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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직필]상속세 감세, 어떻게 볼 것인가
    상속세 감세, 어떻게 볼 것인가

    철학자 존 롤스는 사회 전체 이익을 위한 정의의 원칙은 누구도 자신의 출신 배경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태를 전제해야만 합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철저한 ‘무지의 베일’ 상태에서는 자신이 ‘금수저’가 될지 ‘흙수저’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다. 그 경우 누구도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세습되는 것을 정의롭다고 보지 않는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불운의 책임을 개인이 짊어지는 것이 정의일 수는 없어서다. 사적 소유의 기한을 개인의 일생으로 제한하고 상속재산은 공동체로 되돌려주자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미드의 문제의식도 맥락이 다르지 않았다.상속세는 부의 무상이전을 과세의 계기로 삼는 재산과세다. 상속세와 소득세는 부의 집중을 완화한다는 이념을 역사적으로 공유해 왔으며, 소득세를 통한 재분배의 한계 탓에 형성된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에 대해 상속세가 과세되는 점에서 상속세에는 소득세를 보완하는 기능이 있다. 사망한 피상속인의 생전 소득에 대해 과세가 부족했다면 유산 상속인이 낼...

    2024.08.20 20:41

  • [경제직필] 예산편성의 틀을 바꿔야 한다
    예산편성의 틀을 바꿔야 한다

    2025년 예산안 발표가 임박했다. 지난 3월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정부는 “건전재정의 기조를 확립하여 미래세대에 대한 재정의 책임성을 높이는 가운데, 민생과 현장의 수요를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지만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당연히 재정을 건실하게 운용하고 세대 간 조세 부담의 공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민생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예산을 적극 편성하고, 저출생과 기후위기 등 구조적 문제의 해소를 위해서도 공공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성장세가 유지되고 미래세대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하지만 집권 이후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 3번의 세법개정안에서 기준연도 대비 5년간 총 81조6000억원에 달하는 감세를 추진했고, 세목별로는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 자산소득에 집중됐다. 특히 2024년 세법개정안의 상속세율 개편에 따른 감세액 중 약 70%가 상위 0.01%...

    2024.08.13 20:33

  • [경제직필]감세 정부, 증세할 수밖에 없는 정부
    감세 정부, 증세할 수밖에 없는 정부

    더운 여름에 발표되는 중요한 정책 중 하나인 세법개정안은 지난 7월25일에 발표되었다. 8월 말에 발표될 내년 예산안과 함께 이들은 가을 내내 국회의 심의를 거쳐 12월 말에 의결된다. 세법개정안은 가계와 기업 등 국민들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나라살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의 세법개정안은 그 정도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세정책이 특징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계산에 따르면 2022년의 세법개정안으로 2027년까지 총 64조4000억원이, 2023년의 세법개정안으로 2028년까지 총 4조8000억원이, 그리고 2024년 세법개정안으로 2029년까지 총 18조4000억원이 감세될 것이다. 특히 올해 세법개정안의 주요한 골자는 상속증여세 인하로, 그 규모가 전체 감세규모 대부분을 차지하는 18조6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간 금기시해왔던 상속세 최고세율 구간을 10%포인트(50%→40%) 줄여 이른바 부자...

    2024.08.06 20:53

  • [경제직필]재벌총수는 하고 싶은 거 다 할 것이다
    재벌총수는 하고 싶은 거 다 할 것이다

    얼마 전부터 재벌의 분할·합병이 다시 시작되었다. 계열사를 떼고 붙이는 것 말이다. 두산그룹은 3단계 떼고 붙이기다. 먼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회사(존속법인)와 신설 투자법인으로 인적분할하고, 신설 투자법인이 두산밥캣의 지분을 소유한다. 그리고 두산로보틱스는 신설 투자법인과 합병한다. 마지막으로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주주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산밥캣을 완전자회사로 만든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지분 89.5%를 소유하고 있는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완전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각각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일반인들은 이해조차 힘든 이러한 계열사 분할·합병은 누군가에겐 이득을, 누군가에겐 손해를 입힌다. 일반주주들이 손해를 보고 총수가 이득을 본 경우가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자. 앞으로 현 정권의 남은 기간 동안 총수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할 것이다. 그리고 그 와...

    2024.07.30 20:58

  • [경제직필]소상공인 대책, 이런 식으론 안 된다
    소상공인 대책, 이런 식으론 안 된다

    지난 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은 10조8000억원, 연체율은 1.66%로 역대 최고였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는 현 정부 들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15일 공개된 국세통계 기준으로 연간 폐업 사업자 수는 비법인의 경우 2019년 85만명에서 2022년 80만명까지 줄었다가 작년에 91만명으로 늘었다. 그중 폐업 사유가 ‘사업부진’인 경우도 2019년 35만명에서 2022년 38만명으로 소폭 늘었다가 작년에 45만명으로 급증했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소상공인 경제생태계가 바닥부터 붕괴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그런데 정부가 최근 발표한 2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은 한시적 금융 지원에 치우쳐 상황의 심각성에 비하면 한참 불충분해 보인다. 전환보증이나 대환대출은 상환기간을 연장하고 이자를 줄이는 점에서 도움은 되겠으나 미래로 부담을 미루는 임시방편이므로 보다 근...

    2024.07.23 20:40

  • [경제직필] 2024년 ‘하경방’에 대하여
    2024년 ‘하경방’에 대하여

    정부는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여 소상공인·서민 지원, 물가안정·생계비 경감, 내수 보강, 잠재리스크 관리 등을 민생안정과 경기회복세 확산을 위한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해 국민 삶의 질 개선과 경제의 지속 가능성 강화를 위한 중장기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하반기 정책 방향과 과제가 역동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선 성장의 질적 차이를 매개로 장단기 정책과제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먼저 구조적 차원에서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경우엔 성장의 양적 측면과 함께 질적 차이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경기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반도체 수출 주도의 성장이 민생회복에 기여하는 정도는 제한적이다. 2024년 1분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3.3% 중 순수출의 기여도는 4.3%포인트이지만, 내수의 기여도는 마이너스 1.0...

    2024.07.16 20:30

  • [경제직필]하반기 경제정책방향, 3가지 포인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3가지 포인트

    지난주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하경정)이 발표되었다. 경제전망도 발표되었는데 예상대로 연초 경제성장률 2.2%보다 높은 2.6%로 수정한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6%로 그대로이고, 취업자 증감(23만명) 및 고용률(62.8%)도 그대로이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 증가율이 8.5%에서 9.0%로 증가한 것과 수입이 4.0%에서 2.0%로 감소한 것을 반영하여 500억달러에서 630억달러로 상향되었다. 성장률은 높아지지만 성장의 과실이 반영되지 않은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과 내수보다는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이라는 해묵은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특징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즉, 고용 없는 성장과 수출 중심의 성장 회복세가 민생 경제 회복과 잘 연결되지 않아 성장률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국민 대다수에게는 여전히 ‘빛 좋은 개살구’이다. 정부 성장률 전망은 잘 맞으면(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

    2024.07.09 20:37

  • [경제직필]현 정권은 아무것도 안 할 것이다
    현 정권은 아무것도 안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갤럽 기준으로 20% 중반, 리얼미터 기준으로 30% 초반에 갇혀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정책을 끊임없이 쏟아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동해 유전 개발 브리핑과 저출생 관련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을 했고, 종합부동산세 폐지·상속세율 인하 등 정치적으로 가장 달콤한 감세 패키지까지 들고나왔는데 말이다. 이러기도 쉽지는 않다.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윤 대통령의 말을 다수가 믿지 않는다는 거다.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기보다는 “도대체 윤 대통령은 누구 말을 듣고 저런 이야기를 할까, 실현 가능성은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앞선다. 이런 의심이 근거 없는 삐딱함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은 현명하다. 윤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보수들의 말과 행동을 분석해보면 결국 현 정부는 임기 끝까지 아무것도 안 하거나 못할 것이다.우선, 윤 대통령과 그 주변 보수들은 지금의 한국사회에 대해서 너무 만족한다. 좌파의 ...

    2024.07.02 20:53

  • [경제직필]수직 감옥과 2025년 최저임금
    수직 감옥과 2025년 최저임금

    최근 진보적인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불로소득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시대에 세계적인 현상으로 고착된 불평등 심화가 상당 부분 부자들의 불로소득 증가에 따른 귀결이라는 주장이 더는 어색하지 않다. 타인이 생산적 활동을 통해 창조한 가치로부터 이자, 배당, 임대료, 자본이득 등의 명목으로 ‘추출’(뽑아냄)해 취하는 소득이 불로소득이다. 그 추출의 과정에서는 대개 공급이 제한된 자산에 대한 소유권이나 통제권이 활용되므로 불로소득은 또한 현대적 개념으로 확장된 ‘지대’에 해당한다.우리 시대가 앓고 있는 적지 않은 곤궁이 그 지대의 과도함에 수반된 고비용 구조로부터 연유한다는 생각에는 일리가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한국 물가수준 특성에 대한 보고서에서 식료품 가격과 주거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높게 나타난 결과도 따지고 보면 핵심 원인은 지대에 있다. 유통마진이나 집값, 땅값이 독과점 도매상이나 건물주가 누리는 지대인 탓이다. 그들...

    2024.06.25 20:51

  • [경제직필] 금투세·종부세·상속세의 세 박자
    금투세·종부세·상속세의 세 박자

    지난 16일 성태윤 대통령 정책실장은 금융투자소득세와 함께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재산세로 통합하고,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면서 유산취득세 또는 자본이득세로 개편하는 방안을 밝혔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세금이다. 생애에 걸쳐 개인이 부담해야 할 세금의 총량과 세목별 부담의 크기는 각국의 조세제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소득과 소비 활동에서 세금을 적게 내면, 재산을 보유하거나 상속하는 단계에서는 더 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최근 우리 사회에서 부의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기회의 평등은 물론 절차의 공정성도 위협을 받고 있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구 자산의 부동산 비중이 큰 상황에서 주택가격의 상승은 부의 격차를 넓히는 주범이고, 부동산시장은 금융시장의 자금흐름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여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원칙을 바로 세우...

    2024.06.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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