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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직필]전쟁추경, 속도가 곧 민생이다
    전쟁추경, 속도가 곧 민생이다

    중동발 전쟁의 영향이 우리 경제를 직격하고 있다. 이번 ‘전쟁 추경’을 논함에 있어 예산의 규모보다 더욱 절실한 가치는 ‘속도’다. 외부 충격이 국내 경제의 취약한 틈새를 파고들기 시작한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반박자만 늦어져도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국내 유통 구조와 맞물려 서민 생활 물가를 올리고 있다. 이는 개인의 교통비 및 유류비 문제를 넘어 물류비 폭등과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취약계층의 생계를 압박하는 악순환을 만들 것이다. 비용은 치솟고 생산은 위축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이미 우리 경제의 문턱을 넘어섰다.이런 위기 국면에서 정부가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며 대응을 미루는 것은 신중함이 아니라 정책적 실책일 수 있다. 경제적 충격이 예상되었을 때, 그 피해가 산업 전반과 고용 시장으로 전이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방어막을 쳐야만 재정 투입의 가치가 산다. 이번에 편성된 26조원 규모의 추경은 바로 그러한...

    2026.03.31 20:00

  • [경제직필]종목보다 포트폴리오, 주가보다 경제
    종목보다 포트폴리오, 주가보다 경제

    가파르게 오르던 주식이 최근 조정을 받는다. 최근 조정장에서 정말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인지, 아니면 차익 실현과 손절의 타이밍인지 판단하는 일일까.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배우는 일이다.‘무지’로 발생하는 주식투자 실패는 차라리 양반이다. 오히려 어설픈 ‘자신감’이 실패를 넘어 패가망신에 이르게 한다. 뜨거운 시장은 늘 사람을 대담하게 만든다. 오를 때는 내가 종목과 타이밍을 맞혔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흔들릴 때는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여긴다. 상승장에서는 이런 전략이 먹히기도 한다. 그러면 남보다 종목과 타이밍을 맞힐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몇번의 성공은 실력의 증거가 되고, 우연은 통찰로 포장된다. 하지만 급락과 변동성은 그 착각을 무너뜨린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큰 변동성의 몇 안 되는 장점은 투자자의 오만을 깨뜨린다는 데 있다.주식투자의 정석은 흔히 말하듯 ‘좋은 종목’과 ‘정확한 타이밍...

    2026.03.24 19:50

  • [경제직필]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녹색 고양이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녹색 고양이

    전쟁의 시대다. 지난 5년 사이 전 세계 군비 지출이 34%나 늘어났고, 전쟁을 선호하는 지도자들이 선거에서 이기는 세상이다. 전쟁이 대외 정책의 최후 수단이 아니라 가장 먼저 들이미는 수단이 되었고, 인공지능(AI)과 드론 무기 개발 등으로 공격 비용이 방어보다 훨씬 적어진 탓에, 전쟁을 일으킬 동기도 훨씬 더 커지고 있다.기존 강대국인 미국 지배력에 도전할 만큼 신흥 강대국 중국이 부상한 탓에 전쟁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한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이를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이란에서의 전쟁은 전혀 미·중 갈등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세계가 지금 ‘킨들버거 함정’(Kindleberger’s trap)에 빠졌기 때문일 수 있다.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거는 1930년대 대공황 발생 요인을 분석하며, 글로벌 규칙 준수를 책임질 영국은 쇠퇴했으나 새롭게 부상한 미국은 책임을 떠맡으려 하지 않았던 문제를 짚었다.킨들버...

    2026.03.17 20:01

  • [경제직필]트럼프의 분노에 대응하는 방법
    트럼프의 분노에 대응하는 방법

    2026년 2월, 미군의 정밀 유도탄이 테헤란의 하늘을 가르며 트럼프 대통령의 ‘에픽 퓨리(Epic Fury·장대한 분노)’ 작전이 전격 개시됐다. 이와 동시에 세계 경제는 단숨에 1979년의 악몽으로 소환됐다. 1979년은 이란 혁명이 부른 제2차 오일쇼크가 지구촌을 강타하며 물가가 폭등하고, 한국 경제가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고통스러운 기억이다.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에 집착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자신의 경제정책이 단기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관세를 앞세운 보호무역주의는 구조적으로 물가 상승을 동반하며, 이는 지지층의 실질소득을 갉아먹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올해 초 단행된 베네수엘라 마두로 생포 작전의 성공은 그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심어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복잡한 경제 매듭을 푸는 것보다 선명한 군사적 승리가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에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수단임을 확인...

    2026.03.10 19:57

  • [경제직필]독과점시대의 과징금
    독과점시대의 과징금

    독과점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거대 플랫폼과 대기업 중심의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축적,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형성된 이러한 시장 구조에서는 경쟁이 약화되고, 거래 상대방에 대한 협상력 격차가 커지기 쉽다. 그 결과 불공정 거래 관행이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이는 가격 상승과 거래 축소, 혁신 유인의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와 중소 납품업체에 전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제재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고자 하지만, 현행 제도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충분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공정경제 구현을 위한 과징금 유효성 제고방안에 관한 연구’(장우현·강희우)는 이러한 제도의 한계를 실증적으로 꼬집었다. 과징금 규모가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기업 규모가 클수록 부담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

    2026.03.03 19:59

  • [경제직필]전기는 버리면서 발전소 짓는 나라
    전기는 버리면서 발전소 짓는 나라

    최근 코스피가 5800을 돌파했다. 그러나 내수는 여전히 차갑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이끄는 상승장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에게 이번 호황은 남의 이야기다. 우리 산업 1, 2위인 이들의 효율성과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다른 산업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가 전체의 경쟁력도 지속될 수 없다.그 대표적 사례가 전력시장이다. 전력산업은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되는 거대 기간산업이지만, 수요와 공급의 기본 원리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비효율의 극치다.시장 효율성의 근본은 가격이다. 물건이 귀하면 가격이 오르고, 흔하면 떨어진다. 이 상식적인 경제 원리가 유독 한국 전력시장에서만 예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 확대 논쟁도 거세다. 그러나 의외로 우리나라는 365일 중 364일은 전기가 남아도는 것이 문제다. 한여름이나 한겨울 단 10여시간의 피크를 막기 위해 수조원짜리 원전을 짓는다. 봄과 가을 평상시에는 30GW(기...

    2026.02.24 20:09

  • [경제직필]화석국가, 전기국가, 핵발전국가
    화석국가, 전기국가, 핵발전국가

    연초부터 핵발전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이재명 정부에서도 그대로 강행키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26기 핵발전이 가동되고 있고 총 전력 생산의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2016년 이후 20%대로 하락했던 핵발전 비중이 2024년에 30%로 올라갔고, 앞으로도 더 올라갈 예정이다. 한국보다 전력을 많이 쓰는 나라에서 한국보다 핵발전 비중이 높은 나라는 없다.한국의 핵발전 비중 상승은 과연 일부 언론 지적처럼 최근 ‘원전 르네상스’로 인한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그렇지 않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의 글로벌 추세는 사실 전혀 다른 차원에서 매우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크게 보면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기국가’를 향한 거대한 흐름이 가속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등 일부에서 기존의 ‘화석국가’로 남으려는 마지막 저항이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역사학자 닐스 길먼은 이를 ‘생태학적 ...

    2026.02.10 19:42

  • [경제직필]한국 보수의 반시장·반기업 DNA
    한국 보수의 반시장·반기업 DNA

    한국 보수, 더 정확히 말하면 극우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국민의힘의 행보는 합리적 재건이 아니라 극우 세력에 의한 내부 점령에 가깝다. 전략적 연합을 통해 극우는 주류를 장악한 뒤 합리적인 목소리를 거세해버렸다. 그들은 선동적인 자주 노선을 걷고 있다. 스펙은 엘리트인데 비합리적인 선동을 일삼는 집단이 되었다. 그런데 그들에겐 정치적 문제 못지않게 경제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주류 세력이 보여주는 ‘코스피 5000’에 대한 거부감은 그들이 표방해온 ‘시장주의자’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근본적인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나 의원은 과거 코스피 5000 공약을 향해 “반시장 DNA를 가진 후보의 허황된 구호”라고 일갈했다. 그들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정작 반시장적이고 반기업적인 DNA가 체질화된 이들이 누구인지 명확해진다. 그들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자본시장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왜? 그들은 총수와 기업을 구분할 줄 모...

    2026.02.03 19:54

  • [경제직필]방패로 싸우는 재정경제부
    방패로 싸우는 재정경제부

    연초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읽다 보면, 문서 한가운데 세법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해외자본 유입을 위한 ‘세제지원 3종’, 국내 자금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생산적 금융 ISA’, 그리고 ‘한국판 IRA’로 불리는 국내생산촉진세제까지. 환율 불안에 대응한다며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만들고, 개인투자자가 환헤지 상품에 가입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특례도 포함됐다. 정책 메뉴판이라기보다는 세제 백화점에 가깝다.선진국의 재정당국이 가진 정책 도구를 크게 나누면 네 가지다. 첫째 국고라는 ‘금고 기능’, 둘째 성장과 경기 대응을 위한 거시정책, 셋째 예산을 통한 재정정책, 넷째 이를 떠받치는 조세정책이다. 한국은 한때 여기에 ‘금융정책’까지 더해 경제사령탑의 실질적인 힘을 쥐었다. ‘재무부 이재국장이 부르면 은행장들이 즉각 달려왔다’는 일화, 이른바 ‘은행장 소집권’은 관치금융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

    2026.01.27 19:54

  • [경제직필]각본은 기재부, 국회는 꼭두각시?
    각본은 기재부, 국회는 꼭두각시?

    국회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두 개의 단어가 떠오른다. 법과 예산이다. 그러나 국회는 법에 대한 권한은 강하지만, 예산 심의 권한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기재부(현 기획예산처)가 각본을 쓰고, 기재부가 감독하는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배우(라고 쓰고 꼭두각시라고 읽는다)에 불과하다.2026년 예산안 심사를 돌아보자. 국회는 오랜만에 법적 처리 기간을 지켰다고 긍정적으로 자평한다. 많은 언론도 이를 긍정적으로만 묘사한다. 물론 기한을 맞춰 숙제를 제출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숙제의 완성도다. 나는 2026년 예산안 심의가 근래 최악이라고 평가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국회의 예결위 예산안 심의 절차를 알아야 한다.예결위는 예결위 전체회의와 예결소위로 나뉜다. 전체회의는 주로 정치적 발언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실제 정부 예산안을 증액하거나 감액하는 곳은 예결소위다. 예결소위에서는 상임위에서 다룬 예산안과 예결위원이 제출한 약 1000건에 육박하는 안건을...

    2026.01.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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