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마금희, 이 양반이 어뷰징을 걸었네”](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5/18/l_2025051901000452600045941.jpg)
곽재식의 단편소설 <칼리스토 법정의 역전극>에서 상대편 변호사 마금희는 변론 도중 재판 내용과 동떨어진 자료들을 이것저것 언급하며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횡설수설을 반복한다. 우주 최강의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라더니 이 무슨 엉뚱한 행동인가 싶지만, 심지어 “그렇게 나 자신에게 되뇌네, 기억이 나지 않아. 잊고 싶어” 노래까지 부르며 변론을 마무리하는 동안 인공지능이 예측한 ‘우리 편’의 승소 확률은 뚝뚝 떨어진다.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다. 새로운 증거를 내놓은 것도 아니고 변론이 그럴듯했던 것도 아닌데 왜 우리의 승소 확률이 낮아진 것일까. 눈치 빠른 우리 주인공이 내뱉은 한마디. “마금희, 이 양반이 어뷰징을 걸었네.”목성의 위성 칼리스토에 자리 잡은 이 법정에서는 로봇 판사가 재판을 주재한다. 로봇 판사라면 마금희의 막강한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줄 것이라 기대하며 이곳 법정을 선택한 참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판결문을 학습한 인공지능은 ...
2025.05.18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