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은너무 어둡거나 너무 환해요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어요이젠 그 너머를 봐야겠어요뿌리들은 무슨 열매를 준비하고알들은 어떤 죽음의 깃털을 다듬고 있는지세상이 온통 수렁 같을 때도숨을 좀 가다듬고더 깊이, 찬찬히 살펴보면숨어 있는 다른 게 보일지 몰라요꼬리를 흔들며 짖어대는아침 풀밭의 이슬들,유리창에 부딪혀 한쪽 날개가 고장난천사의 쑥스런 표정,냉장고 문을 열면 방긋 웃는 새끼 곰들그래요 나는 지금눈물을 빛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랍니다내 발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바퀴벌레에게별일 없나? 밥은 잘 먹나?안부를 물으며 전동균(1962~) 우리가 바라보는 정면, 그것은 정말 정면일까? “너무 어둡거나 너무 환해”서 잘 모르겠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에서 우리에게는 늘 혼돈의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너무 거센 바람이라 눈을 질끈 감다가 천천히 뜨면 다른 ...
2025.01.05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