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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 靑眼白眼
  • 전체 기사 87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판사의 정치 성향을 비난하려면
    판사의 정치 성향을 비난하려면

    판결 자체에 대한 비판 넘어그 부당성이 정치 성향 때문이라고함부로 추단해 비난할 일은 아니다 더욱이 판결의 의도적 부당성은 판결문만으로 단정짓기 어렵다서울중앙지방법원의 박병곤 판사가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와 권양숙 여사에 대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피고사건에서 정진석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자, 일부 언론은 판사의 정치 성향이 형량에 노골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어느 법조인의 주장 등을 보도하며 비판적 입장을 내보였다. 한 시민단체는 박 판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국가공무원법 위반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주장들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된다. 즉 ‘㉠정 의원에 대한 형량은 과중하다 ㉡따라서 이 판결은 판사의 개인적 정치 성향이 반영된 결과이며 공정하지 않다 ㉢박 판사가 과거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그런 정치 성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타당한가. 대법원이 2023년 발간한...

    2023.08.27 20:22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법정구속
    법정구속

    형사소송법엔 없는 용어지만 판사가 수사·공판단계서 결정 비슷한 사건마다 공평성 ‘의문’‘재판이란 정의로워야 하지만 정의롭게 보이기도 해야 한다’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였다가 항소가 기각되면서 법정구속되었다. 언론보도를 보고 어느 법조인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 판사, 대단하네.” 하지만 보도된 범죄사실의 내용과 판사의 양형 이유 설명을 보면 그런 유형의 사건에서 흔히 보는 것이다. 법정구속은 보통 불구속 피고인에게 1심 또는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을 현장에서 구속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법정구속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형사소송법상 법정구속이라는 용어는 없고 이에 관한 특별한 규정도 없다. 대법원예규인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57조는 "①불구속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피고인의 신병확보를 위한 조치를 강구...

    2023.07.31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약자에 공감 능력을 갖춘 세계관대법원을 구성하는 데 반영해야 갈등의 공평한 판단에 긴요하다대법원 재판의 균형감각은 그 구성의 다양화에서 나온다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한 것과 관련하여 벌어진 논란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당초 발표된 8인의 제정 후보자 중 특정인 2인에 대하여 대통령실에서 언론을 통하여 임명 거부 의사를 미리 표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 대법원장이 그 특정인이 아닌 사람들을 제청한 것이다. 요컨대 사법부 독립에 대한 침해와 이에 대한 굴종이 문제라는 것이 언론의 시각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번의 제청에서 여성 후보자가 없었던 점이다. 제청된 남성 후보자 2인이 대법관에 임명되면 여성 대법관은 3인으로 줄어드는데, 대법원을 서울대 출신의 50대 남성 위주로 구성하는 데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겐 실망스러운 결과일 게다.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의 다양성은 조직의 가치 증진과 생명력 유지에 필수적이다. 대법원이라고 ...

    2023.07.03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어떤 형사사법의 실패-최말자씨의 경우
    어떤 형사사법의 실패-최말자씨의 경우

    최씨는 복수 대신 재심 청구로 무고함 밝혀 달라고 호소할 뿐이다형사사법이 또 실패해선 안 된다대법원이 재심사유 폭넓게 해석해최씨에게 법의 구제가 주어져야최근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인 최말자씨의 사연을 언론 보도에 따라 재구성하면 이렇다. 제사떡을 주려고 최씨(당시 18세) 집에 온 친구들을, 생판 모르는 남자(노모씨, 당시 21세)가 쫓아왔다. 친구들이 “저놈을 보내야 집에 간다”고 하는데, 남자가 길을 알려 달라고 했다. 최씨 혼자서 남자를 큰길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그가 갑자기 최씨를 덮쳐 최씨는 돌에 머리를 부딪혔다. 남자는 도망가는 최씨를 세 번 넘어뜨려 끝내 올라탔고, 최씨가 저항하면서 남자의 혀를 깨물어 그의 혀가 1.5㎝ 정도 잘렸다. 얼마 후 남자는 다른 남자들과 패거리를 지어 최씨 집을 찾아와 칼을 책상에 꽂는 등 행패를 부렸다. 최씨는 성폭력 피해 사실로 그를 고소하고 경찰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았으나, 검사는 최씨를 불러 “...

    2023.06.05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변호사의 직무과오
    변호사의 직무과오

    변호사의 윤리현실은 점점 악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성실 의무 게을리한 변호사들에제재 강화로 자정능력 높이는 데변호사업계가 인식 공유해야사례1) 항소 사건을 수임하여 인지대와 송달료를 건네받고서도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인지대 등을 납부하지 않고 법원의 보정명령에도 응하지 않아 항소장이 각하되었다. 사례2) 손해배상 청구사건을 수임한 후 법원의 감정신청 권고를 받고서도 4개월 후에야 신청서를 제출하고, 의뢰인이 건네주는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고, 재판기일에 두 번이나 출석하지 않고, 의뢰인으로부터 재판 진행상황을 설명하여 달라는 전화와 e메일을 받고서도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화해권고결정을 받고서도 의뢰인에게 통지해 주지 않았다.사례3) 패소판결이 선고된 후 판결문을 송달받고서도 의뢰인에게 판결 결과를 알려 주지 않고 항소장도 제출하지 않았다.사례4) 손해배상 청구사건 수임 후 1년8개월여가 지나도록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

    2023.05.08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정의는 농담이 아니다
    정의는 농담이 아니다

    정의를 요구하는 피해자 절규를웃기는 소리로 치부하는 권좌 위의 가해자들이 있다하지만 기억하라, 정의는 반드시 실현된다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달 17일 러시아 대통령 푸틴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러시아로 강제이주시킨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는 그 수를 1만6226명으로 보고 있다. ICC의 호프만스키 소장은 “ICC의 123개 회원국은 이 체포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과거 ICC의 회원국이었으나 2016년 탈퇴로 현재 비회원국이고, 우크라이나도 비회원국이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ICC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ICC의 결정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ICC의 설립 근거인 로마규정 제12조, 제13조에 따라 범죄발생지국이 ICC의 관할권을 수락하면 범죄발생지국에 의한 회부나 소추관의 단독 회부에 의하여 관할권 행사가 가능하다. 내 지인에게 ICC의 영장 발부에 대...

    2023.04.10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이재명 사건 관전법
    이재명 사건 관전법

    처벌 법규의 해석과 적용에서 엄격주의냐 완화 쪽이냐 택할지는결국 판사의 혜안에 달려 있다그것은 텍스트와 콘텍스트를 동시에 읽어내는 능력이다개념은 힘이 세다. 어떤 개념이 생성되어 통용되기 시작하면 사물과 현상을 보는 시선을 한쪽으로 끌고 간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성인지 감수성’이란 말의 위력을 보라. 법의 영역에서도 전통적 해석론을 벗어나는 새로운 개념의 창출이나 도입은 새로운 법적 효과를 낳는다. 헌법재판소가 처음 선보인 ‘숨쉴 공간’이란 개념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례에서 차용한 것인데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다. 개념은 잘못 수용되어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폐기된 ‘반성적 고려’라는 개념은 한시법의 소급적용을 일부 배제하여 처벌을 면하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독일 형법의 해석론에서 유래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엉뚱하게도 법이 바뀌어 처벌할 수 없게 된 행위를 처벌하는 데 광범위하게...

    2023.03.13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곽상도 사건의 판결을 보는 법
    곽상도 사건의 판결을 보는 법

    곽상도 전 의원 때문이 아니라면 아들에게 50억 주었을까 싶은데그가 죄책을 면한 것은 법감정에 어긋나지 않는가 하는의문은 여전히 남는다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이 선고되자 거의 모든 주요 일간지에 검찰이나 재판부를 비판하는 사설이 실렸다. 내용은 대략 두 가지인데, 하나는 검찰의 수사가 미진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재판부의 판단이 비상식적이라는 것이다.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 관련 공소사실은 그의 아들이 받은 50억원의 퇴직금을 두고 법률적으로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그가 국회의원의 직무에 관해 뇌물을 받았다는 수뢰죄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사항 알선에 관하여 뇌물을 받았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의 알선수재죄이다. 퇴직금 50억원(기소된 뇌물 액수는 세금 등을 뺀 나머지 25억여원)을 실제로 받은 사람은 곽 전 의원 자신이 아니라 그의 아들이다. 그런데 검찰은 곽 전 의원을 제3자 뇌물제공죄가 아닌 수뢰죄로 기소했...

    2023.02.13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유죄와 무죄 사이
    유죄와 무죄 사이

    형사사건의 유무죄 판단에서 엄격한 태도가 일관되어 있다면그런 판단을 수긍하기가 보다 수월했을지도 모른다그렇지 못한 법현실이 딱하다영국의 형사법정에서는 ‘피고인은 무고(無辜, innocent)하다’라고 변론할 수 없다는 원칙이 있다. ‘피고인은 유죄가 아니다(not guilty)’라고 변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전자와 같이 변론을 하면 판사나 배심이 유죄의 증거가 있는지를 살피는 게 아니라 피고인이 결백하다는 증거가 있는지를 살피는 쪽으로 경도될 수 있는데, 형사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 원칙에 어긋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판례의 풀이로 무죄 판결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에 이르지 못한 경우’다. 여기에서 ‘합리적 의심’은 유죄일 것 같다는 심증을 흔들 수 있을 만한 다른 사정의 존재, 즉 그게 아닐 수도 있을 가능성을 말한다. 유죄와 무죄를 가르는 경계가 정량적...

    2023.01.09 03:00

  • [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 법왜곡법
    법왜곡법

    거짓 논리 뒤서 부정의 빚어내는 그들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법왜곡법이 실효성은 떨어져도 적어도 위하·상징적 기제로서 효과는 있으리란 주장에 끌린다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월15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발표한 주요 법안 중엔 법왜곡죄 도입법이라는 게 있다. 판사나 검사가 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여 해석 적용할 때 또는 증거나 사실을 조작할 때 형사처벌한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법왜곡법의 입법 논의는 2018년 시작되어 이제 네 번째다. 어느 일간신문의 사설은 이 법안의 “발상 자체가 놀랍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독일, 스페인, 노르웨이 등 여러 유럽 국가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법률이 제정되어 있고 실제 처벌례도 제법 있다. 왜곡이란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을 뜻하는데, 독일에서는 아예 대놓고 법률을 무시하여 권한을 유월(逾越)한 판사를 법왜곡죄 혐의로 수사한 일도 있다. 사법농단 사건이 있은 후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이...

    2022.12.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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