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갑자기 떠나도 떠난 것 같지 않아요어금니 꽉 깨물고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아요한겨울 아침 날벼락에꽃송이 통째로 떨어진 동백꽃이여일백칠십아홉 송이 송이 송이마침내 일백칠십아홉 개의 별이 되었으니밤하늘 바라보며 두 손을 흔듭니다별빛 두 눈 반짝반짝 아는 척 좀 해 주세요밤마다 입술 깨물며 겨우겨우 잠이 듭니다꿈속에서라도 못다 핀 동백꽃을 피워주세요그대 갑자기 떠나도 떠난 것 같지 않아요언제나 살아생전 그대로 그 모든 곳에 있어요 이원규(1960~) 12월29일, 오늘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이다. 1년 전 그날, 분명 “우리”와 함께 숨을 쉬던 존재들이었는데, 한순간에 179명의 숨결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남겨진 자들은 충분히 슬퍼하고 추모해야 하는데,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너무도 빠르게 진실과 함께 묻혀버렸다. 얼마 전, 이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시집 <보고 싶다는 말>이 출간되었다. 추모 시...
2025.12.28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