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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 반환경 시대와 환경 포기 지역
    반환경 시대와 환경 포기 지역

    내가 직업적으로 환경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1996년부터다. 정몽구가 한때 환경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었고, 마침 그 시절에 생태경제학으로 학위를 마쳤다. 좌파로 살면서 과연 밥이나 먹고 살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현대그룹이 잠시 환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밥이나 먹고 사는 인생이 시작되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한국에 환경에 관심이 가장 높던 때가 그 시절이었던 것 같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 당시, 환경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지금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두산그룹 회장이 그 사건으로 물러났고, 두산의 많은 임직원들이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사실 따져보면 지금의 4대강에서 발생하는 식수원의 녹조 사건은 페놀 오염보다 몇 배는 더 위중하고, 여름마다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만약 지금 낙동강 페놀 사건이 벌어졌다면? 4대강 사업이 그렇듯이, 대충 덮고 넘어갔을 것 같다.보수 정권이라서 그런 것일까? 2004년 포스코가 광양만...

    2022.08.01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경제 ‘올드 보이’와 환경친화적 경제
    경제 ‘올드 보이’와 환경친화적 경제

    나도 어느덧 50대 중반이 되었다. 김영삼 시절부터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여러 번의 정권교체를 보았다. 아주 개인적인 단상이라면, 환경에 관해 가장 적극적인 대통령은 김영삼이었던 것 같다. 21세기를 맞으면서 ‘비전 21’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했는데, 20세기 후반인 시대상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삼성도 지구환경연구소라는 환경 관련 연구기관을 운영했고, 이건 현대나 LG도 마찬가지였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은 아마 한국 사회가 환경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단일 사안일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도 공해 문제에 대해 아주 적극적이었다. 기억할 만한 사건은 1997년 수질이 급격히 악화된 시화호에 해수 유통을 결정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지난 세기의 얘기지만, 김영삼은 나름대로 환경 문제를 풀려고 고민하기는 했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가고, 세월이 바뀌었다. 만약 요즘 낙동강 페놀 사건이 벌어지거나, 시화호 오염 사태가 벌어지면 그 시절처럼 과감한 조치들이...

    2022.07.04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정의당의 재창당을 위하여
    정의당의 재창당을 위하여

    매번 투표할 때면 누구를 찍을지, 어느 당을 찍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오랫동안 녹색당원이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 한동안 권영길에게 투표했고, 문재인에게는 두 번 투표했다. 지난번 대선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심상정에게 투표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은 권수정에, 정당은 녹색당에,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민주당을 찍었다. 국제 기준으로 나의 사상적 지향점은 생태 좌파로 비교적 단순하다. 녹색당이 힘을 못 쓰는 한국에서만 복잡하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보수와 진보로 진영을 나누는데, 이렇게 나누는 나라는 현재로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에서는 보수와 ‘리버럴’, 유럽에서는 좌우로 나눈다. 진보당의 조봉암이 사형당한 후 진보라는 말도 자유롭게 쓰기 어려웠던 나라다. 좌파는 볼 것도 없이 ‘친북’ 낙인이라서 좌파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진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표현이다. 이건 내 얘...

    2022.06.06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 권위적 신자유주의?
    권위적 신자유주의?

    MB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고위직 경제관료들인 ‘모피아’가 너무 강해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자기들이 잘 관리할 수 있다”는 대답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총리실 소속으로 있던 기획예산처를 경제부처에 합치는 방식의 정부개편안을 만들던 시절의 일이다. 그 후 정권이 세 번이 지나가면서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는 얘기를 현직 총리가 언급할 정도로 경제부처의 권한이 강해졌다. 경제에 대해 나름 이해를 하고 있다는 MB도 경제 관료들을 통제하지 못했고, 이건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한때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재부 관료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려 했지만, 결국은 정책실장들이 먼저 뒤로 물러서게 되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공공연하게 ‘경제 원톱’이라고 했다. 재정준칙으로 경제부총리 큰 힘 부동산 가격 폭등 등 경제실정이 빌미가 되어 정권이 바뀌었고, 새로운 정권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서 안철수가 위원장 역할을 한 인수위의 최종 보고서를 살...

    2022.05.09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한덕수 총리 지명을 반대하는 이유
    한덕수 총리 지명을 반대하는 이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김기춘이 전격적으로 돌아왔다. 그때 박근혜의 시대라는 것을 절감했다. 한덕수가 총리 지명을 받게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딱 박근혜가 김기춘을 불러오던 순간이 머리에서 떠올랐다. 보수 정권은 과거 회귀적 인사를 하고는 했다. 요즘 공감 능력과 관련해서 한국 톱뉴스 1번을 연일 장식하는 이준석은 청년 보수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만약 낡고 낡은 우리의 헌법이 그에게 피선거권의 기여를 제약하지 않았다면 좋든 싫든, 윤석열의 시대는 없고, 그가 당선인의 자리에 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당 대표로 갈 때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분명히 국민의힘은 젊은 세대의 새로운 기운으로 대선을 치렀다. 그렇다면 첫 총리는? 한덕수 총리 지명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한동안 고민을 하였다. 좋은 점은 오랜만의 경제 인사라는 점이고, 그가 흔히 ‘모피아’로 비난을 받는 전형적인 금융 관료가 아니라는 것도 인상적이다. 금융과 실물이라는 눈으로 보면...

    2022.04.11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 항산이야 항심이라
    항산이야 항심이라

    맹자가 “항산이야 항심이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항상 산물, 즉 소득이 있어야 항상 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소득이 항상 있지 않아도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선비라고도 했다. 결국은 깨달음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구절이다. 경제가 중요하다고 할 때, 종종 이 구절이 인용된다. 문재인 정부의 시대는 가고, 이제 윤석열의 시대가 온다. 문재인 정부가 뭘 잘못했을까? 1인당 국민총생산을 살펴보니 2020년 기준으로 일본은 4만364달러, 한국은 4만1370달러, 한국이 추월했다. 2019년까지는 일본이 더 높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국민소득과 다른 점은, 해외 거주 한국인과 국내 외국인의 생산액을 넣을 것이냐, 뺄 것이냐, 그런 송금액에 대한 처리 방식이다. 생산 지표로는 문재인 시대, 한국이 일본을 넘어섰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잘 나간다. 경제사에서는 한국 경제가 일본 경제를 추월하기 시작한 때로 문재인 정부를 기록할 것이다.전체 규모...

    2022.03.14 03:00

  • 젊은 내각, 30~40대 공기업 사장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정권 때 한 달 정도 파리에 머물렀다. 문화경제학 책을 쓸 준비를 하면서 최신 자료들을 찾아보던 시절이었다. 파리 10대학 법대 출신인 사르코지의 당선은 대학과 에콜의 경쟁 속에서 흐름이 변하는 순간이기는 했지만, 그는 보수 중에서도 더 보수라서 그렇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그때 인상적으로 본 게 30대 장관들이었다. 국토생태부, 우리 식으로 말하면 환경부와 국토부를 통합한 부처의 장관이 1973년생인 나탈리 코시위스코모리제였다. 37세에 처음 각료가 되었다. 우리 식으로 치면 법무부 장관 후에 스포츠부 장관이 된 1976년생 라마 야드를 둘러싼 수많은 격론이 진행되었다. 이들보다는 약간 나이가 많지만 40대 환경부 장관으로 정치 격론을 끌고 다닌 샹탈 주아노도 사르코지 내각의 주요 인물이다.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는 ‘고인물’그 시절 내 기억으로는 유럽의 우파들은 나이 많고, 노회하며 끈적끈적한 그런 인물들이었다. 사르코지는 30대 장관...

    2022.02.14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16세 임미경씨가 행복한 나라
    16세 임미경씨가 행복한 나라

    1977년 9월9일, 당시 16세였던 임미경씨는 봉제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들과 후배들을 ‘꼬드겨’ 농성 중인 작은 건물로 우여곡절 끝에 들어갔다. 경찰들은 그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고, 임미경씨 동료들은 그 건물 안에 있던 노동교실의 폐쇄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날 이후 임미경씨는 같이 갔던 가장 친한 친구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미경이가 가자고 했어요”, 그렇게 경찰에서 친구를 주동자로 몰았다고 생각한 친구는 미안함 때문인지, 아니면 공포 혹은 환멸감 때문인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9월10일은 건물주가 아직 임대차 계약이 남은 노동학교에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한 날이었다. 마침 9월9일은 북한의 주요 기념일인 건국절이다. 언론은 북한 건국절을 기념해서 이 어린 소녀들이 농성을 한 것으로 기사를 썼고, 그렇게 소녀들은 북한의 사주를 받은 ‘빨갱이’가 되었다. 마음속에 이 사건을 묻어놓았던 임미경씨는 다시 만나지 못한 친구를 만나기 위하여 <미싱 타는 ...

    2022.01.10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복고풍 신자유주의, 윤석열
    복고풍 신자유주의, 윤석열

    김영삼이 집권하면서 ‘문민 정부’라는 이름을 썼고, 김대중은 ‘국민의 정부’라고 했다. 노무현은 ‘참여 정부’라고 불렀다. 짧은 두 단어지만, 자신들이 지향하는 시대적 가치를 담았던 이런 명명은 좋은 전통이라고 생각했다. 이 전통은 이명박의 집권과 함께 깨졌다. 박근혜도 자신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촛불집회와 함께 집권에 성공한 문재인 역시 자신의 가치를 내걸지는 않았다. 안 그래도 너무 대통령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청와대의 힘이 지나치게 센 나라다. 언제부터인가 대선에서 이기면 그냥 자기 이름으로도 충분히 통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치? 그런 것의 의미를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은 중시여겼고, 그 뒤의 대통령은 아닌 것 같다. 정권 말기, 청와대 수석이나 비서관들이 자기 전공분야도 아닌 곳에서 기관장 한다고 이력서를 내밀고, 청와대의 후임들의 전관예우로 이래저래 챙겨주는 것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는 좀 다를까 했던 약간의 환상마저 산산이 깨어져 나간다....

    2021.12.13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실물 경제의 시대가 돌아오는가
    실물 경제의 시대가 돌아오는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여전히 국민의 정부 초대 경제수석이었던 김태동일 것이다. 정말 세상 바뀌는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격적으로 교체되었다. 그의 동생이 지금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로 청문회를 거친 김헌동이다. 김태동이 경제수석에서 밀려난 후, 국민의 정부 경제정책은 급격하게 보수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누가 경제수석인가, 이걸 보면 그 정권의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대통령 임기 초에는 주로 교수 등 개혁성 인사가 들어왔다가 정권의 힘이 빠지면 기획재정부 출신의 공무원이 파견되어서 그 자리를 채운다. 그때부터는 대통령의 경제개혁은 끝이 났고, 사고나 나지 않게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간다고 보면 거의 맞다.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 경제수석인 강석훈도 상당히 인상적인 인사였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대학교에 휴직이 아니라 사표 내고 사직을 하면서, 적당히 하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많은 학자들과는...

    2021.1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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