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도끼 들고 숲을 향하는 당신들에게](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3/02/06/l_2023020601000223800016671.jpg)
옛 문헌을 보러 전주에 다녀왔다. 도심의 옛 건물 사이에는 생활한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가득했다. 마스크 없이 웃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지난 몇년의 일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제는 지독한 역병의 시대가 끝나는 걸까. 우리는 답답하고 두려웠던 지난 시간을 웃으며 추억할 수 있게 될까. 전주의 도서관들은 좋았다. 나는 정작 열람실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어느 공공도서관의 로비에서 시간을 보냈다. 비치된 발간물의 수준이 높았고, 선별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메모를 하고 주석을 정리하는 동안, 함께 간 중학생 아이는 12~16세 전용 열람실에서 놀며 책을 읽었다. 몇 시간 후에 만난 아이는 즐거워했다. 도서관은 어땠니? “훌륭했어!” 어떻게 훌륭했는데? “총류 서가가 비어 있지 않았어!”이는 사전이나 전집, 총서, 신문 합본 같은 것이 꼼꼼하게 수서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이런 책은 비싼 데다 열람 빈도가 낮아서 청소년 열람실에서는 구색 정도만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
2023.02.06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