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를 환대해 주었다. 그는 이름뿐 아니라 그 목소리만으로도 누구나 알 만한 아나운서였다. 그런 그가 나에게 와 주어서 고맙다고 몇 번이나 말해 주었다. 그러한 행동의 선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앉았다.나는 그가 진행하는 방송에 초청받은 것이었다. 최근 나온 책을 잘 읽었다고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늦은 시간의 촬영이라 초청하기도 미안하다는 그에게 더 늦은 시간이어도 괜찮다며 감사히 응했다. 그는 주로 질문을 하는 쪽이었고 나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평범한 질문들이었다. 방송에서든 인터뷰에서든 아주 여러 번 답해 온 뻔한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다른 것이 있다면,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이, 정말로 맑고 깊었다고 나는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나는 그가 ‘진심 버튼’이라는 것을 누른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니까, 그 버튼을 누르면 누구든 진심으로 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타인에게 꼭 알맞은 질문을 건네고, 경청하고, 그 과정에서 없...
2021.10.16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