이 두 수출거대기업이 한국 경제와 사회에 만들어내는 구조적 변화는 충분히 조명되지 않는다. 기업 간·기업 내 격차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그나마 일부 다뤄지고 있다. 정작 잘 다뤄지지 않는 것은, 수출거대기업 체제가 한국 시장경제의 조정 방식, 정치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삼전·하이닉스는 한국 사회 수출거대기업 체제의 상징이다. 두 회사의 반도체 매출 대부분이 해외 데이터센터·빅테크·클라우드·스마트폰 업체에서 나온다. 그래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오면 수출·투자·세수가 동시에 좋아지지만, 사이클이 꺾이면 같은 경로를 따라 모두 식는다. 충격의 원인은 한국 내부가 아니라 미국·중국·유럽의 인공지능(AI) 서버 투...

    2026.05.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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