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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직필]트럼프 관세와 제국의 욕망
    트럼프 관세와 제국의 욕망

    지난 주말 중국과 미국이 상호관세 장벽을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중·미 관세전쟁의 향방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무역 금지령이나 다름없던 양국 간 엄포용 관세율은 유동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트럼프 1기 수준을 기준으로 조정될 수 있어 보인다. 트럼프 2기의 급발진이 중국산 제품에 의존해온 미국 소기업들에 타격을 입히면서 민생고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그간 소비시장과 안보우산을 제공했으니 고율 관세로 값을 치르라던 동맹국들에 대한 협박도 개별 협상이 진행되면서 나라마다 양상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중·미 간에 공급사슬이 분리되는 시나리오보다는 첨단 분야의 전략적 경쟁과 기타 분야의 협업 공존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 쪽으로 기울어온 기존 인식의 재검토 필요성은 남아 있다.트럼프의 관세정책은 궁극적인 목표가 인공지능 등 기술 패권에 기초한 제조업 부활이라고 알려져 있다. 트럼프가 ‘위대한 미국’으로 찬양하는, 남북전쟁 전후부터 1913년 연방 소득세 도입 이전까지의 시기도 고율 관세...

    2025.05.13 20:23

  • [경제직필]윤 정부 경제 성적표, 기재부가 말한다
    윤 정부 경제 성적표, 기재부가 말한다

    윤석열 정부가 막을 내렸다.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기획재정부를 평가해보자. 보통 기업이나 정부 조직에서 목표 달성 여부는 핵심성과지표(KPI)로 판단한다. KPI는 목표 달성의 나침반이라고도 한다. 조직의 존재 목적이 되는 업무를 KPI로 설정하고, 이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평가하는 방식이다.기재부의 KPI는 세수 실적이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 국세 수입은 396조원이었다. 2024년 말 국세 수입은 337조원이다. 불과 2년 만에 세수가 무려 15% 감소했다. 증가율 감소가 아니라 국세 수입 절댓값이 줄어들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증가율은 낮아도 국내총생산(GDP) 절댓값은 성장했고, 특히 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해도 물가만 올라가면 세수는 늘어나기 마련이다.실제로 세수가 줄어든 경우는 매우 드물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세수가 2.7% 감소했고, 2009년 금융위기 때는 1.7% 줄었다. ...

    2025.05.06 20:24

  • [경제직필]한국 경제, 0% 성장에 갇히나
    한국 경제, 0% 성장에 갇히나

    한국 경제가 위태롭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23일,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하루 뒤 발표된 한국은행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0.2%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가 본격화되기도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한국은행의 최근 경제 진단은 우려를 더욱 키운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제심리는 얼어붙었고, 트럼프 정부의 본격 출범과 함께 통상환경 악화까지 겹치면서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식고 있다. 1분기 민간소비는 0.1% 줄었고, 음식·숙박·소매업 매출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2.1%, 3.2% 줄었으며, 수출도 1.1% 감소했다. 특히 2분기 이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여파로 수출 부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성장률 1% 선마저 무너질 위험이 커질 ...

    2025.04.29 20:40

  • [경제직필]하버드 출신이라고 쫄지 마라
    하버드 출신이라고 쫄지 마라

    나는 그동안 엘리트 전문가와 관료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모든 문제를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단순한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며,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안은 전문가에게 위임해야 한다고 믿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관료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나는 관료가 일종의 ‘전문가적 야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정권의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절제된 브레이크를 거는 방식 말이다.하지만 탄핵 정국을 지나며,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모습을 보며 내 생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물론 여전히 모든 문제를 다수결로 풀자는 주장은 아니다. 다만 지금은 전문가나 관료의 행태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작업이 더 시급해 보인다. 이제는 엘리트의 권위에 주눅 들지 않고, 그들에게 당신은 이상하다고 말해야 한다.4월2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전 세계를 향해 ‘관세폭탄’을 터뜨렸다. 미국에 대한 관세율, 환율 조작, 비관세 장벽 ...

    2025.04.22 20:35

  • [경제직필]트럼프 관세와 상호주의, 다자주의
    트럼프 관세와 상호주의, 다자주의

    미국 건국의 아버지 알렉산더 해밀턴의 추종자였던 19세기 경제학자 헨리 캐리는 당시 영국이 자유무역을 앞세워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관세 인상을 부르짖었다. 캐리의 주장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에 의해 연방 정책으로 채택됐다. 남북전쟁은 노예 해방이라는 허울로 장식됐지만 실상은 면화 수출에 의존하던 남부 농장주들의 반발에 따른 관세 내전이었다. 20세기 초에도 미국의 통상정책은 고립주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공황을 심화시킨 1930년 스무트 홀리 고관세도 그 자장 안에 있었다.변화의 계기는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1934년 호혜관세법에 따른 저관세 국제주의로의 전환을 거치며 마련됐다. 뉴딜의 철학은 국가에 의해 관리되는 자유무역을 지향했다. 양국 간 품목별 교섭이 추진됐으되 양허는 국내 생산자와의 경합이 제한적인 품목을 대상으로 했다. 각국 경제 발전 차이와 국내 정책의 요구가 고려됐기에 국가들은 서로 동일한 시장 접근 조건을 제공할 의무가 없었다.뉴...

    2025.04.15 21:28

  • [경제직필] 유산취득세가 바람직한가
    유산취득세가 바람직한가

    상속세는 피상속인(사망자)의 전체 유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유산세와 상속인들이 취득한 상속재산별로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1950년에 상속세를 도입한 이후 유산세 방식을 적용해왔다. 지난달 12일 기획재정부는 세 가지 이유를 근거로 유산세보다 유산취득세 방식이 합리적인 과세체계라고 주장하면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제시했지만, 그 타당성에 대해서는 검토의 여지가 있다.유산취득세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첫 번째 이유는 상속인이 물려받은 유산의 크기가 같다면, 세금의 크기도 같아야 하는데 유산세는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과세표준의 크기에 따라 10~50%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유산세 방식에서는 상속인의 상속재산이 같더라도 피상속인의 유산 규모가 클수록 세 부담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상속재산이 10억원인 자녀 1인 가구와 상속재산이 50억원인 자녀 5인 가구의 경우 각자 받은 유산은 동일해도 5인 가구의 자녀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낸다. 따...

    2025.04.08 21:00

  • [경제직필]늑장 탄핵 선고의 값비싼 대가
    늑장 탄핵 선고의 값비싼 대가

    한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이 변론 종결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결론 없이 이어지자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웠다. 헌법재판소가 4월4일을 선고일로 예고하며 정치적 리스크는 일단 기한을 갖게 됐지만, 시장은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 갈등이 아니라, 구조적 경제 충격을 유발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3월31일 기준, 코스피는 급락하며 2481선으로 내려앉았고, 코스닥은 690선까지 밀려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발표로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각각 4.0%, 3.2%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시장을 더욱 압박한 것은 ‘탄핵 판결 지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었다. 여기에 공매도 전면 재개와 상호관세 발효 같은 외부 변수까지 겹치며 투자심리는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5원까지 치솟았다가 1472원에 마감했다. 씨티...

    2025.04.01 20:59

  • [경제직필]오만하고 무책임한 엘리트들
    오만하고 무책임한 엘리트들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최근 몇년간 칼럼과 책을 통해 과두 정치(oligarchy)에 대한 경고를 지속해왔다. 과두 정치는 소수의 사람들이 권력을 독점해 통치하는 정치 체제를 의미한다. 얼핏 보면 그들의 비판은 중국이나 북한의 일당 중심 체제나, 부패한 엘리트에게 휘둘리는 중남미의 ‘바나나 공화국’을 겨냥한 듯 보인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의 비판 대상은 바로 미국이다. 그들은 오늘날 미국의 과두들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미국 경제를 바나나 공화국 수준으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이러한 미국의 과두 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일론 머스크다. 그의 기행은 끝이 없다. 생방송 중 대마초를 피우고, 거의 모든 코로나 검사 결과는 가짜라고 주장하며, 가상통화 투기를 조장하고, 트위터 여론조사로 트럼프의 계정 복구 여부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현재 그는 미국 정부의 ‘효율성부’(...

    2025.03.25 21:11

  • [경제직필]12·3 계엄과 87년 체제
    12·3 계엄과 87년 체제

    한국전쟁의 오랜 그늘에 갇혀온 한국 사회에서 군부 파시즘의 억압이 극에 달하자 민중은 6월 항쟁과 그해 7·8·9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저항했다. 그 과정의 세력 관계 변화를 배경으로 87년 체제가 등장했다. 87년 체제로의 이행은 구체제의 이완을 낳았다. 힘에 밀린 구체제 세력은 제도 정치 영역에서 민주당 계열의 집권을 허용하는 절충을 택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정권 교체는 1997년 외환위기 사태를 계기로 현실이 됐고 이후 10년간 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과 남북 간 긴장 완화로 87년 체제는 안착에 성공했다.그러나 87년 체제는 불완전한 승리의 소산이었기에 타협적이고 과도적이었다. ‘신식민지 파시즘’이라고 부르던 구체제의 이완도 전체 사회 구성을 이루며 접합된 하부 체제마다 양상이 불균등했다. 남북관계는 온탕과 냉탕을 오갔으나 국가보안법이 강제하는 한계는 역력했고 구체제 세력의 2008년 재집권을 계기로 다시 경색됐다. 노동 체제는 전노협과 민주노총의 출범, 해방 이후 최대 ...

    2025.03.18 20:28

  • [경제직필]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려면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려면

    최근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명목임금 인상으로 근로소득자의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소득세 부담이 증가하면서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세 부담의 증가, 현금급여와 국채의 실질가치 감소 등을 통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감소시킨다. 특히 근로소득자의 경우 명목임금이 물가상승률을 100% 반영해 실질임금이 유지되더라도 명목임금은 높아진 소득 구간의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조세 부담이 증가한다.국세청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1인당 평균급여와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 1.9배와 1.5배 늘었지만, 근로소득세는 6.1배 증가했다. 명목임금을 기준으로 초과누진세를 적용하는 소득세율체계에서 근로소득자가 전보다 높은 과표구간의 세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2019년 이후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도 명목임금이 증가했지만,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해 저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세 부담이 높아지면서 처분가능소득이 감소했다.정부가 세법을 개정하...

    2025.03.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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