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바다’라는 제목의 작업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이었다. 노래하는 이들이 인공해변에 누워 가만히 있거나 가끔씩 노래하는 장면을 보여준 이 ‘오페라-퍼포먼스’는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리투아니아관에서 공개됐다. 무대와 성악가, 서사가 있는 오페라이긴 했지만, 보통 오페라에서 기대될 법한 대대적인 클라이맥스는 없었다. 긴박하게 몰아치는 갈등도 없었다. 아무도 열창하지 않았다. 특별한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루함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내며 종종 노래하는 피서객이 누워 있었을 뿐이다. 이 묘한 광경에 대해 작가들은 이렇게 썼다.“해변을 상상해보세요. 타오르는 태양, 자외선 차단제, 밝은 수영복, (…) 가끔 들려오는 아이들의 비명소리와 웃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스크림 트럭 소리, 파도 위의 음악적인 리듬.” 작업의 소개글 또한 느긋한 풍경을 자세히 묘사하는 듯했지만, 글은 이렇게 끝났다. “…그 아래엔 진이 다 빠져버린 지구의 느린 삐걱거림...
2022.09.03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