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도 폭탄은 떨어졌다. 예수께서는 보혈로 대속하였건만 인류가 갈고닦은 이성은 피를 흘리고 있다. 교황은 모두가 폭력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증오와 분열의 파장에 무감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중동지역에서 들려오는, 기름이 잔뜩 묻은 포성에 묻혀버렸다. 교회마다 평화를 내려달라는 기도를 올려도 신께서는 답이 없다. 아침마다 영상매체에서 화염이 치솟는다. ‘요한계시록’이 가리키는 불지옥이 저런 것일까. 저런 폭탄을 맞고도 지구가 멈추지 않는 게 신기할 뿐이다.날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절대 권력을 움켜쥐고, 최후통첩을 날리는, 초강대국의 최고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그가 던지는 한마디가 하루 동안 파괴될 평화의 부피를 결정한다. 과장과 조롱과 거짓이 섞인 거친 말로 지구촌에 공포를 쏟아낸다. 공포는 다양한 색깔을 지워버린다. 사고를 극도로 단순화시켜 오로지 흑백만이 남는다. 그렇게 트럼프 의도대로 세상이 출렁거린다.트럼프에게는 폭군의 그림자가 어른...
2026.04.07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