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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직필] 정부 조세정책, 방향부터 틀렸다
    정부 조세정책, 방향부터 틀렸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최상위 1%에 대한 개인소득세와 자본소득세 한계세율을 최소 60% 이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부유층 과세는 심각한 불평등을 세계적 차원에서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간주됐다. 이른바 ‘부유세’의 귀환이었다. 그것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기간에 새롭게 늘어난 부의 63%를 최상위 1%가 가져간 상황에서, 과거 수십년간 이어져온 부자들과 기업에 대한 감세가 이제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호소였다. “실질적 근거가 전혀 없는 허상”인 ‘낙수효과’를 홍보하며 부자들과 기업에 부와 권력을 몰아주는 기득권 정치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했다.언젠가 워런 버핏은 부자들이 보통의 노동자들은 접근할 수 없는 조세 회피 전략으로 혜택을 누린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테슬라 주식을 팔지 않고, 담보로 대출을 받아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고 발표하면서 초부유층의 납세 행태가 도...

    2023.08.22 20:33

  • [경제직필] 세계 자본주의의 미래
    세계 자본주의의 미래

    8월은 우리가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광복’과 ‘해방’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기다. 또한 세계 차원에서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양 진영으로 갈라진 냉전 체제와 세계 자본주의의 틀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는 분단과 전쟁으로 가는 길로 빠져들어갔다. 2차 세계대전의 종결 시점에서 히로시마(8월6일)와 나가사키(8월9일)에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소련도 1949년 8월29일 핵실험에 성공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이 다시 검토되기도 했으나, 다행히 사용되지는 않았다. 핵무기를 쓰면 3차 세계대전 발발로 귀결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미·소 간 적대가 심화되면서도 서로 일정한 선을 넘지 않는 세계 체제가 작동한 것이다.근래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미·중 갈등이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북·중·러의 연계로 미·중 간 충돌은 남북한 간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의도...

    2023.08.08 20:36

  • [경제직필] ‘앵그리버드 정치인’의 해악
    ‘앵그리버드 정치인’의 해악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질 능력은 안 되고 내가 주목하는 것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같은 정치인의 행태이다. 그는 갑자기 사업을 백지화시켰다. 그러더니 연일 “정치생명을 걸겠다” “민주당 간판 걸고 붙자” 등 버럭하며 핏대를 세웠다. 요즘 정치인들이 언론 앞에 나와 기자와 국민들을 겁박하는 것은 새로운 일도 아니다. 국민들이 무서워서 찍소리나 하겠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앵그리버드 정치인’들의 해악은 상당하다. 우선 원인부터 알아보자. 도대체 왜 원 장관 같은 정치인들은 걸핏하면 핏대를 세울까? 최고권력자와 강성 지지층에 어필하는 것은 제외하고 세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 전략적 분노이다. ‘벼랑 끝 전술’을 펴는 것이다. 1950년대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이 당장이라도 핵전쟁을 할 것처럼 밀어붙여 상대방의 양보를 얻어내려 했던 외교적 협상전술인데 이를 국내 정치에 차용하는 것이다.둘째, 성질...

    2023.08.01 20:31

  • [경제직필] 2024년 최저임금, 유감이다
    2024년 최저임금, 유감이다

    2024년 적용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결정됐다. 주 40시간 노동에 주휴수당을 더한 월 환산액은 206만원이다. 한국노총의 ‘2023년 단신 가구 표준생계비’ 260만원이나 최저임금 심의 기초자료에 나온 ‘2022년 비혼 단신 실태생계비’ 평균 241만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다.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월 5만원 인상으로 노동자 가구의 생활안정을 기한다는 본래의 제도 목적이 달성될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진짜 걱정은 또 있다. 어쩌면 내년에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제 급여가 인상은커녕 곳곳에서 삭감될 수도 있어서다. 올해는 최저임금 월 환산액이 201만원인데 정기상여금은 10만원, 복리후생비는 2만원 차감한 만큼이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되지만 내년부터는 차감 없이 전액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되는 탓이다.예를 들어 기본급 170만원, 상여금 20만원, 식대 17만원으로 월급이 207만원인 노동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올해 이 노동자는 월급 207만원에 더해 수당 6만원을 별...

    2023.07.26 03:00

  • [경제직필] 자본주의의 운명
    자본주의의 운명

    미국·중국의 충돌 분위기가 좀 잦아들었다. 지난 3월 말 유럽연합(EU)은 ‘디커플링’ 대신 ‘디리스킹’을 언급했다.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고 과도한 의존을 줄인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초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에 동조했다. 이후 토니 블링컨, 재닛 옐런 장관이 중국을 찾았다. 옐런 재무장관은 “디커플링을 추진하지 않는다. 이는 양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양국 모두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미국으로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신냉전’ 분위기로 경제 불안을 심화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른 한편 미·중 대충돌은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미국과 중국이 자본주의 세계체제에 함께 묶여 있는 현실이 ‘신냉전’으로의 질주를 제약하기도 한다. 최근 유재건 교수는 전환적 시대상황을 독해하기 위해 마르크스와 월러스틴의 자본주의 개념을 다시 논의한 바 있다(‘창작과비평’ 200호). 그에 의하면, 자본주의의 개념, 탄생, 종말에...

    2023.07.12 03:00

  • [경제직필] 슈퍼빌런의 경제학
    슈퍼빌런의 경제학

    경제학에 슈퍼스타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소위 말하는 셀럽들 사이에서 소수의 최상위가 엄청난 소득을 올리는 것을 설명하는 이론인데 어느 분야든 최상위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것만으로 엄청난 소득의 독식을 설명하기 어렵다. 벌어지는 소득 차이만큼 최상위의 능력이 차상위에 비해 좋아졌다고 말할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슈퍼스타들이 탄생하는 데에는 기술의 발전이 한몫한다. BTS는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시장을 어렵지 않게 커버하는데 그게 인터넷일 수도 있고 유튜브일 수도 있다. BTS가 세계적 슈퍼스타가 된 데에는 그들의 능력을 증폭시켜주는 IT기술의 기여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술의 발전이 좋은 방향으로만 작동하는 것 같지는 않다. 슈퍼스타들이 조금만 흑화되어도 부정적 영향 또한 쉽게 전파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이 흑화될 필요도 없다. 상위 0.1%와 1%의 능력 차이가 몹시 커서 소득 차이가 매우 커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능력 차이가 기술과 결합돼 승자독식...

    2023.07.05 03:00

  • [경제직필] 쿠팡 ‘클렌징’은 사회적 합의 부정이다
    쿠팡 ‘클렌징’은 사회적 합의 부정이다

    2020년 3월부터 만 2년 동안 1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던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올해도 죽음의 행렬이 이어진다. 야간 택배 분류작업을 수행하던 노동자가 화장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것이 올해 1월이었다. 2월에는 화물 노동자가 트럭에서 떨어져 유명을 달리했다. 퇴근길 셔틀버스를 기다리다 심장마비로 숨진 사례도 있었다. 3월에는 2020년 10월 산재로 사망한 장덕준의 유족들이 회사 측으로부터 사과와 보상 지원을 끝내 약속받지 못한 채 동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가 택배 사업을 확장하면서 배송 인력을 자회사로 재배치하는 가운데 일어난 사건들이다. 그런 와중에 최근에는 물류센터가 아니라 택배 자회사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대리점한테서 위탁구역을 회수하는 ‘클렌징’ 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그것이다.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놓고 정부와 택배회사, 노동조합 간에 사회적 합의가 도출된 것이 재작년 이맘때였다. 그때 합의된 약속 중 하나는 택배노동자의 업무 범위에서 분류 작업...

    2023.06.28 03:00

  • [경제직필] 가치와 이익의 균형을 추구해야 산다
    가치와 이익의 균형을 추구해야 산다

    6월은 한국전쟁과 6·10민주항쟁을 함께 기억하게 한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외교 마찰이 심해지면서 외교·안보 불안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성장이나 무역 지표까지 감안하면 ‘비상시국’을 걱정할 때다. 이 와중에 벌어지고 있는 ‘가치’ 외교 논쟁은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하루하루 ‘현실’에 부대끼는 많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한·미·일 협력을 사대외교로만 규정하는 것도, 한국이 자유의 전사로 중국·러시아와 맞서야 한다는 것도, 공허한 말잔치일 뿐이다. 가치 외교를 주장하는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한국이 미국·일본·유럽과 힘을 합쳐 중·러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행위 주체가 도덕적 가치보다는 현실의 자기 이익에 기초한 행동을 한다고 보는 편이다. 냉전 시기에는 양 진영 간 분리 속에서 분업이 추진되었으며,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에는 미·중 간 교환체제 속에서 달러본위제를 운영했다....

    2023.06.14 03:00

  • [경제직필] 신념과 아집의 혼동
    신념과 아집의 혼동

    경제학의 기본 가정은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경제적인 편익과 비용을 비교해서 행동한다는 건 협소하고 건조하다는 비판을 들을지언정 가정치고는 과히 나쁘지 않다. 꽤나 많은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만큼 인간의 행동을 잘 설명하는 건 자기합리화이다. 자기합리화를 잘 묘사해주는 것은 영화에 나오는 불법 무기상의 대사이다. “자동차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는지 알아? 사람들이 자동차를 팔지 않으면 나도 무기 안 팔아. 적어도 내 총은 안전장치라도 있어.” 자신의 행동을 사후적으로 정당화시키는 것이 자기합리화인데 이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럴듯한 논리를 개발해 나의 자존심을 지키기도 하고, 뭔가 책임이 필요한 행동에는 자기합리화가 따르기 마련이다. 합리적인 듯 보이는 이유가 있어야 본인이 책임을 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좋게 생각하면 적당한 자기합리화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듣는 사람이야 ‘아, 저 인간은 왜 또 저렇게 억지를 부리나’ 짜증...

    2023.06.07 03:00

  • [경제직필] 혁신과 평등, 진보의 좁은 길
    혁신과 평등, 진보의 좁은 길

    실업 및 나쁜 일자리 문제와 겹친 불평등의 심화는 공동체를 해체시킨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포용적 성장’을 지향하는 흐름이 출현했던 배경이다. 그러나 그 ‘포용’이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는 별로 안 보인다. 유행이 지났는지 포용적 성장이 지체되는 원인도 진단되지 않는다. 오늘날 불평등 문제가 경제성장의 동력인 혁신 과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경제학자들 사이에 합의된 의견 자체도 많지 않다. 경제학자들이 혁신과 평등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 하나의 계기는 저임금 노동자의 처지를 악화시키는 ‘숙련 편향적 기술진보’를 둘러싼 논의가 진전됐다는 것이다. 그 논의에서 기술진보는 불평등을 초래하는 ‘필요악’으로 여겨졌다. 그것은 가난을 면하려면 평등은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전통적 인식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었지만 이후 만만치 않은 반론과 마주해야 했다. 예를 들어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연구는 현실의 불...

    2023.05.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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