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부터 금요일 밤마다 서울역 노숙인 광장으로 아우트리치를 나간다. 여러 구역을 차례차례 돌며 선배 활동가들에게 사람 만나기를 배웠고, 5월부터는 내 담당 구역이 정해져 두세 명의 활동가들과 함께 맡고 있다. 예순 후반의 이씨는 처음부터 내 담당 구역 내 지하도에서 십여명의 사람들과 살고 있었다. 마침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던 시기여서 그에게도 신청하셨는지부터 물었더니 “집식구들이 있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하며 고개를 돌렸다. ‘가구당 신청’ 규정에 대해 ‘홈리스행동’ 등 인권단체들이 끈질기게 문제제기했지만 결국 바뀌지 않았다. 그는 말수가 적고, 임시주거지원 등 노숙인 복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다. 사정이 있으려니 싶었고, 구체적으로 묻기에는 아직 친하지 않았다. 그가 거처를 옮기지 않아 금요일마다 그 지하도 그 자리에서 만나다보니, 좀 떨어져서도 눈이 마주치면 서로 손짓도 미소도 나누게 되었다. 그래도 정작 마주앉으면 별 말은 없이 고맙다는 말만 했다. 길지 않은 기...
2021.07.31 03:00