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선생이 떠났다. 독재시대를 건너온 자들은 하던 일을 멈추었다. 누군가에게 부음을 전하려 했건만 받을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깨동무를 하고 구호를 외쳤던 무명의 청춘들은 어디에서 늙어갈까. 언제 어디에서 자신의 젊음을 벗었을까. 먼 하늘을 보다가 ‘아침이슬’ 맺혀있는 젊은 날의 어디쯤에 내렸다. 1970년대는 살기(殺氣)가, 1980년대는 광기(狂氣)가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있었다. 20세기에 청춘을 묻었건만 기억하면 아직도 최루탄 냄새가 났다. 여기저기서 김민기의 죽음을 ‘아침이슬’로 씻기었다. 잿빛 하늘 아래 희뿌연 거리에서 ‘아침이슬’을 부른 자들은 이제 흰머리에 등이 굽었다. 정연했던 논리에도 검버섯이 피었다. 용케 살아있구나. 많이 흘러왔구나. 그런데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를 가려다가 멈춰서 있는가. 왜 이리 남루한가. 김민기는 전설이었다. 그에 대한 소문에는 광휘가 묻어있었다. 맨손으로 민주화를 외쳤던 시위대에 김민기의 노래는 연대의 무기였다....
2024.07.30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