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 얼어붙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주머니가 풀린 것일까. 지구가 탈이 난 게 분명하다. 지난 한 해 기후재앙으로 무수한 생명체들이 절멸했다. 종족은 사라지고, 단 한 마리만 남은 새의 마지막 울음을 들어본 적 있는가. 고독과 두려움에 몸서리쳤을, 깃털이 빠진 최후의 둥지를 본 적이 있는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다시 한 해를 흘려보내야 한다. 추억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있건만 시간의 강물은 차갑기만 하다.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 것인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버린 것은 무엇인가. 지난해를 펼쳐보고 이를 다시 뭉치면 작고 남루하다. 그럼에도 초록별에서 함께 새해를 맞는 이웃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저 언 땅에 생명들이 있기에, 하늘 향해 팔 벌린 겨울나무가 있기에 봄은 찾아올 것이다. 그렇다. 살아있기에 우리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생명평화’를 얻어 보겠다고 길 위에 있었던 무리가 있었다. 생명평화탁발순례단.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
2022.12.3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