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년 세대에게는 원래 있는 제도이지만, 필자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떼어보면 1987년부터 가입 내역이 시작된다. 그 이전에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던 것이다. 부모가 공무원이나 교사, 대기업 직원인 경우에만 의료보험이 있었고, 그래서 동네에서 누가 의료보험 있는 직장에 다닌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했다. 엄연한 불법임에도 다른 사람의 보험증을 빌려 병원에 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의료보험은 그야말로 ‘특별한’ 혜택이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 같은가? 전 국민 건강보험 시대는 겨우 한 세대 전인 1989년에야 도래했다. 한참 뒤 본인 일터에서 건강보험에 강제 가입한 친구들은 한동안 성토대회를 열었다. “나는 생전 병원에 안 가는데 왜 의료보험료를 ‘따박따박’ 내야 하는지 모르겠어. 들고 싶은 사람만 들게 하면 안 되나?” 이런 경솔한 불만은 몇 년 안 지나 사라졌다. 건강보험의 보편성은 뜻밖의 곳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채용 과정에서 고용 이력을 확인할...
2023.01.3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