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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근의 묵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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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근의 묵언] 종교계의 위없는 실세들
    종교계의 위없는 실세들

    종교인들이 대통령선거판을 휘젓고 있다. 세속으로 내려와 특정 진영과 거래를 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교회와 사찰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도 있겠다. 종교와 권력이 우리네 상식이 설정한 거리 두기를 무시하고 종권(宗權)유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여당 대선 후보가 며칠 전 서울 봉은사를 찾아가 불교계의 실세로 알려진 자승 스님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권력이 불교계에 쥐여준 것들을 서로가 확인하고 조계종은 반정부 집회를 철회했다. 사찰문화재 관람료를 둘러싼 ‘봉이 김선달 발언’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그 크기는 알 수 없다. 단지 속세의 셈법에 따른 주고받기식의 타협은 종교의 시간과 영역이 아니다. 비공개 만남을 공개함으로 자승 스님이 조계종 최대 실세임을 만방에 알렸다. 이로써 조계종과 총무원장의 위상이 왜소해졌다.‘실세’란 원래 그 위에서 힘을 실어주는 ‘상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징적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돌아보면 현대 불교계의 상징은 19...

    2022.02.19 03:00

  • [김택근의 묵언]양자토론은 양당독재의 폭력이다
    양자토론은 양당독재의 폭력이다

    거대 양당이 자기네 대통령 후보끼리만 1 대 1 TV토론을 하겠다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결정하고 방송3사가 이를 받아 공공의 전파를 두 후보에게만 제공하기로 했다. 명백한 선거폭력이다. 이재명과 윤석열 중에 한 사람만을 선택하라는 강요이다. 반도덕, 반민주, 반헌법적인 폭거이다. 헌정사에 이런 반칙은 없었다. 반발이 거세지자 나중에 4자토론 개최를 검토해보겠다고 한다. 숨 가쁜 선거판에 나중이란 없다. 도대체 양당의 이런 오만과 불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심상정, 안철수는 어디서 주워온, 나중에 슬쩍 끼워주는 가련한 후보가 아니다. 토론장에 앉을 자격을 갖추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마련한 요건에 부족함이 없다.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워 온갖 저주를 서로에게 퍼붓고는 정작 안철수, 심상정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알권리는 양당이 담합하여 짓밟고 있다.물론 그 이유를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심상정, 안철수란 거울에 비친 양당 후보의 ...

    2022.01.21 17:54

  • [김택근의 묵언] 울지 않을게요, 아버지
    울지 않을게요, 아버지

    정동길이 끝나는, 큰길 건너 언덕에 일식집 ‘다미락’이 있었다. 사장은 고씨였다. 경상도 사투리를 원단 그대로 구사했다. 그는 양복을 즐겨 입었고 옷매무새가 야무졌다. 성격도 까칠해서 사투리만 빼면 차가운 도시의 아저씨였다. 점심에는 대구탕, 알탕, 해물뚝배기가 인기 메뉴였다. 국물이 시원해서 속을 풀기에 그만이었다. 자연 단골이 되었고, 나이가 많았지만 그와 술친구, 말동무가 되었다. 고 사장은 취기가 오르면 곧잘 화려한 과거를 풀어놓았다.탄광사업을 할 때가 그의 전성시대였다. 연탄이 모든 아궁이를 차지하던 시절, 탄맥을 찾아내 떼돈을 벌었다. 현금을 자루에 담아 운반했다. 생활비를 받아든 아내는 손을 떨었다. 집 사고 외제차 굴리고 아이들을 사립유치원에 보냈다. 식구 생일에는 워커힐식당에서 디너쇼를 보며 스테이크를 잘랐다. 무서울 게 없었다.하지만 석탄의 시대가 가고 석유의 세상이 되자 사업이 곤두박질쳤다. IMF 외환위기를 맞아서는 마지막 오기마저 꺾였다. 빚더미...

    2021.12.25 03:00

  • [김택근의 묵언] ‘언론 대통령’을 뽑자, 우리 손으로
    ‘언론 대통령’을 뽑자, 우리 손으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언론개혁은 물 건너간 것 같다. 언론중재법을 놓고 벌인 기이한 논쟁에 정작 중요한 개혁과제들은 실종되었고 대통령선거판이 벌어지자 정치권은 오히려 언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 언론개혁에 관한 개인적인 바람이 하나 있었다. 공영방송이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촛불정권은 방송에서 권력의 그물을 걷어내지 않았다. 권·언 유착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음이다.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곧바로 방송 장악에 나섰을 때 언론노동자들의 정권과의 투쟁을 기억한다. 시퍼런 권력은 핏발 선 눈으로 방송을 노려봤고, 노동자들은 뭉쳐서 거세게 저항했다. 이렇듯 거대한 연대투쟁은 한국 방송사에 없었다. 당시 나는 문화방송(MBC) 시청자위원이었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겨우 시청자 의견서에 의견 대신 격문을 썼을 뿐이다. “MBC가 살아있음이 기쁩니다. 이는 구성원들이 정의에 길을 묻고 양심에 따라 취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살아있는 ...

    2021.10.30 03:00

  • [김택근의 묵언] 위험한 홍준표, 위험한 언론
    위험한 홍준표, 위험한 언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홍준표 의원이 TV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94년도에 클린턴이 영변에 북폭(北爆)을 하려고 했을 때 YS(김영삼 대통령)가 막았다. 안 막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북핵이 발전됐겠나? 북핵을 만들지 못했겠지. 그만큼 대통령 자리는 순간적 결심이 나라의 미래를 좌우한다.”그래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시 김영삼을 소환했다. “클린턴 정부가 영변 핵시설 폭격을 하려고 했을 때 YS는 이를 극력 저지하고 KEDO(북한의 경수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국제 컨소시엄)로 돌파하려 했으나 그건 오판이었다. 그때 영변 핵시설 북폭이 있었다면 북한은 핵개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대통령의 결단을 들먹였다.홍 후보는 북폭으로 북핵을 제거하지 못했다고 YS를 탓했다. 여기에 다른 후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당시 한반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뻔했다. 1993년 3월 북한이 ...

    2021.10.02 03:00

  • [김택근의 묵언] 간도에는 지금도 죽은 자들이 살고 있다
    간도에는 지금도 죽은 자들이 살고 있다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 유해가 고국에 돌아왔다. 언론은 영웅의 귀환과 함께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승전보(勝戰譜)를 펼쳐보였다. 언제 들어도 가슴 뛰는 불멸의 순간들. 청산리 대첩이 없었다면 독립전쟁은 참으로 초라했을 것이다. 김좌진, 이시영, 최운산, 이상룡, 지청천, 이범석…. 이들은 간도의 별이다. 옛 기억 속 간도에서는 독립군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렸다. 그 말발굽이 어린 마음을 흔들었다. 조선인 마을은 가난하지만 정갈했다. 자작나무를 태워 저녁을 짓고, 냇내가 가시면 별들이 내려와 반짝였다. 학교에서는 윤동주 시인이 이국 소녀들과 같은 책상에서 글을 읽고 있었다. 이육사 시인이 광야에서 목 놓아 울면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만주벌판을 질러 내려올 것이라 믿었다.아직도 간도라 하면 많은 이들이 이런 상상을 할 것이다. 상해임시정부 독립운동은 복잡했지만 간도의 항일전투는 명쾌했다. 비록 마적 떼가 몰려다니고 이리 울음에 밤하늘이 얼어붙어도 그곳에 가고...

    2021.09.04 03:00

  • [김택근의 묵언] 좋은 정치인은 갑자기 솟아날 수 없다
    좋은 정치인은 갑자기 솟아날 수 없다

    1990년 새해 3당(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하여 민주자유당이 출범했다. 여소야대 정국을 일거에 뒤집었다. 299석 중 221석을 차지한 공룡정당은 무엇이든 삼켰다. 여야 합의로 통과된 지방자치법을 무력화시키며 지방선거를 연기하려 했다. 야당 총재 김대중은 평생의 바람인 지방자치제가 폐기될 위기에 처하자 단식투쟁을 벌였다. 여당 대표로 변신한 김영삼이 단식현장을 찾아왔다.“비록 여당에 가담했지만 민주주의를 잊은 적이 없는 사람이오. 후광(김대중의 호), 나를 너무 욕하지 마시오.”“이보시오, 거산(김영삼의 호). 우리가 민주화를 위해 싸웠는데, 민주화란 것이 무엇이오. 바로 의회정치와 지자제가 핵심 아닙니까. 지방자치는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기회를 놓칠 수도 있소.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 해서 어찌 이를 외면하려 하시오.”김영삼은 고개를 끄덕였다. 양김(兩金)의 합의로 그렇게 지방자치시대가 열렸다. 지자제는 13일간의 단식투쟁으로 김대중이...

    2021.08.07 03:00

  • [김택근의 묵언] 저 썩은 강을 다음 정권에 넘기지 마라
    저 썩은 강을 다음 정권에 넘기지 마라

    캐나다 서부 지역의 기온이 49.5도까지 치솟았다. 마른하늘에서 번개가 떨어졌고, 산불이 수백 건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에어컨이 필요 없었던 마을이 잿더미로 변했다고 한다. 기상지식이 얕아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국지성 폭염이 이글거렸다면 바람에 실려온 열파(熱波)가 아닐 것이다. 게릴라성 폭우처럼 하늘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하늘에서 수만 갈래의 번개가 치고 화염이 주택을 삼키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종말론이 어른거린다. 가본 적이 없지만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작은 마을 리턴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이는 불벼락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기후 재앙은 신이 내린 벌이 아니라 인간들이 불러온다는 것을. 먼 나라의 사변이지만 머잖아 우리에게도 닥칠 것이다. 새삼 우리 주변을 살피게 된다. 2020년 세계 환경위기 시계는 오후 9시47분을 가리키고 있다. (인류 멸망의 시간은 자정) 그런데 한국은 오후 9시56분이라고 한다. 민주정부에서도 환경오염지표가 ...

    2021.07.10 03:00

  • [김택근의 묵언] 백신을 맞았다
    백신을 맞았다

    인도 바라나시는 죽어서 또는 죽기 위해서 찾아가는 곳이다. 순례자들도 이곳에서는 자신이 끌고 온 삶을 펼쳐들고 기도를 올린다. 4년 전 가을에 찾아간 바라나시는 더럽고 시끄러웠다. 낡은 도시에는 헐벗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골목마다 쓰레기가 넘쳐났고 소나 염소 같은 동물들이 어슬렁거렸다. 그럼에도 영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갠지스강 때문이었다. 오랜 옛날부터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가 갠지스 강물을 마시고 꽃을 피웠다. 어림 2000년 동안 강물은 사람들 마음속으로 흘러들었다.새벽 갠지스강은 안개가 자욱했다. 일행을 태운 보트가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안개 속에도 화장터 불빛이 보였다. 시신을 태우는 장작불이 강가의 어둠을 사르고 있었다. 누군가의 일생이 한 줌 재로 강물에 떠내려 갈 것이다.그는 과연 윤회의 굴레를 벗어날 것인가. 해가 떠오르자 가트(강가의 계단식 목욕터)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지은 죄를 흐르는 물에 씻고 있었다. 강물은 더러웠다. 더러운 것...

    2021.06.12 03:00

  • [김택근의 묵언]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 1년과 정권 재창출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 1년과 정권 재창출

    국민의정부는 역대 최약체였다. 자민련과 공동정부를 꾸렸고 의회권력은 여소야대였다. 그럼에도 대통령 김대중은 뛰어난 개인기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외환위기 극복,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 금융·기업·공공·노사 등 4대 부문 개혁, 한류를 불러온 대중문화 개방, 정보기술(IT) 강국 건설, 전자정부 완성, 국민연금 등 4대보험 실시, 의약분업 실현, 4대강국과 선린의 외교망 구축, 국가인권위원회·여성부 출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그럼에도 업적 중에 간과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정권 재창출이다. 이는 정당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이다. 헌정사상 처음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국민의정부가 국격(國格)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보진영이 불온한 세력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고, 국민들로부터 다시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는 인증을 받은 것이다. 진보와 보수가 번갈아 집권하는 명실상부 양당제를 확보한 쾌거였다.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날 단골 목욕탕에 갔었다. 충청...

    2021.05.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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