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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우석훈의 경제수다방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팬데믹 롱테일과 고금리 시대
    팬데믹 롱테일과 고금리 시대

    길게 이어진 팬데믹의 방역 국면이 서서히 종료 시점을 보이기 시작한다. 마스크를 완전히 벗는 것은 모든 것이 잘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겨울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해서 기존의 독감 바이러스들이 활성화되는 시간이다. 재난으로서의 팬데믹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주요 이벤트들이 사건 초기에 집중되는 태풍이나 지진과는 달리 재난 전 기간에 분산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기간도 워낙 길었지만, 후유증도 아주 길게 나타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지, 아니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한쪽에서 계속해 맹위를 떨치게 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마케팅에서는 초기 판매보다 후반기 판매가 가늘고 길게 이어져서 중요해지는 현상을 보여줄 때 ‘롱테일’이라는 용어를 쓴다. 국민경제에 대한 코로나19의 후유증은 이런 롱테일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 롱테일은 여러 분야에 나타날 것이지만, 가장 직접적인 것은 역시 금리 ...

    2021.10.18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제2의 농지개혁을 위하여
    제2의 농지개혁을 위하여

    윤석열은 국민의힘 입당 이후 첫 행보로 청년들을 만나서 “오래전부터 농사를 지어왔던 분들이 경자유전 원칙에만 너무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관련 법 규정이 농업의 비즈니스화를 다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침 윤석열 장모는 물론 윤희숙, 심지어는 이준석까지 가족의 농지 보유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해당 지역의 전농 등 농민회 중심으로 농지 불법 보유에 대한 전수조사와 ‘제2의 농지개혁’에 대한 요구가 생겨났다. 한국 경제가 비교적 순탄하게 발전 과정을 밟을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로 농지개혁이 중요하게 거론된다. ‘카우디요’라고 불리는 대토호들이 강력하게 존재하는 중남미 경제와 한국 경제의 큰 차이점이 출발 시점에서의 평등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사짓는 사람만 농지를 보유하게 되는 소위 ‘경자유전’ 조항이 헌법에 명시적으로 들어간 것은 1987년 9차 개정헌법이다. 농지 보유에 관한 가장 큰 변화는 박홍수, 마을 이장 출신으로 농림부 장관까지 하게 된 비...

    2021.09.13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미성숙한 철인들 그리고 원전 보수
    미성숙한 철인들 그리고 원전 보수

    니체는 철인을 기다렸다. 굳이 니체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대선이 가까워지면 철인을 기다리는 것처럼 새로운 영웅이 도래하기를 희망한다. 위대한 누군가가 와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공화국으로 방향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집단적 무의식이 있는 것 같다. 좀 멀리 올라가면 1956년 3대 대통령 선거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서 무려 30%의 득표를 했던 진보당의 조봉암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당시 민주당은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호로 나섰지만 후보인 신익희가 선거 도중 사망하는 변고가 생겼다. 이승만을 이길 뻔했던 조봉암은 1959년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당시의 제3지대는 민주당보다 더 왼편에서 형성되었다. 그 뒤 현대그룹의 정주영, 유한킴벌리의 문국현 그리고 안철수까지는 민주당보다 좀 더 오른쪽에서 제3지대가 형성되었다. 잠시 있다가 사라진 ‘행정의 달인’ 고건과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도 기억 난다. 이제는 갑자기 등장한 윤석열과 최재형이 철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2021.08.16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여가부에서 양성평등부로
    여가부에서 양성평등부로

    “동일임금의날인 오늘, 우리는 여성도 동일한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환기해야 합니다. … 저희 아버지와 함께 저는 여성과 가족을 위한 행정부의 책무를 지지합니다.” 2017년 4월4일,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에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메시지다. 미국 여성은 백인 남성에 비해서 82%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흑인 여성은 68% 그리고 라틴 여성은 62%의 임금을 받는다.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같이 올린 그래프의 내용이다. 이 인스타그램이 격론의 대상이 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여성 임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는 내용 때문이다. 올해 미국 동일임금의날은 3월24일로 약간 앞으로 왔다. 조 바이든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서 더 많은 노력과 함께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힘들어진 여성들의 상황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미국에서는 보수든 진보든, 동일임금의날을 중요한 날로 기념한다. 바른미래당 시절에 신용현 의원이 관련된 법안을 대표발의한...

    2021.07.19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맨날 도 닦으면 뭐해
    맨날 도 닦으면 뭐해

    나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대선 주자 윤석열에게 별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사법개혁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말에도 별로 감정이 가지 않았고, 그렇다고 검찰을 지키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소송사회가 된 미국에서 변호인들이 과잉대표되는 것처럼, 한국도 대통령부터 라디오 시사방송의 패널들까지 모두 법조인이 하면서 생겨난 불균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경제 대신 변호사의 시선이 더 중요해진 나라, 우리가 갈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근 그에게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윤석열이 한발 물러선 위치에서 입당한다, 안 한다, 오락가락 행보를 하더니, 급기야 ‘큰 정치’라는 도저히 알아듣지 못할 얘기까지 했다. 2009년에 대흥행을 거둔 영화 <전우치>의 한 대사가 떠올랐다. “맨날 도 닦으면 뭐해,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면서.”젊어서 무당이었다가 늙어서 방황하는 한 할머니가 정의로운 도사인 화...

    2021.06.21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구청장의 시간, 구청장 중심 경제
    구청장의 시간, 구청장 중심 경제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에 당선된 것이 1978년, 32세 때의 일이다. 1992년, 46세에 드디어 그는 미국 대통령이 되는데, 12년 만에 공화당으로부터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이준석의 나이를 보니까 35세다. 그가 27세 때 처음 만났는데, 솔직히 그가 대통령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몇 년 지나면 그가 대통령이 된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이후 젊은 지도자를 전격적으로 내세우는 게 보수의 기본 전략이 되었다. 아주 작은 주 아칸소에서 벌어진 일이 결국 미국 민주당을 구한 사건이 되었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어쩌면 구청장 선거가 아닐까 한다. 광역시에서는 구청, 일반 지자체에서는 시장이나 군수가 기초지차제를 형성한다. 서초구청장인 조은희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약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전주시장 김승수가 코로나19 국면에서 맹활약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정치나 행정에...

    2021.05.24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올겨울에는 마스크를 벗기 위하여
    올겨울에는 마스크를 벗기 위하여

    골프 스타 박세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려움 없이 잘 이겨내기를 기원한다. 예능방송 <노는 언니>를 너무 재밌게 잘 보고 있었다. 인기가 많아지니까 출연하는 횟수도 많아지고, 활동량이 늘어나면 노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맛있는 녀석들>의 출연자는 네 명이다. 포맷상 네 명이 식사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바짝 붙어 있을 수밖에 없고, 끊임없이 멘트를 날려야 한다. 이제 언제 어디서 누가 확진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아슬아슬, 매일 계속되는 프로야구나 드라마 등 팬데믹 상황에서 너무 많은 일상들이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진행되고 있다. 방송가나 스포츠만 그런 것도 아니다.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밖에 없는 정치인들도 불안해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야 모두 당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후보들의 치열한 선거전에 마냥 움츠리기도 어렵다. 일정대로 진행하면 여름부터는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엄청난 대회전이 기다린다...

    2021.04.26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LH와 정권, 어느 것을 지킬 것인가
    LH와 정권, 어느 것을 지킬 것인가

    한국토지주택공사 흔히 LH로 불리는 한 공기업 직원들의 일탈적 투기 행위로 대통령 지지율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침 진행 중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지지율이 여당과 야당 사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불거져 나온 청년들의 공정 문제가 수년간 누적되고 압축되어 드디어 LH 사건에서 폭발한 것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가까운 재·보선은 물론이고, 멀게는 대선도 영향을 받는다. 내가 만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LH 이름을 ‘주거복지공사’ 정도로 바꾸고, 일부 기능은 정부로, 일부는 몇 개의 별도 법인 신설로 분리시킬 것 같다. 한전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민영화와의 타협점으로, 한전에는 송전망인 배전만 남기고 발전은 6개 자회사로 분할했다. 나주의 전력거래소도 형식적으로는 별도 회사다. 가스도 별도 회사고, 지역난방도 역시 별도 회사다. 아무리 공기업이라도 하나의 회사로 너무 커지면 그 안에서 외부 감...

    2021.03.29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가덕도 ‘대타협 특별법’은 어떨까
    가덕도 ‘대타협 특별법’은 어떨까

    “문재인 정부가 왜 이럴까. 아무리 다급하다고 하더라도, 양심적인 정부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최근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해도 좋은 국가적 사업 목록을 발표하면서 거기에 대규모 토건사업들을 쭉 나열한 것은 또 하나의 충격적인 뉴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지난해 돌아가신 김종철 선생이 2019년 녹색평론 제165호에 쓰신 글이다. 가덕도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는 과정을 보면서 김종철 선생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뭐라도 한마디 하셨을 것 같다. 2020년 2월, 영국 항소법원은 히스로 공항 제3 활주로 건설이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파리협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팬데믹 이후로는 더욱 그렇겠지만, 그 전에도 이미 항공업계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항공 총량을 줄여야 한다는 논의들이 있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소음 문제로 야간 항공 금지 판결이 내려진 이후로 많은 공항들이 24시간 공항에서 심야 휴무로 전환하는 중...

    2021.03.01 03:00

  • [우석훈의 경제수다방]탈토건 보수를 보고 싶다
    탈토건 보수를 보고 싶다

    한국의 보수에 대해 사실 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힘과 권력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유능해 보이지도 않았고, 적당히 부패해 보였다. 그리고 평균적으로는 책을 너무 안 읽었다. 가끔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처럼 정말 책 많이 읽고, 아는 것 많은 보수 인사들을 만나게 되면 경이감을 느끼는데, 그런 보수는 매우 드물다. 물론 내가 모든 보수 인사들을 다 아는 건 아니라서, 나도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제정책으로만 국한해서 보면, 박근혜의 ‘줄푸세’ 이후 정형화된 보수의 경제 담론이 존재한다. 세금과 정부를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는 것, 이 정도라 이외에 뭘 더 분석할 게 별로 없어 보인다. 그 후로도 이걸 이렇게 변형하고 저렇게 변형한 게 거의 전부다, 트럼프 경제정책도 이렇게 단순하지 않았던 것 같다. 줄푸세가 보수 경제정책의 골간이라면, 나머지 지역 및 공간 정책은 대부분 토건이다. 다리 짓고, 도로 만들고, 그런 일본 ...

    2021.0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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