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골집을 오갈 때면, 종종 이(里) 단위 마을 구석구석을 훑는 완행버스를 타게 된다. 하루는 옆자리 한 승객이 읍내에 도착할 즈음 내 손목을 톡톡 쳤다. “네?” 하고 응답했지만 그의 말은 선뜻 알아듣기 어려웠다. 엄마의 시골집이 있는 곳은 과수와 엽채류 농사로 바쁜 지역이다. 그의 차림은 그가 그 어딘가의 일손임을 일러주었다.멋쩍은 듯 웃으며 고개를 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를 향해 고쳐 앉았다. 그는 교복 차림의 학생들을 가리켰다. 근처에 학교가 있는지를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자 “우리 아이 저 학교 다니면 좋아요”라고 말했다.이야기의 골자는, 현재 혼자 한국에서 일하지만 모국에 있는 아이를 데려와 한국 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그는 이미 학교에 관해 알고 있었고, 가본 적도 있었다. 그러니까 학교 위치가 궁금해서, 혹은 어떤 정보를 구하려 말을 건 것이 아니었다. 내년이면 아이를 데려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의 얼굴에서는 이미 그 소망이 이루어진 ...
2026.02.25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