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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직필]한·미 관세 합의 그 이후
    한·미 관세 합의 그 이후

    필자에게 2025년은 트럼프의 한국 경제 침탈에 저항하는 진보적 사회운동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오늘날 변화된 제국주의와 노동자 민중의 대안적 질서를 주제로 한 필자의 글과 말 또한 그와 같은 실천의 일환이었다. 공동 팩트시트와 양해각서로 모습을 드러낸 한·미 관세 합의 결과는 기실 충격적인 것이었다. 가령 미국이 지정한 1년짜리 사업에 한국이 100억달러를 투자한다면 이자율이 5%일 때 일차적인 회수 대상 원리금인 ‘간주배분액’은 원금 200억달러에 이자 10억달러를 더한 금액으로 정의된다. 이 210억달러가 전액 회수될 때까지 한국과 미국의 몫은 5 대 5다. 합계 2000억달러 규모의 한국 정부 투자에서 세후 현금흐름이 두 배 넘게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한국으로서는 원금조차 건질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 이런 중대한 진실이 제대로 알려져 있는지 의문이다.이에 대해 혹자는 실제 투자 사업은 현금 유출입이 복잡해 한·미 관세 합의 결과를 담은 현재의 양해각서만으로는 간주배분액...

    2025.12.30 19:54

  • [경제직필]왜 지방은 서울을 위해 희생해야 할까
    왜 지방은 서울을 위해 희생해야 할까

    최근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장 철근 붕괴 사고로 작업자 한 분이 사망했다. 명복을 빈다. 올해 산재사고 사망자 수는 600명 내외로 전망된다. 매일 두 분 정도의 생명이 떨어지고, 깔리고, 끼여서 사라진다. 그런데 여의도역 사고처럼 나름 보도가 많이 되는 사건도 있지만, 단 한 줄의 부고란조차 차지하지 못하고 쓸쓸히 꺼져 가는 생명도 있다. 이 차이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서울과 지방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서울에서 발생한 사고는 보도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만, 지방에서 발생한 사고는 언론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진다.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상식이 있다. 민주당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보수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는 사실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이 상식은 맞는 말 같다. 노무현 정부 시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연평균 8.6%나 상승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미세하게 하...

    2025.12.23 20:08

  • [경제직필]유럽과 미, 누가 더 문명소멸 걱정할까
    유럽과 미, 누가 더 문명소멸 걱정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유럽인들의 경악과 분노를 자극했다. 그가 ‘경제적 쇠퇴’는 물론 ‘문명소멸’까지 거론하며 유럽을 비하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진원지는 최근 미국이 공개한 33쪽짜리 국가안보 전략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유럽 경제의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1990년 25%에서 현재 14%까지 감소했다며 그 원인을 유럽의 규제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유럽의 시민권 정책이나 개방적 대외정책, 열린 이민정책 등 일련의 유럽적 정책 탓에 ‘문명의 소멸’을 전망할 정도로 쇠약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한 것이다.그리고 유럽이 규제 정책 등 현재 정책을 고수한다면 20년 안에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경제력과 군사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맹국에 대한 기본적 예의조차 없다고 유럽 지도자들이 거센 비난을 쏟아낼 만한 독설이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냉정히 평가해보자. 과연 유럽 사회는 정말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나? 그리고 그 이유가 정말 규제나 개방...

    2025.12.16 19:53

  • [경제직필]젠슨 황은 계엄 국가에 오지 않는다
    젠슨 황은 계엄 국가에 오지 않는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국회의 제동 없이 관철되어 장기 통치로 굳어졌다면, 한국 경제는 회복 불능의 늪에 빠졌을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상회하는 우리 경제 구조상, 민주주의 붕괴는 곧 경제 생태계의 총체적 와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계엄 성공은 곧 국가 신인도의 파산이다. 무디스나 S&P 같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강등은 즉각적이었을 것이며, 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폭등했을 것이다. 이는 자본 조달 비용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해 투자 여력을 마비시키고, 건실한 기업들마저 유동성 위기로 내몰아 연쇄 부도를 촉발했을 것이다. 단 6시간의 ‘계엄 소동’에도 환율과 증시가 요동쳤던 사실은 우리 경제가 정치적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방증한다. 하물며 계엄이 현실화되었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는 걷잡을 수 없었을 테고, 코스피지수는 2000선 아래로 추락했을 것이다. 환율 1600원 돌파는 시간문제였으며, 수입물가 폭등은...

    2025.12.09 19:56

  • [경제직필]한·미 투자 양해각서의 함정
    한·미 투자 양해각서의 함정

    지난달 1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공정한 내용”이 없고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주무장관의 이런 언급에도 불구, 대세는 국익을 지켰다는 상찬이다. 이 사달을 초래한 원흉 미국에 화가 나지만, 매판 세력 국민의힘에 행여 공격의 빌미를 줄까 걱정하는 시민들의 마음에 필자도 공감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엔 한·미 양해각서의 내용이 너무 비극적이다. 진정으로 제4기 민주정부의 성공을 위하는 길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면에 비해 양해각서의 문제점이 많아 현금흐름 사례 분석으로 확인되는 일부 사항만 짚는다.양해각서 제15항에 따르면 미국이 결정해 한국 재정 자금이 집행된 투자 사업으로부터 매년 ‘자유현금흐름’(‘현금흐름’)이 수령되고 일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분배가 이루어진다. 선순위는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납부할 약 25% 세율의 법인세다. 후순위로 ‘간주배분액’이 분배된다. 간주배분액은 부록 A의 ‘정의’...

    2025.12.02 19:56

  • [경제직필]세수 대응 실패는 정책 실패다
    세수 대응 실패는 정책 실패다

    지금 국회는 2026년 예산안 심의가 한창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보다 8.1% 증가하고 총수입은 3.5% 증가한다고 한다. 수입은 3.5%밖에 증가하지 않는데 지출은 8.1%나 증가한다고 하니 재정건전성 걱정이 든다. 그러나 기재부 설명에는 오류가 있다. 내년 총수입은 3.5% 증가가 아니라 5% 증가한다. 기재부는 올해 본예산보다 총수입이 3.5% 증가한다고 설명하지만, 추가경정예산 대비 5% 증가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추경을 통해 본예산 수입을 수정했다. 세입 예산 수정 이후에 구태여 수정 전 수치와 비교를 하는 것은 원칙은 물론 관행에도 맞지 않다. 이런 식으로 총수입 증가율을 3.5%로 설명하니 재정건전성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긴다.특히, 나는 내년도 국세수입이 기재부 예측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 즉 초과세수가 예상된다. 세수가 더 들어오면 좋은 것 아닌가? 아니다. 더 걷히든 덜 걷히든, 예측이 빗나갔다는 뜻이다. 특히 법인세수에서 오...

    2025.11.25 22:01

  • [경제직필]녹색산업 3대 강국으로 가는 길
    녹색산업 3대 강국으로 가는 길

    브라질 벨렝에서 11월10일부터 2주간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미국과 중국의 엇갈린 행보가 초기부터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연방 차원에서 처음으로 참여를 거부한 가운데, 탄소배출 정점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 중국이 매우 능동적으로 기후 거버넌스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대목은 그 밑에 깔린 산업적 배경이다. 기후위기를 부인하고 석유개발로 퇴행하는 트럼프 정책은 역설적으로 녹색국가 중국이 세계의 미래를 선도하도록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녹색 기술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고 화석연료로 되돌아가는 트럼프의 정책이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첨단 배터리 분야의 지배적 공급자이자 녹색 기술들을 통합해온 중국에 절호의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한탄했다. 심지어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기후 행동을 저지하고 유럽이 녹색 목표 실현에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녹색산업을 앞세운 중국이 신흥경제국에서 일으키는 놀라운 변화...

    2025.11.18 21:49

  • [경제직필]AI 투자, 금산분리 완화는 엉뚱한 처방
    AI 투자, 금산분리 완화는 엉뚱한 처방

    AI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천문학적 투자가 ‘금산분리’라는 규범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진단처럼, 기존 반도체 공장 2배 규모의 투자는 “기업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 이에 김용범 정책실장이 답을 내놨다. 바로 ‘특별법’을 통해 AI·반도체 분야에 한정해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사를 소유하지 못하게 막아둔 이 빗장을 풀어, 15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국민성장펀드’에 재벌이 세련되고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복안이다. “독점 폐해를 막는 안전장치”를 전제로 한다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이는 핵심을 완전히 비껴간 처방이다. 글로벌 AI·반도체 시대를 열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선의와 산업정책의 큰 그림마저, 이 엉뚱한 논의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반도체 같은 전략 산업에 적극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매우 동의한다. 지금 세계 각국이 벌이는 경쟁 양상을 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글로벌 ...

    2025.11.11 20:07

  • [경제직필]차악을 윤허받아 기쁜가
    차악을 윤허받아 기쁜가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민주당은 명비어천가를 부르고, 국민의힘은 아무 말 대잔치다. 내란 잔당의 정부 비난은 너무 저열해서 “한국의 우익에게는 이념이나 사상이 없다”던 어느 학자의 수년 전 비평이 새삼 떠오를 정도다. 전문성도 수권 능력도 남아 있지 않은 구체제 세력이 지금이라도 트럼프 반대 투쟁에 나선다면 최소한의 일관성은 인정해줄 만하다. 분명한 사실은, 이 말도 안 되는 120년 만의 을사국치 협상은 트럼프 제국주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최악 대신 차악을 ‘윤허’받고 기뻐하는 민주당의 자화자찬은 위선이다. ‘노 딜’이 낫다며 권력 주위를 맴돌다가, 선방했다며 태세 전환한 소위 전문가들은 참혹할 지경이다.이제라도 협상 결과의 위험 요소를 정확히 짚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때다. 한국 정부의 2000억달러 대미 투자에 약정 기한과 집행 기간이 구분되어 있다는 점부터 조심해야 한다. 투자 대상 사업을 확정하고 약정을 체결하는 기한은 트럼프 임기...

    2025.11.04 19:58

  • [경제직필]남들이 싫어해도 옳은 세금은 옳다
    남들이 싫어해도 옳은 세금은 옳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들썩인다. 부동산 세제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떤 세금이 좋고 어떤 세금이 나쁜지에 대한 논쟁은 적다. 어떤 세금이 내가 지지하는 정당에 유리한지, 그렇지 않은지에만 관심이 쏠린다.직업 정치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재선이 실존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업 유권자’도 아닐 텐데 지지 정당의 이해득실만을 따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정치가 이 모양인 이유는 정치공학에 능한 사람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옳은 것을 주장하는 정치인이 없어서일까.좋은 세금과 나쁜 세금을 이론과 원칙으로 따져보자. 조세의 원칙은 단순하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그런데 ‘소득’이란 무엇일까. 현금을 받으면 소득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 주식이나 채권, 특정 시설을 이용할 권리를 받는 것도 소득이다. 마찬가지로 거주 주택을 이용할 권리를 누리는 것도 경제적 실질로는 소득이다. 경제학에서 가장 널리 인정되는 소득의 정의인 힉...

    2025.10.2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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