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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 읽기]사자 인간은 누구일까
    사자 인간은 누구일까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 독특한 모양의 조각을 소개한다. 몸은 인간인데 얼굴은 사자다. 지금까지 이런 형상의 생명체가 발견되거나 보고된 적이 없다. 아마 사자 인간이 조각되었던 수만년 전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사피엔스는 경험한 적이 없던 이 형상을 어떻게 조각할 수 있었을까? 하라리의 논리를 살펴보면, 어느 순간 인간 집단이 커지기 시작했다. 큰 집단을 응집시키기 위해선 먹고사는 문제를 초월하는 새로운 가치가 필요했다. 가령 “사자는 우리 종족의 수호령이다”라고 말하고 허구적 신화나 신을 만들어 믿음을 유도하고 질서를 유지했을 것이다. 하라리는 이를 인지 혁명이라 말하고 사자 인간 조각을 증거로 제시한다.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선뜻 동의하고 싶지 않다. “사자 인간은 정말 상상 속의 동물일까?” 나는 상상력으로 작동하는 타임머신을 타고 사피엔스가 살던 동굴에 들어가 사자 인간을 찾아보았다. 앗 저기 있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사자 인간...

    2019.09.17 21:03

  • [디자인 읽기]동굴에서 아파트까지
    동굴에서 아파트까지

    “더운 한여름 피서로 동굴이 인기입니다.” 장을 발효시키는 자연동굴에 관람객이 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동굴 관리자는 한여름에도 실내 온도가 16도로 유지된다며 자랑한다. 머루를 발효시키기 위해 조성된 인공동굴 온도도 비슷하다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하고 왜 구석기인들이 동굴에 거주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동굴은 배후지로서 안전했을 뿐만 아니라 추운 날 따뜻하고, 더운 날 시원한 최적의 생활 공간이었던 것이다.19세기 중반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 동굴 벽화가 발견되었다. 특히 프랑스 남부 베제레 계곡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었다. 베제레 계곡은 석회암 지역이다. 벽화가 발견된 동굴 중 상당수도 석회동굴이었다. 왜 그럴까? 석회벽이 밝은 흰색이라 그림 그리기 좋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의 뼈가 칼슘(Ca)이기에 같은 칼슘인 석회가 친숙했기 때문일까. 그러고 보니 시멘트의 주원료도 석회다. 구석기인들의 동굴과 현대의 건축재료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사람들은 점차 ...

    2019.09.03 20:50

  • [디자인 읽기]인류 최초의 디자인, 주먹도끼
    인류 최초의 디자인, 주먹도끼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의 뜻은 ‘두 발로 보행하는 원시인’이다. 이들은 나무와 뼈, 돌 등 다양한 재료로 도구를 만들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와 뼈로 만든 도구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돌만 남았다. 그것이 바로 주먹도끼다. 주먹도끼는 1797년 영국 고고학자 존 프레리에 의해 최초로 발견된 후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유형의 주먹도끼가 발견되고 있다. 주먹도끼 덕분에 사람들은 구석기 시대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다.주먹도끼는 돌로 깨서 만든 타제석기와 정교하게 갈아서 만든 마제석기가 있다. 전자는 구석기 시대의 유물이고 후자는 신석기 시대의 유물이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오면서 제작 기술이 발달했다. 형태는 대부분 유사하다. 손잡이가 둥글고 끝이 뾰족하며 좌우가 대칭이다. 정성스레 갈아서 만든 마제석기의 경우 대칭성이 더욱 뚜렷하다. 혹시 구석기인들은 ‘대칭’을 의식했을까?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일관된다. 수십만년 전 인류에게 대칭이라는 개념이 있...

    2019.08.20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